마왕 토벌 후, 눈에 띄고 싶지 않아 길드 마스터가 되었습니다 105화. 선대 마왕과 망국의 왕녀

 기룡전에서 승리를 얻은 것으로 벨레누는 엘세인 마왕국의 공인을 얻어 알베인에 거주하게 되었다.

 벨레누도 알베인 사람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이래저래 생각을 한 것일까. ‘클라우스의 허가를 받은 자’의 밑에서 지내겠다 설명했다. 그게 우리 길드란 걸 알리면 ‘은빛 물병’의 이름이 눈에 띄어 버리고, ‘왕에게 신뢰를 받는 자’라고 말하면 또 한정 되어 버리기에 표현이 애매모호해진 것이다.

 클라우스 폐하는 왕도로 돌아가기 위한 전이 마법진으로 향하기 전, 데리고 온 귀족, 기사단의 간부, 그리고 재상을 필두로 한 문관들을 앞에 두고 말했다.

 “나라의 대표들이 싸우는 건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뛰지. 엘세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도 두 나라간의 경기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 몰라. 우리나라에는 백성에게 활기를 주기 위한 행사가 부족하지. 재상 로웨여, 귀공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네…… 폐하의 의견에 저도 전면적으로 동의합니다. 기룡전 이외에도 어떤 경기를 채용할지 백성들의 투표를 받도록 하지요. 이번 일을 기념 삼아 기룡전 또한 무언가의 형태로 계속할 수 있으면 좋을 거라 봅니다만……”
 “스피어 경은 스스로 기룡전의 비룡을 준비하여 선수로서 출전하였지만 앞으로는 우리나라도 비공전력을 갖춰야만 해.”

 이번 싸움은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줄 것 같다――우리 길드만이 공중 전력을 보유하는 상황도 좋지만 만약 민간에서도 어느 정도 비룡을 이용하게 된다면 왕도의 유통에 좋은 영향을 주리라.

 웰템 상회의 상품 운송 수단에 언젠간 ‘항공 운송’이 포함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때는 나도 이용해보고 싶다. 물론 기승용 비룡의 조교는 슈라의 방목장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마는.

 클라우스 폐하 일행이 전이한 후, 나는 벨레누와 함께 줄리어스에게 허가를 받아 남은 이리나, 멜메어에게 향했다.


 관전장 밖에 있는 숲속에서 두 사람은 자신의 용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다가가니 이리나는 곧장 등을 쫙 피고 경례를 한다.

 “벨레누 엘세인 12세 폐하. 저는 엘세인 근위 기사단 중 한 명, 이리나 뷰폰이라 합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음, 이야기는 주인에게 들었다. 다시 한 번 소개하지……이쪽이 마왕 토벌대의 일원이자 알베인 왕국의 역사의 뒤편에 이름을 새긴 영웅 ‘망각의 딕’ 경이다.”
 “앗……다, 당신이…… 벨레누 폐하와 싸운 ‘망각의 딕’ 경……”

 존재감이 없다는 이유로 붙여진 이명이라 거창한 거라 생각하면 곤란하다. 이리나는 나를 동경과 경외가 담긴 눈으로 바라보며 감탄하고 있다――내 정체를 몰랐다고는 해도 첫 대면과 비교하면 호감도가 천지차이다.

 “크류네…… 아니, 멜메어. 나를 의지해 엘세인에 왔건만 받아주지 못 해 미안했다.”
 “……벨레누 언니……”

 멜메어는 감격한 나머지 벨레누의 가슴으로 뛰어 들었다. 재회했을 때부터 줄곧 그러고 싶었겠지.

 어깨를 떨며 우는 멜메어의 등을 잠시간 쓰다듬어준 후, 벨레누는 멜메어의 어깨에 손을 얹고 살며시 몸을 뗐다.

 “울고만 있어서는 안 돼. 라토크리스를 구하기 위해 움직여야 하지. 멜메어, 우리와 함께 가자. 왕도 알비나스에서 일시적으로 머물게 될 텐데, 자신의 모습을 하이 엘프로 바꿀 수 있는 환술은 익히고 있겠지?”
 “네, 네…… 마법 수행은 언니가 말씀하신 것처럼 매일 빠지지 않고 했어요.”
 “아주 좋아. 기룡사로서도 마법사로서도 빈틈 없는 훈련을 했구나.”

 벨레누가 칭찬하니 다시 멜메어가 울기 시작한다. 그걸 본 이리나도 따라 울고 나까지 감화될 것 같은 상황이다――뭐 울지는 않겠지만.

 “벨레누 폐하…… 역시 반려를 얻으셔서 그런지 자비가 넘치시네요. 하지만 폐하의 남편분께서는 이제 이 세계에는……”
 “읏……뭐, 뭔가 착가을 하고 있구나. 딕은 여기에 있잖아. 죽지 않았……”
 “잠……잠깐만. 확실히 나는 살아 있지만 설명도 없이 그렇게 말해서야 오해가……!”

 하지만 때는 이미 늦은 모양이었다. 이리나와 멜메어는 스피어에게 깃들어 있는 나를 ‘아버지’라 인식했는데――원래 몸으로 돌아 온 나와 그게 이어지고 만다.

 혼만 남은 상태로도 염력 대화는 육체를 통한 발성과 별로 달라지지도 않는지――변명할 도리가 사라져 버렸다.

 “벨레누 언니의 남편분…… 그, 그랬던 거군요…… 이분과 언니가 이어져서 스피어 님이……”

 “시…… 실례 했습니다. 딕 님! 설마 벨레누 폐화와 당신이…… 이 일은 어서 저희 백성들에게도 전해야……!”
 “읏……기다려. 서두르지 말거라, 이리나여. 나는 너희를 장래유망한 군인이라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를 위해 말해두는데 장난스레 내 개인적인 일을 발설하지 말도록.”
 “읏……죄, 죄송합니다. 그만 국민 다 같이 축하해야 할 일이라 생각해 입이 머리보다 먼저 나서 버렸습니다……!”
 “음. 알면 되었다. 조심스레 행동하는 건 늘 미덕이지. 우리 주인처럼.”

 벨레누는 나를 보면서 자랑스럽게 말한다. 나를 자랑스러워 하는 건 별로 기분 나쁘지도 않지만 이리나와 멜메어마저 기뻐하는 나머지 진정이 되지 않는다――역시 두 사람은 나와 벨레누의 관계를 착각하고 있다.

 “아…… 그러니까 스피어는 말이지……”

 인공 정령이라고 설명하면 알아줄까. 우리에게도 갑작스러운 사태로 태어난 기적 같은 존재니까.

 하지만 벨레누는 내 어깨에 손을 얹고 미소 짓고는 그 이상의 설명을 막았다.

 “스피어는 확실히 우리의 딸이지만 주인님…… 딕 경과 나는……아직 부, 부부……인 건 아니다. 그러니까 엘세인 백성들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말아다오. 나는 앞으로도 딕 경에게 인정 받기 위해 연구를 쌓아가야만 하니까.”
 “벨레누 님이 딕 님을 위해…… 엘세인의 고귀한 꽃이라 불리며 역대 여왕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우신 분이 그렇게까지……”
 “그럼…… 딕 님과 맞붙었을 때 벨레누 언니는 한눈에 반하신 건가요?”
 “읏……”

 멜메어의 질문에 벨레누가 동요한다.

 이제까지는 확실히 물은 적이 없었다. 그런 이유로 내 길드에 들어 온 게 되어서야 우리가 유지해온 균형이 무너질지도 모르니까.

 벨레누의 성격이라면 부정하거나 얼버무리겠지.

 ――그런 나의 안이한 상상을 벨레누는 귀까지 붉히며 넘어버렸다.

 “……그렇지 않고서야 나라를 나갈 생각까지는 하지 않지. ‘주인님’이라 부를 이유도 없을 테고.”
 “자, 잠깐만. 내 밑에서 일하면서 체제를 정비하는 거 아니었……”
 “무슨 소리냐. 평범한 길드에서 길드원이 마스터를 주인이라 부르는가?”

 그야말로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 정수리에 꽂힌 듯한 기분이었다.

 충격을 받은 나를 향해 이리나와 멜메어가 미묘한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벨레누의 심정을 알고 있는 두 사람에게 내가 어떻게 평가 받을 지는 명백했다.

 “……’망각의 딕’님은 여성의 마음을 모른다는 약점이 있었군요. 이 이리나, 분에 넘치지만 벨레누 님의 마음을 알 것 같습니다.”
 “정말로…… 딕 님께는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만 언니를 농락하는 걸 생각하면 그에 대해 한 마디 해드리고 싶은 기분입니다.”
 “둘 다 뭘 착각하는 모양인데 벨레누는 애초부터 호부를 받으러……”

 사정을 설명하려 하니 벨레누가 또 막는다. 그걸 순순히 따르고 마는 나도 문제지만.


 “둘 다 우리 주인을 너무 나무라지 말도록. 그와 나는 소중한 것을 걸고 싸우고 있는 중이다. 그 결론이 보일 때가 반드시 온다. 하지만 그전에 라토크리스를 해방해야만 해. 간단한 일이 아니니까.”
 “네, 네에…… 죄송합니다, 언니. 언니와 대화할 수 있는 게 기뻐서 제가 그만……”
 “뭐…… 이럴 때 정도는 괜찮잖아. 재회를 기뻐하고 나중에 다 잡으면 돼. 멜메어는 벨레누하고 만나기 위해 위험을 무릎 쓰고 여기까지 온 거잖아?”
 “……딕 님……”

 방금 전까지 궁지에 몰려 잇던 내가 할 말은 아니라 생각하지만 멜메어는 왕녀로서 행동하기 위해 입고 온 드레스의 가슴에 손을 얹고 나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이러니 눈을 뗄 수가 없지. 당사자는 자각이 없으니 곤란해.”
 “이런 말씀 죄송하지만……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람 위에 서는 분, 사람을 이끄는 분이란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붙잡는 거군요……”

 이리나는 감복한 얼굴을 하고 있다. 벨레누는 팔짱을 하여 나를 가만히 바라보는데――내가 곤란해 하니 표정을 풀었다.

 “뭐, 그건 아무래도 좋아. 나는 몇 번이든 상관하지 않으니. 제일이 전부라고 생각해서는 내 친구들도 불행해지고 말고.”
 “무슨 뜻이야…… 친구가 누구냐고 물으면 화내려나.”
 “후훗……화낸다는 걸 알고 있으니 용서해주지. 그것마저 모른다면 아무리 나라도 조금은 화냈을 거야.”

 나도 그렇게 둔하지 않다. 벨레누가 말하는 친구란 스피어의 어머니인 동료들을 말하는 거겠지.

 그 녀석들 또한 너무 기다리게 할 수는 없다. 슬슬 이야기를 끊고 합류해야 할까 싶었는데 벨레누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주인, 방금 전 루가드를 쫓기 위해 소환한 ‘흔들거리는 자’ 말인데……추적을 포기하고 여기서 남동쪽에 있는 하류에서 움직임을 멈췄다.”
 “루가드를 쓰러트린 건가? 그리 쉽지는 않을 텐데.”

 벨레누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소환한 마물의 동향을 알 수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도무지 표정이 밝지를 않다.

 “……소환을 해제하여 다시 한 번 강에 소환해도 되겠지만 ‘흔들거리는 자’는 루가드와 한 번 접촉을 하였어. 그럼 놓쳤을지라도 공격의 흔적이 남아 있을지 모르지.”

 “그럼 눈으로 봐야 한다는 소리네. 그럼 가자.”


 나는 이리나의 용에, 벨레누는 멜메어의 용에 타서 강으로 향한다.

 그리고 벨레누가 다시 소호나한 흔들거리는 자――커다란 물고기 모습을 한 마물은.

 그 이빨 사이에 루가드의 붉은 피가 묻은 천을 남기고 있었다.





 

출처 : 小説を読もう!

원작 : とーわ

번역 : A.A.A(A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