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번역] 발트라우테 씨의 혼활사정 – 제 1 화 잭과 콩나무의 배경은 북구신화이다

제 1 화 잭과 콩나무의 배경은 북구신화이다

 

 

1

 

 

인간계 미드가르드에는 발키리가 내려온다.

기나긴 금발에 하얀 피부. 여성으로서는 크지만 남성과 비교하면 무척 가련한 사체는 평범한 인간계의 어미에게서 태어났을 뿐인 영혼으로는 유지 못 할 밸런스를 갖추고 있다. 그 아름다움은 이성을 포로로 만들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죽어가는 적에게 보내는 선물같은 오한을 내포하고 있다.

나이는 외견으로라면 20대 중간정도이지만 발키리에게 인간의 세월은 소용 없다. 실제로는 아득히 오랜 시간을 싸워왔을테지.

몸에 두른 갑옷 색은 초록. 하지만 그건 그녀가 보유한 무장의 한 측면에 불과하다. 그 정체는 상황에 응해 변환자재로 성질을 바꾸는 마법의  장갑이며 북쪽 하늘을 떠도는 오로라는 계속 흔들리는 발키리의 갑옷이 내는 빛인 것이다.

그 오른손에 있는 것은 형상은 청백한 창이지만 역시 본질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뇌격임에 다름 없다.

무구로서 휘두르면 천계 아스가르드에 위협을 가져오는 자들을 살해하고 영혼 레벨까지 파괴하여 명계의 세력에 더해지는 일조차 용서치 않는다. 멸뇌의 창이라고도 불리우는 천벌에는 그 이름을 칭하기에 걸맞는 파괴력이 있는 것이다.

“이런 건가”

일면의 파편들.

검게 탄 경치의 중앙에서 찬연히 빛나는 소녀의 이름은 발트라우테.

장신이라고는 해도 인간 여성의 범주에서의 얘기. 그것이 모든 것의 정점에 군림해 있었다. 그보다도 높았던 것, 커다랗던 것 모두를 부숴뜨리고 쓰러뜨려 불태우는 형태로.

일찍이 이곳에 황금과 대리석을 써서 칙칙하리만치 장식됐던 가짜 신전이 있었던 일 따윈 이젠 아무도 상상치 못하겠지. 그저 흑. 새까맘. 허위를 밝히고 그들의 죄상 그 자체를 훤히 밝히듯 이곳에는 이미 흑 밖에 없다.

죄인.

사교 숭배자.

거인족과 연을 가져 의도적으로 괴물을 만들어내고 자신의 수족으로서 사역하려했던 반역자를 청소한 참이었다. 죄의 수는 주로 세 개. 하프라고는 해도 인간의 영혼을 지닌 자를 도구로서 다루려한 것. 그 거인족과 연을 갖기 위해 자기 자신이 아니라 잡아온 젊은이들을 바치려한 것. 심판은 극형이라 나왔다.

……실제로는 오딘한테서 발트라우테에게 맡겨진 것은 이 쟁란 속에서 목숨을 잃었을 터인 젊은이들의 영혼을 분리해 필요한 자들만을 천계의 저택, 발하라로 이끄는 것 뿐이었지만『여전히』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간 듯 하다.

덕택에 대규모 비극이 일어나기 전에 끝을 내버리고 이끌어야했을 영혼의 주인들은 모두 세트로 생환해버렸다.

단순한 실력으로는 최강임에도 불구하고 발키리들의 정점에 서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발트라우테는 쥐변에서 쓰러져있는 생존자들 쪽은 보지 않고 공중을 눈짓하며 이곳에는 없는 누군가를 향해 말을 하였다.

“콜. 상황 3469의 종료를 보고한다. ……옥좌의 주인은 또다시 화내시려나. 허나 명계의 여왕도 더러운 영혼을 얻지 못했으니 피장파장일테지. 그걸로 비긴 것으로 하겠다”

신들의 말의 일부분은 미드가르드에 사는 인간에게는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녀들로서도 필요 이상의 것을 이해시키려고는 생각치 않는다.

“라져, 귀환의 허가를 확인했다. 관제 헤임달에게 루트 유도를 바람. 오버”

말을 끝내자 머리 위의 암운에서 한 줄기 빛이 내려왔다. 그것은 곧장 발트라우테의 위로 떨어진다. 정신을 차려보니 그녀의 옆에는 거대한 백마가 자리잡고 있었다. 발키리가 백마에 올라타자 그 머리가 부자연스럽게 둥실하고 떠오른다.『중력의 변동』이 백마의 거체에까지 미쳤을 때, 발트라우테의『존재』그 자체가 한 번 뿔뿔이 흩어지고 모든 공력적 제약을 넘어 인간계 미드가르드에서 떠나게 되는 것이다.

하고.

귀환 프로세스에 허용 범위 내에 에러가 발생했다.

한 명의 남자아이가 백마에 올라타는 발트라우테의 오른발을 허약한 힘으로 잡은 것이다.

“생존자인가”

감정이 없는 눈동자로 발키리는 중얼거린다.

“발하라로 향하여 천계의 싸움을 바라는가. 허면 서두를 필요는 없다, 그대가 용감한 행위를 관철해 영혼을 유지해나간다면 그 때는 필히 찾아올터이니”

“예뻐”

소년은 맥락 없는 말을 갈라진 목소리로 발했다.

그는 내리쬐는 빛을 반사하는 발트라우테의 황금빛 머리에 눈을 뒀다.

“줘”

발트라우테는 잠시 침묵한다.

미드가르드의 인간이 발키리에게 바라는 역할은 하나……일터이지만 가끔씩 이러한 이레귤러한 사정이 발생하는 것을 그녀는 경험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즉.

발키리에게 반해버리는 남자가 나온다는 것이다.

“미안하지만 그 바람에 응할 수는 없다”

매서운 목소리로 그녀는 말한다.

소년 쪽은 상황을 이해하지 않은 듯이

“왜?”

“살고 있는 세계가 다르다. 세계수 유그드라실은 아홉 세계를 나누지. 다른 세계를 다니는 건 전쟁이 연관 됐을 때 뿐. 내가 미드가르드에 오는 것도 그 일환. 이유 없이 다니면 그에 응한 싸움이 발생한다”

하아……하고 어디에 어떻게 감탄한 것인지도 모르는 상태로 소년은 입을 크게 벌려

“누나는 여기 있지 못해?”

“불가능은 아니다. 허나 합리성을 느끼지 못하지”

“음…”

“?”

“그래선 납득 못 해. 지금은 그런 논리가 나올 때가 아닌 걸”

흐음, 하고 발트라우테는 조금 갸우뚱 거렸다.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계기 따윈 알바 아닌 발트라우테는 여태까지의 경험으로부터 이러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최단의 수단을 선택하기로 했다.

즉, 멸뇌의 창을 오른손으로 잡은 것이다.

파직파직파지직!!!!!! 하고, 의도적으로 불똥의 작렬음을 크게 시키면서

“……어떤 이유건, 언동의 규모를 묻지 않고 발키리는 그 활동을 방해하는 자를 악으로서 판단하고 처분할 권한을 가진다. 내 앞을 가로막는 자는 내 앞에서 패배하리라 알아 둬라”

“응, 음―? 그러니까 내가 승부에서 이기면 내 말 들어준다는 거야?”

“음!? 잠깐 기다려라!! 어디를 어떻게 생각하면 그런 결론으로 이어지는 거지?! 난 단순히 방해하는 자는 험한 꼴로는 끝나지 않을 거라 말하는 거지……!!”

“하―……누나랑 결혼이라……”

“벌써 이긴 후의 일이나 생각하다니!! 어, 어흠. 인간계 미드가르드에서 태어난 영혼이여. 그 쇠약한 빛으로 발키리 9인체제의 일각, 4녀 발트라우테에게 이길거라 진심으로 믿는 겐가?”

“승부~!! 승~부!! 발트라우테, 빨리 승부를 가르쳐 줘―!!”

“제기랄―! 그만 이름을 밝혀버렸던 건가……!?”

그렇다고는 해도 여기서 완력 승부로 밀어가면 인간계 미드가르드의 소년을 분쇄해버리고 말만큼 발트라우테는 무기물 사고를 하고 있지는 않다.

(……그렇군. 이런 경우에는 이 인간에게 절대 불가능한 난제를 주는 게 가장 좋겠군)

동서고금, 여신이나 공주같은 이들이 대체적으로 하는 패턴이다.

발트라우테는 다시 한 번 헛 기침을 하고 컨디션을 조절하며

“허면 세계수 유그드라실을 자신의 힘만으로 등반해 보아라. 그대가 천계 아스가르드까지 도착했을 새벽엔 그대와의 혼인을 인정하지”

뭐, 무리일테지만, 발키리인 나조차도 무리니까, 애초에 인간계에서 태어난 영혼은 세계수 유그드라실에 경외의 마음을 품어 만지려고도 하지 않으니까, 하고 발트라우테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등반』이란게 뭐야?”

“등반이란 가로지른 산이나 절벽을 기어오르는 것이다아!! 저 커다란 나무를 두 손으로 올라라고 말하는 거다!!”

“에엣―!!”

“으, 으음. 어떠냐 무리일테지 불가능할테지, 이제 알았다면 얌전히 인간 남자는 인간 여자와 이어지는 걸 생각하도록, 근처 소꿉친구라면 의외로 좋은 물건이 될테니 난 이만”

“나무를 오르는 걸로 발키리랑 결혼 할 수 있는 거야―?! 어, 어서 애들한테 알려줘야지!!”

“기다려어엇!! 종족적 습관이 아니라 나와 그대의 싸움, 승부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계의 자가 대거해서 세계수 유그드라실을 오르기 시작해봐라, 주신 오딘 같은 이가 반란인줄 알고 착각할게 아니냐!!”

“그럼 오를게! 내가 유그드라실 오르면 발트라우테 결혼해주는 거지?! 이거 발트라우테가 말한 거니까!!”

“윽”

모르는 사이에 정말 승부하기로 되버린 듯 하지만 승부를 겨루는 것이라면 발트라우테도 적당히 할 수는 없다.

애초에 발키리란 싸움을 다스리는 신족의 일원이며 주로 인간계 미드가르드에서 발생하는 승패의 엄격한 감시자이기도 하다.

세계수 유그드라실의 관할은 미묘하지만 근본은 인간계 미드가르드에 있는 것인데다 거기서 행해지는『승부』에 관해서 역시 엄격해져야만 하는 것이다.

게다가.

소년 쪽이 걸어온 승부라면 발트라우테가 거부하면 성립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번 승부는 발트라우테가 구체적 제안을 해서 소년이 받아들이는 형태이다. 즉, 소년이 오케이를 한 시점에서 승부는 성립해버리고 만 것이다. 이제와서 발트라우테 쪽이 취소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흐, 흥. 그럼 그 승부 수리하지. 인간계 미드가르드의 영혼에 세계수 유그드라실의 등반따윈 가능할 터가 없을테지만”

“할 수 있어”

“천계 아스가르드는 문자 그대로 구름 위에 있다. 도중에 힘이 다해 낙하하면 죽음이 기다리지. 그럼에도 하겠다는 거냐”

“할 수 있다구”

*사교 숭배자는 물론, 거인 나부랭이나 독룡조차 무서워하지 않을 만큼 냉철한 발트라우테의 눈빛을 받으며, 그러나 인간 소년도 정면에서 대답한다.

(주: 사교 숭배자~ 독룡 – 성 게오르기우스가 그리스도를 믿으며 독룡과 싸운 적이 있음, 자세한 건 네이버를 참조)

이것은 전사의 눈이다, 하고 그녀는 생각한다.

하지만 직후에 소년은 생긋하고 웃더니 한 손을 붕붕 흔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럼 바로 오를게! 준비가 끝나면 세계수 유그드라실로 향할테니까 발트라우테는 골인 천계 아스가르드에서 기다려!! 이것도 룰이니까!!”

“기다려라앗”

백마 위에서 발트라우테는 문득 소년에게 이렇게 물었다.

“그대는 그렇게까지 해서 왜 나와의 혼인을 바라는 거지”

“음~”

소년은 거의 생각도 하지 않고 즉답한다.

“발트라우테는 예쁘니까”

“……”

“그러니까 발트라우테. 제대로 유그드라실을 오르면 그 때는 나랑 결혼해줘!!”

 

 

그리고 천계 아스가르드로 돌아온 발트라우테는 문지기 헤임달에게 이렇게 질문 받았다.

“……왜 거절하지 않은 거죠?”

그 물음에 대해 평소는 완전히 무표정을 관철하는 발키리가 아주 조금 뺨을 상기시키며 시선을 헤매었다.

“그, 그야, 승부로서 성립해버렸으니까 헛되이 할 수는 없잖느냐!!”

아니, 그런 문제가 아니라 문답무용으로 천계 아스가르드로 돌아오면 되지 않았나요? 하고 헤임달은 생각하고 있었지만 발트라우테는 더욱 눈을 헤매이며 이런 것을 말한다.

“그, 그래. 승부니까 어쩔 수 없는 거다!! 난 승패의 엄격한 감시자이기도 하니까! 한 번 설정받은 이상은 어떠한 내용이더라도 해내야만 한다!!”

“그런 말 하면서 설마 예쁘다는 둥, 제대로 오르면 결혼해줘 라던가, 그런 걸 정면에서 들어서 거절할 수 없게 된 건 아니겠히이이이이이익!!”

“……그 대사의 어디에 그러한 예측을 세울 단어가 섞여있단 거지? 그리고 그대가 히죽거리는 이유에 관해서 구두로 설명해줘야겠다……”

“이, 이런 두터운 콘크리트처럼 딱딱한, 투명한 벽의 정체가 평범한 위압감, 이라고!? 아니 잠깐, 말할게요, 납득했으니까 멸뇌의 창은 잠깐 타이임―!!”

부끄러운 걸 숨기려는 것치고는 너무나 장절한 파괴력을 두고 부들부들 떠는 문지기 헤임달.

그러나 표면상의 말은 어떻든 속 마음에 관해서는 완전히 얼굴에 써져있다.

평소는 무서워서 그런 기회 자체가 드물지만 의외로  발트라우테는 공(攻)에 약했던 것이다!!

 

 

2

 

 

천계 아스가르드의 끝에서는 7개의 활주로 비프로스트(Bifröst)가 있다.

활주로라 불리우지만 사용 프로세스는 상당히 복잡한 구조로 돼있다. 사용자의 『존재』를 한 번 뿔뿔이하고서 모든 공력(空力)적 제약을 무시하고 아홉 세계로 자유롭게 보낸다. 완전한『전송』이 아니라 엄밀히는 광속의 87%까지 가속한 초고속 이동이지만 아홉 세계의 사이즈를 고려하면 그건 거의 순간이동에 가까웠다.

이 이동시에 발트라우테의 몸과 함께 분해된 발키리의 갑옷이 반응해서 펼쳐지는 것인가, 발키리가 하늘을 내달릴 때에는 밤하늘 일면에 거대한 오로라를 발생시키는 일이 확인되있다. 아스 신족이 아홉 세계에서 절대적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도 이 비프로스트와 발키리의 관계가 크다. 발진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리는 대신 언제든 좋아하는 장소로 발키리나 그 지휘하에 있는 전사자의 영혼 에인헤랴르의 군세를 보내는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위협이 되는 가는 이전의 사교 숭배자 섬멸을 떠올리면 알기 쉽겠지.

그래서.

그런 비프로스트의 가장자리에서 인간계 미드가르드를 바라보는 발트라우테. 관제를 겸하는 문지기인 헤임달은 대놓고 진로 방해하고 있는 발키리에게 벌벌 떠는 듯하다.

“저기이, 거길 독점하고 계시면 3번 활주로가……”

“일곱 개나 있잖나. 한 두 개는 상관 없겠지”

“아니 그게, 1시간에 몇 십 개나 왕래한다고 생각하세요? 이런 건 효율과 분산이라구요. 교통 정체처럼. 언뜻 아무것도 없는 길이 막힘으로서 고속도로에 거대한 줄이 생기는 건 아시잖아요? 3번 활주로가 막히면서 생기는 구체적 정체율은”

“그래서 뭐지?”

“……아뇨 저기 아무것도 아닙니다, 네, 아우……”

무섭게 노려져 헤임달은 수납 박스에 몸을 넣듯 몸을 줄인다.

작아진 문지기 헤임달은 말한다.

“하지만 그런 구두 약속 따위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도 없지 않나요?”

“흐, 흥! 나도 그런 인간계 미드가르드의 소년이 세계수 유그드라실을 등반할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승부가 설정된 이상은 결착까지 지켜봐야지만 발키리이다. 따라서 세계수 뿌리까지 와서 압도되는 게 가장 좋고, 최악, 애초에 유그드라실에 대한 경위가 너무 강해 뿌리까지 오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오지 않는 게『최악』이란 거군요”

“괜한 소리를 한 헤임달이 싸악!!!!!! 하는 창처럼 날카로운 시선을 맞아 전신을 경직시켰다. 이미 이 이상은 작아지지 못해, 하고 그는 절실히 생각한다.

발트라우테는 마음을 가다듬고

“어쨌든 이 눈으로 승부의 결과를 지켜볼 뿐이다. 저 소년이 패배한다는 결과를. 부전패라도 패배는 패배. 이걸로 깨끗이 난 결혼이라는 영문 모를 구두 약속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저기~”

“확실히 세계수를 오르겠다고 선언한 때의 소년의 눈은 전사의 그것이었지. 이 발키리와 승부를 설정할 만큼. 그러나 입만이라면 뭐든지 말 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무모하기 짝이 없는 승부 앞에서는 겁먹는게 당연……뭐냐 한창 좋을 때”

“저 소년 와버렸는데요”

“!?!?!?”

발트라우테는 서둘러 3번 활주로 끝에서 인간계 미드가르드로 시선을 던진다.

“그런…말도 안 돼!! 저 소년은 자신의 목숨이 아깝지 않다고 하는 건가!?”

“이렇게까지 승부 바보에 1년 내내 갑옷만 입는 날 위해서 그렇게까지 해주다니 나 이젠 가슴이 모에 큥……아무것도 아녜요제발용서해주세욧멋대로의역해서죄송합니다그러니까번개만은제발―!!”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는 헤임달도 지상을 내려보면서

“재, 잭=엘반이였나? 자료에 따르면 인간계 미드가르드의 중류 계급 출신인 듯 한데요”

그렇지만 설마 벌써 천계 아스가르드에 도착했다는 것은 아니다.

인간계 미드가르드는 세계수 유그드라실의 뿌리에 있다. 소년은 그 거대한 나무까지 온 것이다.

아무래도 진심으로 저 나무를 기어오를 셈인 듯 하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세계수 유그드라실에는 경외심을 품고, 다른 세계로 향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공포도 있어서『세계수를 오르려 한다』란 사고 자체가 떠오르지 않지만 이 소년은 그러한 제약을 죽끓여 먹은 듯하다.

나무라고는 해도 가지 크기는 왠만한 도시부에 필적하기에 감각으로는 거의 록 클라이밍에 가깝나. 복잡하게 얽매인 잎사귀는 이젠 조그마한 미로처럼 되있다. 초인적 (이랄까 엄밀하게는 인간이 아닌) 오감을 더욱 마법의 힘으로 강화한 발트라우테는 그의 일거일투족을 양눈을 부릅이며 바라본다.

소년은 세계수의 뿌리에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손수건 됫고, 배고플 때 먹을 과자 됬고, 물도 있다. 이제 갈까』

“너무 가벼워!! 랄까 입고 있는 것도 부츠가 아니라 샌달이잖아! 적어도 생명줄 정도는 준비해서……우와, 오른다, 진짜로 올라!! 샌달로 유그드라실을 오르기 시작했는데 어쩌지?!”

“……이, 이번에는 당장 구하고 싶다는 거 맞죠? 그냥 당신이 날아가서 주워주면 되지 않나요? 뭣하면 활주로 비프로스트를 개방할텐데”

“이 멍청이 자시이익!!!!!!”

발트라우테의 철권이 날라 헤임달의 거체가 돌맹이처럼 활주로를 구룬다.

“난 전쟁을 다루는 신족으로서 물사의 승패를 지켜보는 자이다!! 명확한 룰이 있는 승 부 도중에서 일방적으로 개입할까 보냐!!”

“쿠부,부고오……부와악……”

지성의 지도 없는 신음 소리를 내는 헤임달은 발트라우테의 변명따윈 듣고 있지 않다. 랄까, 듣고 있을 여유가 없다.

이러쿵 저러쿵하는 사이 지상 쪽에서 변화가 있었다.

천계 아스가르드는 문자 그대로 구름 위에 있는 데 10 미터쯤 올라왔을 때, 벌써 소년이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물통에 손을 뻗은 것이다.

『하―, 지쳤다―』

“이 허약한 놈~!!”

“아, 아뇨……인간의 10미터는 나름대로 높이 있는 건데”

“그런 얘기가 아니다! 저 자는 분명 이렇게 말했다. 유그드라실을 오르면 결혼해줘 라고. 승부의 보수 자체는 바보같지만 이 발키리와 정한 신성한 승부다. 그걸……그걸, 저 바보!! 고작 10미터라고?! 그건 승리와 패배를 나눠, 그 행방에 자신이 운명을 맡긴 자에 대한 모욕이라 받아들여도 되겠지!!”

“저기― 알기 쉽게 말하자면, ‘나, 나에 대한 마음은 고작 그런게 아니잖아, 좀 더 힘내’ 같은 그런죄송합니다아아아!!!”

한 편 본인에 대한 공격은 최대한 피하려고는 생각하는 듯 하는 (그래도 돌발적으로 주먹이 날아오는 일은 있다) 발트라우테가 활주로 비프로스트 쪽을 파괴하기 시작해서 사회적으로 위험한 일이 된 문지기 헤임달은 서둘러 전력으로 사죄를 실행한다.

그러나 거기서 그는 깨달았다. 지상을 가리키며 말한다.

“저기 보세요, 뭔가가 있어요!”

“음?”

발트라우테가 지상을 바라보자 유그드라실의 가지에서 한 숨 쉬고 있는 소년 가까이로 한 마리의 하얀고양이가 다가가고 있었다.

어째선지 고양이는 인간의 말로 이렇게 말한다.

『여어―이런데서 뭐하는 거야? 높은 곳은 위험하다고. 떨어지면 다칠 걸』

“……말하는 고양이 주제에 정상적인 소릴 하네요”

“……”

그러자 소년은 이렇게 대답했다.

『세계수를 오를 거야.  발트라우테가 기다리고 있거든』

“따, 딱히 기다리는 건 아니라구!!”

“그래도 방해할 맘도 없네요”

“당연하다. 이건 진검 승부이니까!!”

『근데 말야― 올려다 보라고. 저런 높은 곳 까지 정말 오를 수 있어?』

『오를 거야』

『그보다 아래에나 가자. 요툰헤임까지 가면 어떤 지혜도 손에 넣는 마법의 물이 나온다고 하니까―』

『그쪽에 가도 발트라우테는 없다니까』

『그래도 지혜의 물을 마시면 숙제도 무섭지 않을 걸?』

『……정말?』

『정말 정말. 그러니까― 천계 아스가르드 같은 이상한데 가지 말고 나랑 같이……』

 

 

그리고 발트라우테는 멸뇌의 창을 던졌다.

쿠우우우웅!!!!!! 하는 폭음과 더불어 하늘에서 땅으로 일직선으로 청백 참격이 달린다. 그것은 소년의 눈과 코 앞을 통과해 말하는 하얀 고양이를 지면 저 바닥까지 가차 없이 박는다.

번개.

천벌의 상징.

어깨로 거친 숨을 뱉는 발트라우테는 닿을리도 없는데 지상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진검 승부에 물을 끼얹지마라 멍청한 것!! 명계에도 못 가는 몸이 됐음 하는 거냐!!”

“고, 고양이가, 프리티한 작은 고양이가―?!”

“저것의 정체는 미드가르드의 뱀이다!! 우트가르달로키(Utgardaloki) 가 뇌신 토르를 속였을 때도 저 거대한 뱀은 우트가르달로키의 환술의 서포트로 고양이로 변해 방심을 불러일으켰잖냐!! 봐라, 변신이 해제되서 전신이 기분 나쁜 뱀으로 덮이기 시작했다!! 저런 괴물이 얽히면 승부의 공평성 따윈 제로가 된다고!!”

듣고보니 요르문간드네요―하고 헤임달은 떠올린다.

발트라우테는 갑옷의 가슴 팍 앞에서 팔짱을 끼고

“정말이지, 뇌신 토르와 어깨를 견줄 맹수까지 방해하러 오다니……이래서 운명은 얕볼 수 없어. 그건 그렇고 저 소년도 승부 도중에는 승부 만을 생각하면 되는 거다. 그게 승리와 패배를 나눌 자들에 대한 예의란 것을”

“근데 저 애, 땅에 떨어진 뱀이 걱정 되서 일단 나무를 내려가기로 한 거 같네요”

“~~~~으으읏!!”

진 지 하 게 승 부 해 라!! 하고, 이젠 어른스럽지도 못 하게 발을 동동 굴리는 발트라우테이지만 직접 나서지는 않았다고 공언한 참이었다.

 

 

3

 

 

그런 이유료 지면에 떨어진 고양이를 품에 든 소년은 다시 유그드라실을 오르기 시작했다 (참고로 이 고양이는 이번에는 장난이 아니라 진심으로 충의를 맹세하겠다고 했지만 발트라우테가 뇌멸의 창의 연발로 내쫓았다. 공식 발언으로는『나와의 승부 도중에 뱀따위와 알게 되면 그 인과는 나도 책임을 져야만 한다』라는 것 같다.)

“그러니, ‘나, 나만 바라보면 된다구’ 같은 그런?”

“아앙?”

시선에 찔리는데다 강대한 위압감에 묵살나 웅크리는 문지기 헤임달.

고양이 말고는 큰 방해는 없어 (랄까, 엄밀하게는 발트라우테의 무서움을 보고서 아무도 다가오지 못하고) 거대한 나무를 계속 오르는 소년. 헤임달은 슬슬 지루함을 느껴 하품을 쉬고 있지만 발트라우테는 여전히 열심히 보고 있다.

“이 상태라면 정말로 오를지도 모르겠네요”

“쳇!! 허나 그 때는 어쩔 수 없지! 이건 진검 승부니까 말이다!! 나, 발키리 아홉 자매 중 4녀 발트라우테!! 패자로서의 책임 또한 완벽히 해내는 것이 당연! 서, 설령 그게 결혼이라 할지라도!!”

“예이 예이”

본격적으로 심심해진 문지기 헤임달은 무심코 그만 실언을 하고 만다.

“근데 결혼결혼 하시는데, 저 소년이랑 결혼하면 구체적으로 뭘 할 생각이시죠? 밥으로 할래, 목욕할래, 아님 제 3의 선택지를 꼭 골라라 짜샤, 같은 각오도 돼 있으신거겠죠”

“나, 난 지지 않는다 멍청한 것!!”

“뭐, 신혼 부부라고 하면 알몸 에이프런 쯤은 당연한 전개겠죠”

“뭐, 뭐냐. 그 알몸 에이프런이란 건?”

“그게 이러쿵 저러쿵해서요”

문지기 헤임달이 뭉쿨뭉쿨한 제스쳐를 섞으며 설명하고 있자

“……!?!?!?”

발트라우테가 그만 진심의 펀치를 날려, 콰아아아아아아앙!! 하고 자칫해서 문지기 헤임달이 3번 활주로와 하나가 될 뻔했다.

“푸,푸허억!!” 

“잇, 얼마나 바보인거냐 그대는!? 그 변태적 사고에는 정말이지 기가 차는군!!”

“커, 커헉…아니 그치만 그 변태적인 라인을 무심코 정열로 깨버리는게 신혼 효과라니깐요. 거기서 1년 쯤 지나면 완전 냉정해져지만요”

“그, 그럼… 내 패배에는 그러한 패널티까지 붙는단 건가”

“욕실에 들어가면 등 씻겨드릴게요 같은 난입이 있거나 조그만 열매라면 입으로 먹여주고, 뭣하면――몸으로 먹여주는 거라면 젊을 때의 혈기였단 걸로 아슬아슬 세이프기도 하거든요. 참고로 전 어패류를 올린 정통파보다도 휩 크림이나 스트로 베리로 장식한 돌체 파입니다만……”

“잠깐잠깐잠까안!! 결혼이란 한 마디에 터무니 없는 수의 칩이 딸려있지 않느냐!?”

“그래도 지지 않을 거잖아요?”

“으윽!?”

“아무리 많이 딸려 있어도 이기기만 하면 문제 없잖아요?”

“그, 그렇고 말고”

발트라우테는 흉갑 앞에서 팔짱을 끼고 버텨 서는 상태로 부들부들하고 작게 떨면서 몇번이나 배에 힘을 넣어 이렇게 외쳤다.

“지, 지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지지 않으면!! 난 발키리, 싸움을 다스리는 신족이며 일의 승패를 지켜보는 자다!! 질 가능성 따위를 생각할 필요는 없도다, 후후훗!!”

“……그런데 발키리의 일은 용감한 전사자의 영혼을 모으는 일이니까, 어느 쪽인지 따지면 지는 쪽에 붙는 편이 많꾸에에에에!! 팔꿈치로 찌르지 마세욧, 저렷, 저려어엇!!”

그런 걸로 다투던 천계의 주민들이였으나, 그 때 변화가 나타났다.

“음――. 왠지 괴로워보이네요”

“이만한 고도다. 계속 나무만 오르면 지치는 것도 당연한 법. ……그보다 관제의 유도를 쓰지 않고 순수한 힘만으로 오르는 건 전성기의 인간 지크프리트여도 무리이지 않나? 솔직히 발키리인 나도 가능할지 모르겠군”

“그런 거하고는 다르지 않나……?”

“무슨 소리냐”

“그게 말이죠”

헤임달은 투명한 석판을 꺼내 몇 갠가의 데이터를 보여주며

“세계수 유그드라실은 아홉 세계를 나누고 있는 거잖아요. 그리고 유그드라실 전체로 하늘과 땅을 지지하고 있고”

“그게 어쨌단 거지?”

“그게, 고도랑 기압의 관계라고 하면 알려나요? 고도가 오르면 오를 수록 산소량은 적어진다. 저희들은 그 신 계열이니까 괜찮지만 인간의 아이는 산소가 없으면 위험하지 않았나요?”

“……,”

발트라우테의 얼굴이 점점 새파래져간다.

“즉, 이건, 그, 무슨 상황이지?”

“저 소년은 유그드라실을 올라 천계 아스가르드에 다가오고 있는 건 사실이죠”

헤임달은 불러낸 데이터를 보며 신음이듯,

“……하지만 인간이 천계에 다가오고 있단 건, 다시 말해 죽어 가고 있단 게 아닌가요? 도달하면 저 소년은 죽지 않는지……?”

“잠깐잠깐잠까아안”

발트라우테는 한 손으로 헤임달을 제지한다.

지면 소년의 바람은 이뤄지지 못 하고, 이겨도 소년은 목숨을 잃는다.

딱히 소년과의 결혼 따위를 바라고 있지 않다, 그래, 절대로 바라고 있는 게 아니다, 라는 발트라우테였으나 그것과는 별개로 승부의 공평성이 결여됐단 것에는 참지 못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발키리란 승부 바보이다.

장녀 브륀힐데도 이 패턴의 결혼 문제로 한 번 크게 실수하여 속임수에 (기억을 없애는 약을 먹여져서 그런 줄은 모르고) 관련 된 인간 지크프리트의 살해 계획을 완수한데다 할복 자살을 시도하는 등, 장난으로 끝나지 않는 에피 소드를 만들었었다.

“일단 이번 사건은 주신 오딘에게도 보고 했으며, 승부 허가도 제대로 얻었낸 것이다. 기어오르는 아이를 보고 반역자 취급당하는 것도 곤란하니. 그리고 저 안대 쓴 군신한테 이 승부의 공평성도 증명 받은 것이다.『주신이 인정한 공평한 승부』인데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이지!?”

“그럼, 그게 허가를 낸 오딘 님의 노림수였던게 아닌지?”

“……뭐, 라고……”

“그 수염 영감, 뛰어난 전사자의 영혼을 손에 넣기 위해서라면 제정신으로 인간계의 전쟁같은 걸 일으키니까요. 유그드라실을 오른다는 생각 자체가 평범한 용맹함을 뛰어넘은 데다 실제로 그럭저럭 좋은 선까지 왔으니. 군신이라면 목에서 손이 튀어 나올 만큼 원해도 이상하지 않죠. 즉, 룰의 부족함을 일부러 무시하고 소년을 전사자 에인헤랴르의 일원으로 삼으려 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4

 

 

사실은 조금 더 복잡한 사정이 있었다.

천계의 저택, 발하라의 가장 안 쪽 대회간에서 무척이나 잘난 듯이 옥좌에 앉아 안대 쓴 군신 오딘은 아내인 프리그와 마주 보고 있었다.

오딘의 외견은 40대 전후, 프리그는 30대 전후로『세계의 역사를 지켜봐 온』 것 치고는 모순된 외견의 신들이지만 애시당초 그들은 여신 이둔이 키우는 불사의 사과를 먹고 있기 때문에 외견으로 본 나이는 믿을 수 없다.

“전 반대입니다”

라고 프리그는 말한다.

“어떠한 이유가 있을지 언정, 가정을 얻기 위한 노력에 물을 끼얹고, 더태여 한 쪽을 죽게 만들다니”

“그건 네가 결혼을 다스리는 여신이기에 그리 생각하는 게다. 네가 그리 생각하듯 군신인 나는 전쟁을 다스리기에 달리 생각하지”

“……,”

“발트라우테와 인간계의 남자를 잇게 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건 너도 지식으로서는 알고 있을 텐데. 실감까지는 못 느끼더라할지라도”

“……발키리는 아홉이서 하나. 그 한 세트로 전사자의 영혼 에인헤랴르의 군신을 다룬다, 인가요”

“실질적으로 개체차는 있어도 아홉 명은 본질적으로 이어져 있지. 발트라우테 한 명은 다른 여덟 명과 동일하다. 가령, 단 한 명의 인간을 따르게 된다면 다른 여덟 명도 이끌린다. 에인헤랴르의 모든 군세의 지휘권을 간접적으로 저 소년이 얻게 돼버리고 만다”

“바그너 식 말씀이신가요. 무리하여 따를 필요는 없지 않은지요? 발트라우테만을 떼어 놓으면 시스템으로서의 발키리 체제는 유지 가능할 터입니다”

“발키리는 신과 인간을 링크시키는 역할을 지녔다. 신의 사정만으로 구성할 수는 없는 법이지. 그것을 위한 바그너 식, 그를 위한『인간 측이 가장 이미지하기 쉬운』형태다. ……애시당초 발키리가 왜 아름다운 여성의 형태를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고는 안할테지”

오딘은 옥좌 위에 앉으며 가벼운 어조로 말한다.

흘리드스캴브라 불리우는 그 옥좌는 앉은 자에게 세계를 모두 내려다볼 힘을 준다. 바그너란, 세계관과 시계열이 엄밀히는 어긋난 인물의 이름이 이 환상 세계에 나온 것도 그 때문이며 그는『다른 장소』에서 정보를 끌어내는 것이다.

“곤란하단 말이네”

오딘은 말한다.

조금도 고민해하는 모습은 없었다.

“이런 사태가 되어버리면은 말이야. 뭣 때문에 전사자의 영혼을 모으고 있지? 모든 것은 최종 결전 라그나로크를 위해서다. 악령이나 거인족만으로도 성가신 것을 이대로라면 제 3 세력이 생겨날지도 모른다”

“그 때문에 저 소년의 목숨을 앗아가시겠단 소린가요?”

“대등한 결혼이기에 문제인 게다”

프리그의 비난에 오딘은 쓴웃음을 짓는다.

“허나 발키리는 전사자의 영혼을 지배하지. 그 반대는 있을 수 없다. 한 번 저 소년의 목숨을 앗아가 에인헤랴르로 삼고서 발트라우테에게 지배시키게한다. 이리하면 저 소년이 발트라우테를 마음대로 하는 일은 없지. 에인헤랴르 군세가 저 소년에게 장악되는 일 또한 없다. 마음놓고 우린 저 둘의 혼인을 축복할 수 있다”

인간의 목숨을 경시하는 건, 역시 그가 전쟁을 다스리는 군신이여서겠지.

전쟁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신이 아니라, 전쟁이란 상황 그 자체를 유지하는 신.

휘말리는 쪽에게 있어서는 (어떠한 자의 의사가 개입해있지만) 대부분『배회하는 비극』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서, 생명을 만들어내는 도움을 하는 여신인 프리그로서는 한숨을 짓지 않을 수 없다. 정말이지 대체 왜 모든 결혼을 관리하는 프리그가 이런 끔찍한 상대와 혼인해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자도 적지 않을테지.

뭐, 주신이 이런 꼴이라 생산적인 여신이 따라가지 않으면 애초에 세계의 유지조차 어려워지고 말지만.

“그런 고로 미안하지만, 저 소년은 죽어줘야겠다”

“전 애시당초 소년을 전사자로 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 결론은 제가 관리하는 결혼과는 다른 개념이 되기에”

그리고, 라고 프리그가 덧붙이며,

“……애초에, 설령 저 소년이 여기서 목숨을 잃는다고 하여도 반드시 에인헤랴르로서 주워진다고는 단정지을 수는 없잖아요?”

“그건 내 책임이 아니다”

오딘은 어깨를 으쓱였다.

“내가 관리하는 인간이란 용감한 영혼을 지닌 자를 가리키지. 조건을 채우지 못한다면 지킬 의리는 없다. 명계에 떨어진 자를 주울 만큼 내 손은 길지 않으니 말이다”

“그러시군요”

프리그는 한숨을 쉬고,

“단지, 저 아이는 언뜻 얌전해 보이지만 속은 상당한 격정가이니까요. 이런 꿍꿍이를 알면 어떤 식으로 될지 전 책임 지지 못합니다”

“하하. 인간 하나가 난리 쳐봤자 대체 뭘 할 수 있단 건가?”

“그 아이란, 그 쪽이 아니랍니다”

프리그는 대광간 출입구 쪽을 보며,

“발트라우테에요”

 

 

치지지지지지지지지지직!!!!!! 하고.

직후에, 천계의 관 발하라가 거대한 진동에 흔들렸다.

 

 

처음에, 오딘은 저택 안에서 무언가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나하고 생각했다. 마치 신들이 서로를 죽이고 있는 듯한.

하지만 다르다.

엄청난 진동은 단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싸우는 소리가 아니다. 거기까지의 의사는 없다. 오딘은 간신히 그 정체를 알았다.

“발소리, 라니……?”

콧등을 타고 내리듯, 오딘의 얼굴을 땀이 타고 흐른다.

“그저 발소리 만으로 이 기백……? 잠깐, 난 발트라우테에게 이만한 출력은 설정하지 않았다!!”

“……승부를 방해받았다는 건 명분이겠죠. 사랑길을 방해받은 소녀는 끝없이 증악을 키우는 거랍니다. 전쟁을 다스리는 신에게는 알 수 없는 걸지도 모르지만요”

“큭, 다시 말 해 저 소년이 부주의하게 아홉 세계를 넘었기에 그에 응한 전쟁의 일그러짐이 발생했단 건가!! 운명의 세 여신 노른은 어디까지 알고 있지? 이건 최종전쟁 라그나뢰크를 앞당기는 일 아닌가?!”

“……하아, 이 전쟁 바보……”

입구의 문이 콰앙!! 하고 크게 열린다. 구르듯이 홀로 뛰어들어온 것은 넘버 2의 실력을 지녔다는 뇌신 토르였다.

“히, 히이익!! 아버님, 아버님!!”

“왜 그러더냐, 토르여. 얼굴이 멍투성이에 머리가 타버렸지 않더냐!?”

“버, 번개 승부에서 내가 지다니……. 뇌신으로서의 존재의의가 뿌리부터 부정받은 전 어찌해야 됩니까?!”

열려진 문 너머는 새까맸다.

의지를 지닌 자가 뿜어내는 살의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닐텐데, 오딘에게는 명확한 환영이 보인다.

누가 발하고 있는 가는 명확하다.

그림자의 어두움이, 그 농도가, 위기의 접근을 전해준다.

그리고 홀 벽에 기대있는 로키는 희미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흠. 단 하나의 사랑으로 멸망하는 세계, 라. 나쁘지 않군”

“어느새 나온 거냐!? 그리고 중2스런 언동만 해대면 스타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치 마라 이 찰나적 쾌락 주의자놈!!”

완전히 패닉에 빠진 오딘이 요상한 방면으로 꼬투리를 잡는 걸 보고 프리그는 뺨에 한손을 대며 한숨을 지었다.

어째서 이렇게, 천계의 남자들은 연애의 낌새에 둔하고 여자를 위해 진력하는 걸 모르는 거지.

조금은 저 소년을 본받아라, 라고 마음 속으로 저주하며,

“열심히 잘 달래보세요. 황혼을 맞이하기에는 아직 이르잖아요?”

 

 

5

 

 

그런 어른(이랄까 신)의 사정 따위는 조금도 모르고 소년은 세계수 유그드라실의 볼록볼록한 나무껍질에 손을 얹고 오로지 아스가르드를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숨은 거칠다.

안색도 새파랗게 질려있었다.

고산병과 같은 상태이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앞으로 더 산소가 적어지고 기압도 내려간다. 공기가 적어지면 대기중의 단열 효과와 보온 효과도 상실되어 기온도 내려간다. 이미 소년의 주변은 한겨울과 같은 냉기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멈춰서더라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자칫 의식을 잃으면 이 높이에서 지면으로 떨어지게 된다.

피가 베어나오는 손끝으로 그래도 나무 껍질을 계속 잡고 있는 소년에게 두 마리의 까마귀가 날아왔다.

그들 (?) 이 제각각 말한다.

“안녕하세요~! 무닌입니다!!”

“후긴아녀!!”

“”두 사람이 하나로 사역마 입니다!!””

말하는 고양이에도 동요하지 않았던 소년은 이렇게 말했다.

“두 사람이 아니라 두 마리잖아”

“딴죽 잘 받았습니다! 해올 만큼은 의식이 있단 걸 확인!!”

“어어, 어험. 발트라우테 님께서 전언을 받았걸랑? 들을 준비는 됐나~?”

“……음―, 그치만 세계수 유그드라실을 오릴 때까지는 어리광 부려선 안된다구”

“그 승부에 관해서 중대한 정보가 있답니다. 그냥 솔까 허가라던가 상관 없으니까 전언 합니다. 에잇~!”

“음~”

소년은 불만인듯하지만 두 마리 까마귀의 음색은 멋대로 바뀌고 만다.

언젠가 들었던, 그 발키리의 것이다. 무닌과 후긴은 각자 소년의 오른쪽 어깨와 왼쪽 어깨에 내려앉고 헤드폰처럼 소년에게 목소리를 전한다.

『들리나 소년. 그 수염 아버지를 추궁해서 대강의 사정은 파악했다. 인간이 천계 아스가르드에 다가온다는 건 그대로 죽음을 향해 간다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 같군. 오딘은 일부러 그걸 모른척 하고 그대를 전사자 에인헤랴르의 군세에 넣으려고 했던 거다』

“……”

『죽고 싶지 않다면 지금 당장 유그드라실을 내려가라. 나도 그걸 바라고 있다. 그대가 꿈꾸는 혼약이란 죽고서 얻을 수 있는 것과는 다를테지. 나로서도 이런 하찮은 결과를 위해 그 승부를 건 것이 아니다』

소년은 잠시간 무언이였다.

나무 껍질에 매달린 채 조금도 미동치 않고 있었다.

두 마리의 까마귀는 고개를 기울이며 그런 소년의 옆얼굴을 관찰하고 있었다.

이윽고, 소년은 얼굴을 들어 이렇게 말했다.

“알겠다 너, 날 속이는 적 캐릭터구나!!”

 

 

6

 

 

그리고 발트라우테는 황금의 머리칼을 양손으로 벅벅 긁으며 대공을 향해 화풀이로 멸뇌의 창을 연발했다. 태양을 옮기는 여마부가 놀라 자칫 일식이 일어날 뻔했다.

기껏 강고한 명분을 내치고, 즉 승부 바보인 신조를 굽혀서까지 소년의 몸을 걱정했는데 이 모양 이 꼴.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왜 이리 되는 거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갑자기 말한 고양이조차 의심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쓸데 없는 딴죽을 넣는 헤임달을 한손으로 잡아 휘두르는 발트라우테를 보다 못한 프리그가 말을 건다.

“이미 노력은 인정했다고 치고 도와주러 가도 되지 않나요?”

“그, 그래서는, 그런 걸로는 안됩니다 프리그 님! 그렇게하면 무효 시합이 되버리니 승부의 결과가 나지 않게 되버려서 결과가 안나온다는 건 예의 그것이 영원히 미뤄지게 되고아니아니아닙니다 그래 이건 제가 스스로 승부를 헛되이 하고 만다는으아아아아아아!!”

“……으~음. 이런 점은 오딘을 닮은 사고 패턴이네요. 소곤 (차라리 당신이 프로포즈 하면 다 원만하게 끝날텐데)”

머리가 딱딱하여 못 말리는 발트라우테이나, 어떻게 생각해 봐도 인간 소년이 자력으로 천계 아스가르드까지 도달하리라는 생각되지 않는다.

저 소년을 구해낼 (덤으로 본인은 절대로 말하여 인정하지 않을테지만 발트라우테랑 붙이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그녀가 나서게 해야만 한다.

“(……헤임달, 헤임달)”

“(……으윽, 콜록. 왜 그러신가요 프리그 님)”

“(……뭔가 좋은 책은 없나요. 발트라우테를 소년에게 향하게 만들)”

“(……있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휘둘려지지도 않았죠)”

“(……다른 발키리를 향하게 하는 건?)”

“(……진검 승부 도중에 손을 댄 미드가르드의 뱀은 쳐맞아 떨어졌습니다만. 더욱이 동종인 발키리가 접근했다가는 뺏었다 빼앗겼다로 내전이 발발할거에요)”

“(……아홉 명은 본질론 이어져있다고 들었습니다만, 역시 개체차가 있는 이상은 싸움도 하는 군요)”

으음……하고 고민하는 신들.

소년 쪽의 시간도 없어서 일단 생각난 아이디어를 죄다 발트라우테에게 시험해보기로 한다.

“발트라우테, 저 소년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지는 건 어떤가요? 승부는 발트라우테가 기다리는 천계에 저 소년이 도달할 수 있나로 결정나는 것이니 당신이 먼저 인간계에 떨어져버리면『패배』가 될테니 결혼할 수 있을……”

“안됩니닷!! 인간이 그 목숨을 건 진검 승부에서 일부로 패배하다니! 그건 저 소년의 진심에 대한 모독입니다!!”

“저기……요컨대 자력으로 오르면 되는 거죠? 제가 지금부터 완전 밀폐의 하늘 나는 백조 보트를 흘릴테니까 저 소년에게 페달을 돌리게하면 그걸로……”

“에에잇 어리석은 놈!! 저 소년 자신의 힘이거나 저 소년 자신이 준비한 도구를 이용한다면 둘째쳐도 제 3 자에게서 양도받은 도구의 힘을 빌리다니 언어도단임에 틀림 없잖더냐!!”

“”진짜 귀찮네 이 발키리””

진절머리가 난 듯 중얼거리는 신들이지만 포기할 수도 없다. 실제로 목숨의 위기에 쳐해있는 건 저 인간 소년인 것이다 (덧붙여서 저 소년이 죽으면 발트라우테가 천계를 물리적으로 파괴할 수도 있다).

그저 발트라우테는 무슨 일이 있어도 도와주지 않을 셈인 듯 하고 다른 자가 나서면 우선 틀림 없이 최강 클래스의 창으로 격추된다. 소년이 자력으로 천계 아스가르드로 도달하는 건 거의 불가능할테고, 이건 이미 세계의 종언 카운트 다운을 기다릴 뿐이다.

하고, 거기서 프리그는 퐁 하고 손뼉을 쳤다.

“그렇지. 발트라우테, 이런 건 어떤가요”

“?”

 

 

7

 

 

세계수 유그드라실의 나무 껍질에 매달린 소년은 손가락 끝의 감각이 점점 사라져가는 걸 느끼고 있었다. 산소는 희미하고 귀울임이 심하며, 살을 애는 냉풍에 체온도 뺏기고 있다. 의식은 혼탁해지며 피부가 찢겨서 출혈이 났을 손바닥의 아픔도 알 수 없게 되졌다.

이 이상은 오르지 못한다.

내려가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미 사실은 알고 있었다. 무모한 소원이란 것도 이해하고 있었다. 지금 이렇게 몸이 받고 있는 고통과 추위는, 분수에 맞지 않는 걸 얻으려한 벌인 것이라고, 소년은 어린 마음이였으나 정확한 결론을 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아간다.

“……발, 트라우테……”

단념할 수 없다. 틀렸다고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다. 그래서 소년은 손바닥의 출혈도 개의치 않고 몽롱한 머리로 몸을 움직여 조금씩이더라도, 나무에 매달리는 잎벌레보다도 느린 속도로도, 어떻게든 위로 향하려한다.

“기다, 려 줘. 반드시, 이길테니까……”

거기서, 소년의 손가락이 미끌어졌다.

손에서 힘이 빠져서인지, 출혈에 의해 미끌어진 것은 알 수 없었다. 아픔의 감각은 사라져도 자신의 체중을 지탱하지 못하고 기울어져가는 감각은 아직 남아 있었다. 싸늘해지는 오한이 등줄기를 달렸지만, 이미 떨어지기 시작한 몸을 멈출 수 없다.

마지막 순간, 소년의 표정은 움직이지 않았다.

이미 안색을 바꿀만한 여유조차도 사라져있었다.

그럼에도, 그저.

손을 뻗는다.

위로.

자신이 잡았었을 거대한 줄기의 틈새로.

필사적으로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꼴사납게 손발을 흔드는 것이 아니라, 헛되어도 불가능하여도, 어쨌거나 앞을 향하기 위해.

하늘을 가르는 걸 알고서, 그저 손을 움직인다.

그 때였다.

지면을 향해 반대로 떨어질 터인 소년의 몸이, 둥실하고 공중에서 받쳐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산소 부족으로 숨쉬기 가파르던 것도 살을 애는 냉풍도 사라져있었다. 암운의 저편에서, 한 줄기 빛이 내려오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소년을 받치는 두 개의 팔이 있었다.

발트라우테.

백마에 올라탄, 황금의 머리카락을 가진 발키리.

대체 어떻게 나타난 것인가, 공중에서 소년을 잡은 발트라우테는, 역시나 중력에는 거스르지 못하고 낙하를 재개시켰다. 하지만 그만한 거대한 백마를 표정도 바꾸지 않고 다루며 세계수의 가는 가지로 어려움 없이 착지해낸다.

소년은 자신의 목숨을 건진 것보다도, 우선 가장 먼저 이렇게 물었다.

“……나는, 진거야?”

“아니”

발트라우테는 고개를 가로지었다.

“그대는 승부에 이겼도다”

“왜?”

발키리의 팔에 안겨진채, 소년은 질문을 계속한다.

“난 세계수 유그드라실에서 떨어졌는데. 천계 아스가르드에는 도달하지 못했어. 도중에 발트라우테의 도움을 받았다면, 역시 난 진 게……”

“그 인식은 올바르지 않다”

발트라우테는 (외견은) 냉철한 눈동자로, 품 속의 소년을 똑바로 바라본다.

“확실히 난 그대에게 손을 내밀었다. 허나 그건, 그대가 내게 그렇게 하게 만든 것이다. 원래라면 협력할 생각은 없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관찰할 생각이였지. 허나 그대가 그 룰조차 깨뜨렸다.『설령 룰을 어겨서라도 그대에게 손을 뻗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드는』것은, 그대가 이룬 업적이다. 그러니 내가 이곳에 있는 것 또한『그대의 힘』이 이뤄낸 거다”

“……잘 모르겠어”

“룰에는 이렇게 있었다. 그대는 그대의 힘만으로 유그드라실을 오른다고. 허나 그대에게 『발키리를 불러들이는 힘』이 있다고 한다면, 내 힘을 빌려 아스가르드로 향한다 하여도『그대의 힘을 써서』오른 것에는 변함 없겠지?”

그리고, 라며 발트라우테는 덧붙인다.

“룰에는 이렇게도 있다. 내가 기다리는 천계 아스가르드까지 그대가 도달한다면 승리리라. 승부 도중에 내가 천계 아스가르드를 벗어난 이상, 난 패널티로서 패배를 받아들여야만 한다”

 

 

8

 

 

그리고서 후일. 여전히 인간계 미드가르드에는 소년이 있고, 천계 아스가르드의 끄트머리에 있는 활주로 비프로스트에서는 발트라우테가 지상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영업 방해받고 있는 헤임달이 곤란해하는 표정으로 물어온다.

“……언제까지 그렇게 있을 거에요?”

“시, 시끄럽다. 그렇게나 무모한 짓을 한거다. 내가 구체적으로 정한 승부 룰에 부족한 점이 있어서 그런 일이 된 거다. 몸에 악영향이 나와있는지, 경과를 관찰할 필요가 있단 말이다”

“그렇게 신경쓰인다면 별거 생활 따위 선택하지 않았음 됐을 텐데……”

“착각하지 마라 멍청한 놈!!”

발트라우테의 철권이 날아, 신이 아니라면 즉사였을 데미지를 받아 헤임달이 몸부리친다.

신경 쓰지 않고 그녀는 이렇게 단언했다.

“겨, 결코 내가 혼인을 원한 것이 아니다!! 그건 세계수 유그드라실에서 고집을 부린 소년을 살려내기 위한 방편이다! 그러한 수순을 밟지 않았더라면 손을 뻗지 못했을 테니 어쩔 수 없잖나. 그러니 집착 따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절대로!!”

“으, 으윽……”

“그렇게 생각하면 별거도 당연하다. 난 저런 형식 들린 구출극을 위해 생활을 묶일 생각은 없고, 그래서는 저쪽도 저쪽으로 힘들테지. 어이, 듣고 있는 건가? 듣고 있냐고 물었잖나!!”

휙 휙하고 헤임달의 목덜미를 붙잡고 흔들어대는 발트라우테에게 결혼의 여신 프리그가 이렇게 말을 건다.

“……소년을 천계로 맞아들이면 전사자가 되버리고 말고 당신이 영속적으로 인간계에 계속 머무는 것도 어렵죠. 그러니 울며 겨자먹기로 별거를 고른 거죠?”

“농담이 지나치십니다!! 저, 저로서도 실은 곤란해하고 있는데!!”

거기서 공중에 매달린 헤임달이 괜한 소리를 했다.

“그, 그렇게 곤란해한다면 헤어지면 되지 않나요? 세상에는 이혼이란 말이 있지만, 프리그 님이시라면 자세히 알고 있을대ㅔ오애에에!?!?!?”

발트라우테가 무언으로 헤임달의 목을 조였다……가 아니라, 방금 것은 프리그가 훔위있게 롱 스커트의 끝자락을 잡아 헤임달의 등 가운데를 차낸 소리였다. 여신은 어디까지나 싱긋하고 미소지으며,

“……결혼을 다스리는 여신 앞에서, 어떤 말을 지껄이는 건가요……?”

“히이익!! 죄송합니다, 살려주세요!! 히이이이이익!!”

헤임달이 우는 소리를 계속 했지만 프리그로서는 그럴 대가 아니다.

이혼이란 말을 알고 말면 이 돌머리 발키리가 또 성가신 소리를 해댈 것이 뻔하다. 이런 녀석에게는, 끽해야『사면초가이니까 어쩔 수 없이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거다』라고 스스로 변명하게 하는게 제일이다. 나머지는 알아서 러브러브하든지.

프리그는 신혼 부부인 발트라우테에게 이렇게 질문했다.

“그래서, 예의 소년은 어떤가요?”

“어쩌고 자시고, 그냥 평소대로 오전 동안은 문자의 읽고 쓰기 공부를, 오후는 벌꿀 술 직인에게서 직업 훈련을 받고 있을 뿐입니다……에, 우아아아!!”

문득 지상에 본 발트라우테가 비명을 지른다.

의아한 표정을 지은 프리그가 지상을 보자,

『누하하하!! 세계수를 올라 발키리와 결혼하였단 요상한 경험을 쌓은 인간계의 영혼이 너로구나! 그 영혼을 가져가서 악령의 군세의 일원으로 삼아주마!!』

『말투를 조심하도록 해라, 소년. 난 헬. 명계 니블헤임의 여왕님이라고. 너에겐 특별히 내 이름을 부를 자격을 하사하도록 하마. 하찮은 목숨 구걸을 해야할테니!!』

『여왕님……예, 예이~』

뭔지 잘 이해하지 못한 표정인채로 일단 머리를 숙이는 소년.

그러자 그게 어딘가 명꼐의 여왕을 자극해버린 듯 하여,

『고, 공경받아……?  항상 잔학 여왕이라니 생에 대한 집착을 비웃는 자라니 다들 여러 소리 하면서 경외받던 내가, 이 내가……? 그, 그래서는 안돼!! 이런 식으로 대해지는 건, 나, 처음이니까, 이런 건 어찌하면 될지……!』

『있지 있지. 니블헤임은 얼음의 세계라고 샤먼 아저씨가 말했는데. 정말이야?』

『흐, 흥 맞아. 명계 니블헤임은 영원한 얼음의 지옥이야!! 굶주림과 추위로 너 같은 인간계의 영혼을 무한히 괴롭힐 무시무시한 곳이라구! 어때 무십지 엉엉 울어라, 울더라도 명계 니블헤임에 데려갈테지만!!』

『하―, 얼음 세계……다 얼음 세계?! 굉장해! 그럼 빙과도 잔뜩 만들 수 있겠네!!』

『……하? 아니 저기……』

『오늘은 더우니까 빙과 만들면 발트라우테도 기뻐해줄거야! 그렇다면 당장 니블헤임에 가야지!!』

『안된다구!! 인간계의 영혼이 명계 니블헤임으로 간다는 건 다시 말해 죽는 다는 거니까! 알아? 저기 알고 있어?! 아아 젠장 사람 말을 안듣잖아. 근데, 어라? 이대로 꼬시는게 좋을려나. 자기가 온다고 했으니까 괜찮거겠지. ……크크큭, 발키리를 희귀한 영혼이여. 이제 또 내 힘이 될 악령의 군세가 강력히 되겠구나. 그, 그래 맞아. 어디까지나 군세를 위해서라구! 저 소년 따위 아무래도 좋으니까! 이거 착각하지 마……』

 

 

그리고 인간계에 여럿 멸뇌의 창이 연이어 떨어진다.

요즘 들어 이상 기상의 원인의 일단이 이 부근에 있는 듯 하다, 라고 지방의 샤먼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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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드디어 해냈다!!!!

그나저나 발트라우테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