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번역] 발트라우테 씨의 혼활사정 – 제 2 화 신들의 무구는 신들이 만든 것이 아니다

제 2 화 신들의 무구는 신들이 만든 것이 아니다

 

 

1

 

 

천계 아스가르드의 입구인 비프로스트 3번 활주로에서는 오늘도 역시나 발키리인 발트라우테가 인간계 미드가르드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 발트라우테, 인간계에 사는 소년과 결혼해있으나 어떤 사정에 의해 별거 생활을 부득이하게 하고 있다.

요즘 들어서는 주신 오딘의 아내인 결혼의 여신 프리그 따위도 3번 활주로에 자리 잡고 있어서 (애시당초 그녀는 인간계 소년에게 흥미가 있다기 보다는 발트라우테와 소년 이 2인 1조를 흐뭇하게 관찰하는 듯 하지만), 비프로스트 3번 활주로는 운용을 할 전망을 하나도 못하고 있었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불사의 사과를 키우는 여신 이둔 따위가 노점을 열려고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문지기이며 관제도 담당하는 헤임달은 이미 체념한 분위기였다.

그곳을 찾아온, 분위기를 도저히 못 읽는 여신이 한 명.

외견만이라면 거의 발트라우테와 동급인 연령으로 보인다.

“냣호―! 천계 아스가르드 제일로 미모인 여신 프레이야 쨩이랍니다~. 나라는 태양에 가려져버리는 덧없는 별들인 사람들~ 잘 지냈어~?!”

한창 좋을 때 끼어들어왔군, 이라고 하는 것처럼 발트라우테는 노골적으로 혀를 치고,

“……뭔가, 암퇘지인가”

“너무 스트라이크잖수 발키리 쨩~!! 그야 프레이야 쨩의 통칭이 시르(シル)이고 암퇘지란 의미이긴 한데 말이야~. 풍양신에 식(食)과 다산의 상징은 뭐냐고 하면 돼지라던가 멧돼지가 나오니까 별 수 없잖아~?”

“대체 뭣하러 여기 온 거지”

“당근 축하하러 온거지~. 인생의 묘지에 들어간 발트라우테를 말이야~!! 꺄하하하하하!!”

아무래도 결혼을 말하는 듯 하다.

프레이야는 허리를 비비 꼬고, 트윈테일 머리와 하늘하늘한 의장의 단을 흔들며,

“발트라우테 쨩 결혼 축하염~!! 또 하늘에 반짝이던 별 중 하나가 빛을 잃고 프레이야 쨩의 빛이 한층 더 늘어났도다!! 기쁘당 축하해 냐하하핫~!!”

“……그대도 결혼해있지 않았었나. 남신 오드는 어쩐 거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서 초절 프리~!! 지금도 거인족 애들한테 엄청 프로포즈 받고 있는데 죄다 걷어차주고 왔다제! 걔들이 써오는 수단이 난감하긴 하지만 말야~. 뇌신 토르는 누가 심술부려서 묘르닐 사라져가지고 울상짔기도 했다고~!! 후하하!! 인기 많은 여자는 괴롭다냥!!”

참고로 아까부터 결혼의 여신 프리그가 무언이 된 것은 프레이야에게 압도 되서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 의의를 완전히 부정당하여 속의 분노를 억제하는데 필사이기 때문이다. 이 (자칭) 미모 여신, 여자를 열받게 하는 데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래서? 그래서? 발키리를 멋지게 잡아낸 소문의 소년은 누구야 누구?”

“윽……아무래도 좋지 않나. 그대에게만은 알려주고 싶지 않다, 이 치녀 년”

발트레우테는 조금 말을 흐린다.

뭐라해도 이 프레이야, 정조 관념이라던가 태어난 시점에서 어미의 뱃 속에 놓고 온 듯한 여신이다. 본인은『다산을 다스리는 풍요신이니까 일이라구 일~』이라고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본인의 취미이다. 브리싱가멘이란 목걸이를 갖고 싶어서 드워프 네 명이랑 자버렸습니다, 라는 둥 머리가 이상하다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 녀석에게 저 소년을 소개해주고 싶지 않은 발트라우테였으나,

“응? 혹시 저 뚱보에 능구렁이같은 수염 아저씨?”

“소년이라고 했지 않았나!! 거기, 그 쪽 물푸레나무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외견이 가련하면서 심지가 굳어보이는 소년이다! 나의 승자를 모욕하지 마라 멍청한 것!!”

“호~호~”

말해버리고나서 후회한 발트라우테는 자신의 이마를 3번 활주로에 격하게 찧고, 자칫 비프로스트의 일각을 파괴할 뻔 했지만 이미 늦었다.

미모 여신 프레이야는 인간계를 들여다보면서,

“꽤 귀여운 생김새네. 너 저런 거 좋아했구나~. 믿음직한 누님 캐릭 하고 있는 거야?”

“아, 아니다!! 이건 진검승부의 결과이다! 싸움을 다스리며 인간계의 승패를 지켜보는 자로서의 결과이다. 승과 패를 구분하는 자의 한 쪽이 우연히 소년이였을 뿐이다!!”

“그래도 뭐, 솔직히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 아냐? 못해도 아까 그 뚱보 능구렁이 아저씨보다는야”

“……,”

발트라우테에게서, 치직! 하고 창과 같은 시선이 날려진다.

문지기 헤임달 따위라면 조그마한 나무 상자에 들어갈 만큼 몸이 작아지지만 미모 여신 프레이야는 팔짱을 끼고 히죽히죽 웃고 있을 뿐이다.

“그나저나 말이야~ 저 소년 솔직히 말해보자. 한 두번 자는 거라면 그렇다 치고 평생을 바칠 만한 거야? 나라면 좀 더 이렇게 댄디하고……”

이라며 프레이야가 자신의 세계에 잠기기 전에 인간계 미드라그르에서 비를 피하던 소년이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당연히 그의 육안으로 천계 아스가르드의 모습 따윈 확인할 수 있을리가 없다.

그는 그저 비구름이 몰린 하늘을 올려다보고, 이렇게 읊조렸다.

『햇님, 힘내~』 

 

 

무심코 풍요신 프레이야가 진심을 낼 뻔했다.

풍작과 날씨를 다스리는 여신의 오작동으로 인간계에 심각한 가뭄이 일어날뻔 했다.

 

 

“앗! 요, 프레이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대 무얼 남의 남편에게 가슴을 내주려는 것이냐!?”

“헉?! 이, 이 프레이야 쨩이, 대체 뭘……?”

“뭘은 무슨, 어떻게 된 거냐!! 애초에 날씨 제어는 그대의 오라비인 프레이의 담당 아닌가! 속성을 빼앗아서까지 허슬하려 들지마라, 칠칠치 못하게!!”

코피를 막으며 목 뒤를 치는 프레이야가 정신을 되찾아서 인간계 미드가르드의 기상은 화사한 맑은 하늘이 된다.

출혈이 대강 그친 프레이야는 어흠하고 헛기침을 하고 의도적으로 지금까지의 대화의 톤을 되돌리려 독설을 발휘했다.

“그 래 서~? 결혼이란 인생의 묘지에 헤매 들어간 발키리 쨩은 뭘 하고 있는거냥~? 집안일에 시달려 남편 돌봐주고 나날의 관절통에 고민하면서 늙은이 냄새 축적시키고 있는 거냥~?!”

프레이야는 확신범처럼 그러한 행동을 계속하고,.

“그치만그치만 듣기에 별거 중이라니까 신혼하자마자 벌써 권태기라던가~? 꺄하하!! 비참! 짱~ 비참!! 결혼 며칠만에 최단 바츠이치 코스라던가 짱 웃기거든요~?!”

“그, 그렇지는 않다”

“냐?”

“아, 아냐! 방금 전 부정은 아니다 멍청한 것! 난 말하자면 패배자이다! 그러니 승자에 대한 모욕을 관과할 수는 없는 것이다!!”

“됬대두 됬대두. 뭔가 있었거나 지금부터 뭔가 있는 거지? 이 프레이야 쨩에게 말해 보렴?”

프레이야의 히죽거리는 얼굴을 보고 발트라우테는 어깨를 떨며 낮은 목소리로 이렇게 답했다.

“……실은 사흘 뒤에 데이트이다”

“하?”

프레이야의 움직임이 딱하고 멈추었다.

프리그도 금시초문인듯 하여 눈이 휘둥그레져있다.

어쩐지 거북한 듯이 발트라우테는 이렇게 이었다.

“그렇다기보단 방금 전에도 다녀온 참이다.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저 소년을 관찰하여 반응을 확인하려던 참이다. 좋은 점과 나쁜 점은 구분해야만 하니”

“……결혼하고서도……데이트……?”

“이리 순진하다니!! 아아, 발트라우테!! 당신은 어쩜 이렇게 순진하나요……!!”

유난히 프리그의 흐트러짐도 장난이 아니였다. 이 여신, 남편인 오딘이랑 잘 안되가는 게 아닐까?

“이번에도 또 처음에 승부가 있어서 말이다. 그에 패배한 이상은 승자에게 은혜를 줘야만 한다. 그런 의미로 저 소년이 정의한 곳에 간 데이트이다. 솔직히 경품의 이름 따윈 아무래도 좋도다”

“아잉~ 발트라우테 쨩 져버렸엉~ 그치만 내가 꼬실 용기가 없으니까 솔직히 안심이야, 고마워 소년 쪽쪽”

“……방금 대사의 어디에 그런 결론을 도출할 구성 요인이 있었는지 설명해주실까”

“저 울끈불끈 마쵸 문지기 헤임달이 여기 담당하던 건 역할을 잘 못 나눴네. 역시 여기선 새된 목소리인 여신 프레이야 쨩이 노력해야겠다냥!!”

발트라우테의 날카로운 시선따윈 신경 쓸 여신 둘 이 아니다.

미모 여신 쪽이 꾹꾹 누르며 발트라우테에게 접근해와서 이렇게 물었다.

“그래서 그래서, 결혼 후의 데이트는 뭐야. 그런 건 역시 미체험이잖아. 상상도 안가네~. 어때 어때? 네가 아까 다녀온 데이트란 게 구체적으로 어떤 거였는지 말하라구”

“따, 딱히 들어도 그리 재밌는 얘기는 아니다”

단순한 실력만이라면 최강 클래스인 발키리, 발트라우테가 말하기에는…….

 

 

2

 

 

발트라우테는 천계 아스가르드에, 소년은 인간계 미드가르드에 있기에 평소는 가볍게 서로 얘기하지 못 한다.

컨택트를 취할 수단으로서 소년에게는 이렇게 일러두었다.

날 부르고 싶을 때는 집 옥가의 풍향계에 편지를 묶어라. 두 마리의 까마귀가 그걸 받아서 내게 전해줄 것이다, 라고.

완벽한 셔틀로 변한 후긴과 무닌은 질색하는 듯 하지만 발트라우테의 안광이 너무 무서워서 전서구 짓을 하고 있다.

계기는 그 편지였다.

『발트라우테랑 데이트 하고 싶어』라는 문자를 보고 천계제 미주가 들은 그릇을 성대히 뒤집은 발트라우테는 허둥지둥 인간계 미드가르드로 향했다.

“웃기지 마라 멍청한 것!! 이런 파렴치한 요구를 응할 리 없잖냐!!”

“와~ 발트라우테가 데이트 하러 와 줬다!”

“엣, 바, 그런 게 아니다!! 어이, 멋대로 얘기를 진행시키지 마라. 도시락 펼치지 말란 소리다!!”

“?”

“갸웃거리지 마라, 멍청한 것. 승부다. 이런 것은 승부를 정하는 것이다! 부조리한 요구를 한다면 우선 내게 이기고서 해라!!”

지난 번, 세계수 유그드라실 오르느냐 마느냐하는 승부를 시도해보니 너무나 예상외인 방향으로 나아간 방성 쯤은 하고 있는 발트라우테이다.

더는 승부사에 봐주지는 않다.

그리고 발키리와 인간으로는 근본적으로 운동 성능이 너문다르다. 웬만한 승부사라면 확실히 발트라우테가 승리할 수 있다.

그런 고로, 이번에는 진짜로 소년의 바람을 묵살내는 쪽에 선 발트라우테였지만,

“조, 좋아. 그럼 수퍼 룬 듀얼 카드로 승부!!”

“젠장!! 타켓 층으로 명백히 그쪽이 특기인 게 오다니!!”

아름다운 금발을 박박 긁는 발트라우테였으나, 그 책갈피를 이용한 카드 게임 그 자체를 모른다는 것은 아니다.

발키리가 모으고, 통솔하고 있는 전사자 에인헤야르는 원래 인간계 미드가르드의 영혼이다.

그런 관계로 천계 아스가르드에도 인간계 미드가르드의 문화가 어느 정도 유입해있다.

그렇고 해서,

“허, 허나 말이다. 승부에는 공평성이 있어야만 한다. 일단 쌍방의 장단점을 알고 엄격한 룰 설정을……”

“듀얼 개시!!”

“어이 멋대로 시작하지 마라! 정말이지, 이래서 요즘 애들이……!”

“에헤헤. 발트라우테랑 데이트로 카드 게임이다~”

“지금 그 데이트를 건 승부를 하고 있잖느냐?! 이번에는 아직 데이트가 아냣!!”

“쑤리사즈(thurisaz)랑 라이도(raidho)를 컨택트! 더블로 데미지 4배!!”

“잠깐 잠까안! 뭐냐 그 더블이란?!”

“발트라우테 몰라? 제 3 탄부터 새로 추가된 룰이야”

“그, 그런가. 역시 전사자를 넣으면 정보가 늦는군. 허나 거기서 하갈라즈(hagalaz)를 리버스! 데미지는 그대에게 돌아간다!!”

“리버스 룰은 제 2 탄 부터 사라졌어”

“에엣?! 아니, 그런 건 미리 말을 해야……!”

“자, 트리플, 쿼드러플로 데미지 16배. 발트라우테의 체력을 그대로 날린다!!”

“아―아―!!”

그런 고로, 어쩐지 잘 모르는 새에 데이트 확정.

얼굴을 새빨갛게 하는 발트라우테였으나 패자의 임무는 이뤄야만 하기에…….

 

 

“흠흠. 흠흠흠! 그래서 어떻게 됐어, 어떻게 됐어 발트라우테! 구체적인 데이트 내용에 관해서 말해보렴 이 프레이야 쨩한테!!”

“아, 아니, 그러니 기본적으로는 벌이지 그리 즐거운 것은 아녔다”

발트라우테가 시선을 헤엄치며 더욱 얘기를 진행시키자…….

 

 

어찌됬건 패배는 패배.

데이트는 데이트이다.

 

 

평범한 인간 소년이 천계 아스가르드로 갈 수는 없다 (그렇다기 보다, 정확하게는 가능하지만 인간이 천계에 온다=죽음 이다) 여서, 발트라우테 쪽이 인간계 미드가르드로 향했던 것이다.

본래라면 남자인 소년 쪽이 에스코트해야하지만 상대의 나이를 고려하면 경제 사정 따윈 없기와 마찬가지이고, 또 아홉 세계를 자유롭게 다녀 여러 왕성, 궁전으로 발을 옮기는 발트라우테를 만족시킬 경치를 알리도 없다.

그래서 데이트 코스는 발트라우테 주도. 천계산 백마를 다루며, 일단 인간계에 있는 여러 관광 명소를 돌아다니었던 것인데.

백마에 올라탄 소년은 말한다.

“……왜, 내 뒤에서 발트라우테가 말 아저씨 고삐를 쥐는 거야?”

“이러지 않음 그대가 떨어져서다”

“왠지 나, 발키리한테 쏙 들어간 거 같아. 보통은 이거 포지션 반대지 않아……?”

“이 신장차로 위치를 바꾸면 내 등에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갑옷이 딱딱해서 아파”

“바, 바로 만질 수 있을 거라 생각치 마라! 요 멍청이가!!”

“……,”

“그, 그보다 경치를 즐기어라!! 나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 어떤 어려운 곳도 가볍게 넘는 천계산 백마를 다루지 않음 절대로 볼 수 없을 귀중한 경치가 펼쳐져 있잖냐!!”

 

 

3

 

 

“그렇게 된 거다”

최초는 흥미진진했으나, 듣고 있는 동안 낙담해가는 결혼의 여신 프리그와 미모의 여신 프레이야.

머리를 감싸앉는 프리그는 기가 막힌다는 듯하여, 일단 프레이야가 이렇게 딴죽을 넣었다.

“……저기, 좀 다른 걸 여쭙겠는데요”

“뭐더냐”

“왜 데이트에 완전 무장해서 가는데!! 갑옷 입고 기다린다니, 말도 안되잖아?!”

“발키리란 그런 것이다! 애, 애시당초 상대방은 저러해도 남자다. 무, 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잖더냐!!”

“에엣, 결혼했는데도 안돼? 그럼 골은 어디에 있는건데, 언제 합체 할건데, 영문을 모르겠네~!! 그보다 결혼하고서 쭉 방치하는 거야?! 그런 식으로 있으면 소년한테 내포된 리비도가 안쪽에서 파열하겠네!!”

엣? 하고 발트라우테는 조금 몸을 경직시키더니,

“……뭐냐. 인간이란 잘못 다루면 기폭하는 구조이 있는 게냐?”

아니아니 그런 얘기가 아니잖아, 라고 딴죽을 걸려던 문지기 헤임달의 입을 프레이야가 한 손으로 막고, 프리그가 배 한 가운데에 발차기를 넣어 본격적으로 다물게했다.

지금은 착각이든 뭐든지 좋다.

어쨌거나 이 바보 아내, 발트라우테를 교정시켜야만 한다!!

“위험하지~ 엄청 위험해~ 이미 카운트 다운 시작된거 아냐~? 결혼을 다스리는 프리그 님이시라면 잘 알고 있지 않나요?”

“에, 예에 그렇죠, 호호호. 발트라우테, 결혼이란 애초에 남녀가 하나가 되어 다음 세대로 잇기 위한 의식입니다. 그걸 어중간하게 내버려둔다는 건 강의 흐름을 억지로 막는 것과도 같죠. 쌓아두다가 벽이 무너지면 큰일이 날거라는 건 아시죠?”

“……,”

발트라우테는 잠시간, 찡그린 면상으로 정지한다.

벗어 벗어, 잔말말고 후딱 그 갑옷 벗어!! 적어도 귀여운 사복으로 갈아입고서 다음 데이트에 임하라고 저 소년을 위해!! 라고 여신들은 마음 속으로 바랬으나,

“……어쩐지 얘기가 수상쩍다만”

“칫!! 멍청이가 이럴 때만 머릴 굴리긴!!”

“후후훗, 역시나 그렇군. 그대는 우리의 관계를 꼬이게 하여 즐기려 했던 거군! 아암 그래, 결혼이란 영혼의 이어짐이다!! 그러한 파렴치한 행위 따위 하지 않아도 영원히 함께 있을 수 있을 터!!”

“……여, 영원히 못하는 건가……”

“……이건, 조금, 너무 승부 바보로 키운 걸지도 모르겠네요……”

머리를 감싸는 여신 두 명은, 그러나 동시에 이후의 방침도 즉시 정했다.

무슨 수를 써도 좋다.

저 소년이, 발트라우테의 갑옷을 벗기게 만들어야한다!!

 

 

4

 

 

그렇게 해서 결혼의 여신 프리그는 인간계 미드가르드로 내려왔다.

발키리처럼 비프로스트를 이용했으나, 프리그는 오로라의 갑옷을 두르고 있지 않기에 그리 화려한 연출은 없다. 그리고 그 쪽이 프리그로서도 좋았었다.

본래, 천계 아스가르드의 의사를 전하는 것은 발키리의 역할이며, 신 그 자체가 인간계로 오는 일은 드물다. ……그렇지만, 애초에 주신인 오딘이 인간이나 동물로 변신하여 자주 인간계 미드가르드로 온다 (그리고 대부분, 인간끼리의 살인이나 전쟁을 유발시킨다.) 톱이 그래서 아랫 사람이 따를리도 없고,『신은 인간계에 가서는 안된다』라는 건 완전히 뼈만 남았다.

……참고로, 아홉 세계를 마구 건너다니면 전쟁이 일어난다는 얘기도 있으나, 결혼의 여신이 일으키는 전쟁이란 건 분명 부부 싸움일테지. 오늘도 세계의 어딘가에서 용을 죽이는 전사와 룬을 다루는 마녀가 주먹다짐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프리그는 표면상『인간계에서 행해지는 혼인을 축복하기 위해』라는 명목으로 미드가르드로 향하고, 운좋은 신랑 신부를 마음 속에서 놀래키고, 어떤 소년이 사는 작은 집을 들렀다.

현관으로 들어가면 소년의 양친을 놀래킨달까 여러모로 귀찮으므로 그냥 2층 창문으로 직접 실례하기로 한다.

“안녕, 소년”

“누나 누구야?”

“그래그래. 누나. 우후후, 누나라니, 우후후후후! 그래그래!!”

무자각으로 웃음주머니를 찌른 소년이 천진난만히 고개를 갸웃이는 걸 확인하고 프리그는 허둥지둥 헛기침을 한다.

이 소년에게는 어떠한 종류의 매료라던가 추가 공격 스킬이라도 달려있는 걸지도 모른다.

“어험. 난 프리그, 결혼을 담당하는 여신으로서 발트라우테의 상사 같은 자랍니다. 실제적인 상사는 오딘이라는 전쟁 바보인데, 그 사람은 의외로 못 써먹어서 제가 이름대고 있답니다. 공적은 세워주고 있지만요”

“?”

“모른다면 됐어요. 저도 그걸 말하러 온 게 아닙니다”

프리그는 간소한 창문 턱에 걸터앉으며,

“사흘 후에 발트라우테와 데이트이죠?”

“에에?! 어떻게 안 거야! 누나야는 미인 스파이였어?!”

“누나야우후후미인후후후후후!!!!!! ……아니, 그게 아니라. 전 발트라우테를 포함한 아홉 발키리 체제를 관리하고 있답니다. 스케쥴도 알고 있지요. 그리고 그 데이트에 있는 문제점도”

“……가면 안되는 거야? 볼일 생겼데?”

“아뇨아뇨 설마. 전 되려 찬성이에요. 하지만 지금 이대로는 데이트가 실패하는 건 불 보듯 뻔하죠. 그래서 당신에게는 그 불안 요소를 제거해줬음 하는 겁니다”

“불안 요소 란 게 뭐야?”

“그렇죠”

프리그는 생긋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한마디로 발트라우테의 갑옷입니다. 저것만 빼버리면 다 잘 된답니다”

 

 

5

 

 

한 편, 천계 아스가르드에서는 필사적으로 발키리를 억누르던 문지기 헤임달이 쓰러지고, 발트라우테가 3번 활주로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미모 여신 프레이야는 가볍게 식은 땀을 흘리며,

“어이쿠야~”

“이봐 프레이야!! 이게 어떻게 된 것이냣. 왜 인간계의 상태를 내게 보이는 걸 거부하지……우아아아!? 애 저 소년과 프리그 님이!!”

“말해두겠지만 바람으로도 저 소년을 유혹할 생각도 없어. ……그보다 그런 좋은 역할이라면 반드시 프레이야쨩이 땃다구. 결혼은 싫지만 먹는 건 침이 줄줄 이니깐~”

“그런 건 알고 있고 저 소년이 누구와 얘길 하든 흥미는 없다!!”

“으응~ 소년 좀 더 발트라우테 쨩만 잔뜩 봐 줘~. 무릎 배게도 입으로 먹여주는 것도 해줄 테니까~”

“여, 영문 모를 잠꼬대 따윈 아무래도 좋다, 멍청한 것. 이건 무슨 상황인지 설명을 요구하고 있단 말이다!!”

프레이야를 밀어내고 인간계 아스가르드의 모습을 관찰하는 발트라우테.

그러자, 마법으로 강화한 청각이 소년의 말을 들어냈다.

『에엣, 그런 거 괜찮아~』

『어째서죠? 당신 또한 발트라우테의 여성다움에 이끌렸을 테죠. 그렇다면 데이트 할 때 쯤은 저 갑옷을 벗어서 좀 더 귀여운 옷을 입어줬음 여기지는 않나요?』

『으음~. 그치만 나 저 갑옷 좋아하는 걸』

그리고.

발트라우테는 양팔을 낀 채 조금 눈을 돌리고, 흥하고 코에서 숨을 쉬었다. 태도와는 반대로 얼굴에 무엇이 쓰여져 있는지는 설명할 것도 없는 느낌이다.

프레이야는 어이 없단 듯이,

“……역시 남자구나~. 저 정도 나이면 검이니 방패같은 거에 동경하는 건가?”

“멍청한 것, 그런 단순한 얘기가 아니다. 저 구름 한 점 없는 눈동자는 신성한 발리키의 본질, 순백한 빛을 보고 있었다”

그러나, 직후에 인간계의 소년은 이렇게 덧붙였다.

『저 갑옷 야하니까 좋아~』

 

그리고 미모 여신 프레이야가『본질!! 본질이래요!!』라며 배를 잡고 굴러다니며, 발트라우테의 화풀이로 무지개 활주로 비프로스트가 붕괴할 뻔 했다.

 

 

6

 

 

그렇지만 여신 프리그에게도 목적이 있는지라, 이 수, 저 수로 소년을 구워삶았다. 최종적으로, 『갑옷을 벗는 게 더 데이트가 즐거워질걸요?』이란 말로 설득하여, 소년에게 발파를 거는데 성공했다.

여신 프리그는 이렇게 설명하였다.

“발키리가 두른 갑옷은 특별제이니 평범한 칼날로는 부서지지 않죠. 물론, 손으로 벗기는 것도 어려울 겁니다. ……오로라를 벗겨내라고 해도 의미는 모르죠?”

“그럼 어떻게 하면 돼?”

“니다벨리르로 가면 되요”

소년의 순진한 물음에 프리그는 미소로 답한다.

“드워프가 사는 지하 세계랍니다. 그들은 손재주가 무척 뛰어나서 저희 신들의 도구와 무구 따위도 제조하고 있죠. 드워프의 손을 빌릴 수 있다면 발키리의 갑옷을 벗기기 위한 공구따위도 만들어줄거에요”

“흠흠”

본래, 지하 깊은 곳의 이계따윈 인간계 미드가르드의 인간은 접근하려고도 들지 않지만, 역시 이 소년에게 그런 생각은 없는 듯 하다.

결혼의 여신 프리그도 대충 설명하고 얼른 앞으로 진행하려는 듯 하고,

“지난 데이트가 실패한 건 아마 발키리가 일하는 옷으로 직업 의식이 빠지지 않아서겠죠. 갑옷을 벗고서 귀여운 오으로 갈아입으면 발트라우테도 일과는 다른, 다른 측변을 보여줄겁니다”

“와~. 누나야 고마워~”

“우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 그럼 전 이만. 안전을 고려하면 동행하는 게 좋다고는 생각하지만, 결혼의 여신으로서는 이 이상 남녀 사이에 끼어드는 건 불가능해서”

“바이바이 누나~”

“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

마지막은 어쩐지 괴도같은 느낌이 되어, 웃으며 떠나가는 여신 프리그. 발린 말이 아니라 순수한 평가라는 것이 무척 마음에 들은 듯 하다.

그렇게 해서.

천계 아스가르드로의 여행 다음은, 지하 세계 니다벨리르로의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였다.

 

 

7

 

 

“근데 말야~”

천계 아스가르드에서는 귀찮다는 듯한 상태의 여신이 한 명.

프레이야이다.

“프리그 님도 여러모로 힘내는데 저거 괜찮을려나”

“뭐가 말이더냐”

“보기는 귀엽달까 먹어버리고 싶은 타입이라던가 침 줄줄 나는 건 인정하는데 저 소년 좀 너무 마르지 않았어? 솔직히 지하 세계 니다벨리르까지 못 걸어갈 것 같은데”

“그, 그렇지 않다! 저건 저래뵈도 심지는 굳다. 애초에 세계수에 망설이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자란 말이다. 지하 세계 쯤은 간단히……앗!?”

“……(히죽히죽)”

“무얼 즐기고 있단 듯 웃고 있는 거냐 프레이야아~!! 패자로서 승자에 대한 모욕을 간과치 못하는 것이 그렇게나 이상하더냐?!”

“푸~. 그렇지 않다궁 내 달링은 강하고 멋있다궁 저 소년 욕하는 녀석은 다 용서 못 한다궁~”

“……오늘 밤 메인디쉬는 암퇘지 진저 소테로 할까……?”

“그럼 내기로 승부할까? 프레이야 쨩 요즘 새로운 액세서리 갖고 싶다는 생각 들기도 하는데~, 저 소년이 지하 세계 니다벨리르까지 도달하지 못하면 그 머리에 달려 있는 깃 장식 같은 걸 넘기거라~!!”

“뭣, 이게 없어지면 내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사람이 되지 않더냐!? 아무도 발키리라 모르게 되지 않더냐?!”

“그치만 이길 거잖아? 이길 거니까 딱히 상관 없잖아? 저 소년은 뭐라해도 심지가 굳으니까 지하 세계 니다벨리르 쯤은 별 거 아니지~ 히죽히죽”

“으윽! 허, 허나 말이다. 애초에 내가 이 승부에 이겨서 무슨 득이 있단 것이지?”

“그야 그 때는 프레이야 쨩이 여자 끼리의 쾌락도 있단 걸 몸으로 렉쳐……아무것도아님다농담임다”

발트라우테가 멸뇌의 창을 들기 시작해서 역시나 미모 여신 프레이야도 귀찮단 듯이 정정하고,

“저럼 그걸로 하자. 풍작이랑 다산의 속성을 지닌 여신으로서 저 소년이 정원에서 키우는 아스파라가스를 대풍작으로 해줄게”

“……내게는 아무런 득도 없다만……뭐, 저 소년이 만족한다면 무모한 짓을 하거나 묘한 승부를 걸어오는 기회도 줄지도 모르겠군.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승부의 빈도를 조정하는 의미에서는 내 이익도 되다는 건가”

“발트라우테 쨩, 저 소년이 기뻐하는 얼굴 보고 싶엉~ 그걸 위해서라면 설령 불 속이든 물 속이든 언제 어디서든 어떤 노력도 아끼지 않앙~ 그러니까 달링 머리 쓰담쓰담해줭~”

“뒤집혀 묶여도 같은 잠꼬대를 할 수 있을지 해볼까……?”

“묵을거면 *M자로 부탁한다제”

(*역주 : M자 묶기는 주로 상대방을 능욕할 때 쓰입니다. 주로 도적들이 기센 여자의 프라이드를 꺾기 위해서 쓰이며, 강간에서 윤간, 그리고 여자가 쾌락에 빠져서 스스로 허리를 흔들 때 까지 묶어 두지요.)

그런 고로 승부는 결정.

발트라우테는『소년이 지하 세계 니다벨리르까지 도달한다』, 프레이야는『소년은 지하 세계 니다벨리르에는 도달하지 못한다』에 건다는 것이지만,

“(……멍청한 것, 저 소년이 지하 세계 니다벨리르에 도달하면 무엇이 일어나는지 벌써 잊은 건가? 열심히 저 소년에게 오로라 갑옷을 벗겨져 귀여움 받거라, 발트라우테, 냣하하하~!)

“응? 뭔가 말했나”

“아무 것도 아냥! 그럼 승부도 내용도 정해졌고 인간계 미드가르드의 모습이나 관찰할까요~!!”

“말은 그리해도 말이다”

발트라우테는 승부 그 자체는 승인한 듯 하지만, 다른 걱정 재료가 있는 듯 하다.

“어이 프레이야”

“뭔데”

“저 소년은 괜찮나? 분명 세계수 유그드라실을 올라 천계 아스가르드를 목표했을 때는 기압과 고도의 문제에 직면하여 죽을 뻔 했다. 이번에는 그러한 트러블은 없을테지”

“미지이네요”

라며 성실하게 대답한 것은 문지기 헤임달이였다.

“이번에는 기압과 고도 문제는 생기지 않을테지요. 아래로 가는 것 뿐이니까요. 단지 지하 세계란 것은 즉, 동굴의 안 쪽 깊숙히 간다는 것입니다. 공간 그 자체가 좁으면 산소 부족이 되는 리스크는 있고, 화산성 유독 가스가 발생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으니까 역시나 리스크가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대책은 없나? 지난 번 처럼 중요할 때 아슬아슬하게 되는 전개는 사양이다만”

그건 댁이 고집 부려서잖아, 라고 그 자리의 모두가 생각했지만 입으로는 내지 않는다.

헤임달은 예의 바르게 이렇게 대답했다.

“광산에서는 카나리아를 쓰면 될 걸요. 산소가 부족하거나 가스가 맴돌면 특수한 반응을 보여서 가르쳐준다고 합니다”

“……,”

거기서 발트라우테는 전령용 두 마리의 까마귀, 무닌과 후긴에게 눈길을 줬다.

그들(?)은 제각각 항의한다.

“싫다구요 그런 위험한 일!!”

“가장 먼저 쓰러지기 위한 센서라니, 손해보는 역할은 사양이거든!?”

그러자 발키리는 은근슬쩍 멸뇌의 창을 잡아서,

“……그만큼 울면 역할은 다할 수 있겠군. 가라”

우선 소년의 곁으로 까마귀들을 보낸 발트라우테에게 미모 여신 프레이야가 말을 건다.

“근데 지하 세계는 어떻게 관찰할거야? 지금처럼 활주로에서 아래를 들여다기만 해서는 안보이잖아?”

“헤임달. 뿔피리를 넘겨라”

오른손을 가리켜진 문지기 헤임달이, 움찔하고 어깨를 떤다.

무시하고서 발트라우테는 이렇게 말했다.

“그 걀라르 호른 말이다. 분명 그것은 지상의 요툰헤임까지 자라서 지혜의 물을 빨아올려 마시기 위해 쓴다 하였지. 뿔피리를 지하 세계까지 뻗으면 소년의 움직임을 관찰할 방도가 생기겠군”

“아, 안된다구요!! 걀라른 호른은 천계에 싸이렌을 울리기 위한 뿔피리이기도 하니깐! 이러는 지금도 최종전쟁 라그나뢰크는 시작될지도 모른다구요! 그걸 감지해서 전군에 알리는 것이 문지기의 역할입니다!! 그러니까 걀라르 호른을 놓을 수는……!!”

“이런이런”

발트라우테는 느긋하게 고개를 가로지으며,

“……그대는 또 내게 폭군이 되라하는 것인가?”

“나도야?! 무닌이랑 후긴처럼 이냐구요?!”

전문용어로 *텐돈이라 한다.

(역주 : 개그 용어로, 우리 나라 말로하자면 우려먹기랑 비슷)

헤임달한테서 뿔피리를 빼앗은 발트라우테는 마법의 힘으로 그것을 크게 늘렸다. 점점 순식간에 인간계 미드가르드에까지 닿고, 게다가 지면을 파내어 지하 세계로 이어지는 동굴에까지 뻗어간다.

뿔피리의 입구를 들여다본 발트라우테와 프레이야는,

“음. 이걸로 관찰할 수 있겠군”

“……오딘 님이 너희들의 혼약을 위험시 하던 이유를 대강 알 것 같아. 뭐, 은하적 미소녀 프레이야 짱은 즐겁다면 뭐든지 좋지만~!!”

“또 무슨 이상한 생각을 하는 거냐, 멍청한 것”

마법의 효과 덕분인지, 한 번 지면에 꽂힌 뿔피리 걀라르 호른은 조금 흔들자 꽂힌 상태에서도 잘 움직인다. 소년의 포착도 문제 없을 듯 하다.

지하의 상태를 관찰해보자 동굴의 거의 입구 근처에서 소년이 소지품 확인을 하고 있던 참이였다.

『손수건 있고, 배고플 때 먹을 과자 있고, 물병도 있다. 좋~았어 출발~』

“또냐고 이 초 경장비!! 샌들 신고 있고 애초에 동굴에 들어가는데 빛이 아무 것도 없잖아!!”

“어이쿠, 손이 미끄러졌다”

프레이야가 일부러 그런 듯 중얼거리고 뿔피리 입쪽으로 횟불을 던졌다. 카랑 카랑 카랑~, 하고 몇 번이나 딱딱한 소리를 반향시키고서 그것은 소년이 있는 동굴의 천장에서 툭하니 떨어진다.

『?』

소년은 이상해하다는 표정을 하고선 횟불을 줍고 동굴 안쪽으로 나아간다.

“방금 것은 룰 위반 아닌가?”

“애초에 룰 같은 건 없다구”

발트라우테의 의문을 가볍게 흘러넘기고 프레이야는 관찰을 계속한다.

동굴은 복잡하게 얽히고 광대히 뻗어있었다. 애초에 지하 세계는 크게 나눠서 두 개 있다. 지상에서 그쪽으로 가는 루트, 지하 세계 니다벨리르와 지하 세계 스바르트알프하임을 잇는 루트 등등, 수많은 길이 얽힌 교차점에 소년은 있는 것이다.

『니다벨리르, 니다베르……』

“안 좋군……. 발음하기 어려워서 점점 이름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미아가 될 징조네”

“하지만 저 부근은 일단 안내판 같은 게 있으니까……”

“스바르트알프헤임하고도 이어져있단 건 다크한 요정 같은 것도 이용하는 통로란 거잖아? 그 장난 좋아하는 놈들이 안내판을 바꿔치거나 조작하진 않을려나?”

하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천계의 주민들이였으나 예상에 반하여 그리 큰 트러블도 없이 소년은 동굴의 안쪽으로 계속 나아간다.

몰래 감시하고 있는 까마귀인 무니와 후긴도 산소 결핍이나 가스로 시끄럽게 소란을 내는 일은 없다.

“뭐야~. 의외로 평범해서 재미 없어~”

“도중에 포기하는 쪽에 건 그대한테 있어선 시시할테지. 하지만 무사히 도착하는 쪽에 건 내게 있어선 순조롭다. 무슨 일이든 평범이 제일, 평범 만세! 파란만장 따윈 필요 없다!!”

“정말 걱정되는 구나~ 발트라우테 쨩 저 소년이 걱정되는구나~ 다치지는 않을지 미아가 되진 않을지 무사히 돌아오면 꼬옥하고 안아버리겠구나~”

“시, 심심하다고 이상한 잠꼬대를 지껄이지 마라 멍청한 것!”

“……그보다 평범 평범해대는데 너 지금 발키리로서의 존재 의의를 스스로 부정하고 있지 않아? 인간이 드라마틱하게 죽는 걸 지켜보고 영혼 회수하는 쪽으로서 말야~”

프레이야는 어이 없단 듯 숨을 내쉬면서,

“그래도 지하세계 니다벨리르로 간다는 건 드워프한테 공구의 제작을 의뢰한다는 거지? 그런데 걔네들이 만드는 아이템 말이야, 황금을 써서 만드는 거잖아? 그것도 완전히『연유 있는』거. 괜찮을려나. 오히려 여기서부터가 진짜인 건……”

“쉿, 기다려라. 누군가가 저 소년한테 접근하려 하고 있는 것 같다”

동굴의 입구 근처는 복잡하게 얽혀있었지만 지하 세계 니다벨리르로 향하는 루트에 들어오고서부터는 세계수 유그드라실의 뿌리를 따라 거의 일직선이였다. 그 통로의 반대편에서 소년 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그림자가 있는 것이다.

“드워프일려나?”

“놈들은 저렇게 크지 않다. 아닛!? 저건……!!”

소년이 든 횟불에 비춰진 얼굴을 보고 발트라우테는 절구할 뻔 했다.

그 정체를 모르는 소년에게 인영은 이렇게 말을 걸었다.

『오야. 이런 데서 미드가르드의 백성과 만나다니, 우연인 걸』

『형아 누구야?』

『하하하. 안타깝지만 그 스킬은 남자신한테는 안통한다고』

무자각으로 프리그를 고야시켰던 대화를 인영은 웃는다. 웃으면서 남자신인 그는 이렇게 답했다.

『나는 로키. 출자는 꽤 복잡하지만, 이래뵈도 어스 신족의 일원이야』

 

 

그리고 발키리는 모든 무기 보구를 뿔피리의 입으로 던지려했다.

신들의 재보로 아홉 세계의 군사 레벨을 파괴되지 않도록 프레이야가 허둥지둥 막는다.

 

 

“마, 막지마라!! 로키다, 그 로키이다!! 광(光)신 발두르를 농담으로 죽이거나 수확의 여신 시프의 금발을 개그로 빡빡이로 하거나 펜리르이니 헬이니 무질서하게 만들어내선 최종 전쟁 라그나로크의 원인의 일단을 만들어낸 그 로키다!! 뭐가 우연이란 거냐 뻔뻔하다! 저 녀석, 틀림 없이 참견할려고 기다렸던 것임에 틀림없다!!”

“그야 100% 그럴테지만 일단 진정해!! 지금은 네가 세계를 멸망시킬려고 했다니까!!”

“승부의 공평성을 지키기 위해서도 난 해야만 한다!!”

“네 네 어차피 쪽쪽 하고 싶은 저 소년이랑 뽀뽀하고 싶은 츄츄잖아!!”

프레이야가 발트라우테를 조아매려다가 나가떨어져, 미모 여신이 평소에 타고 나디는 거대 멧돼지를 돌격시켜서 시간을 벌고 있는 동안에도 지하의 동굴에선 소년과 로키의 대화가 이어지고 있다.

『형아 뭐하러 온거야?』

『잠깐 드워프들한테 마법의 도구를 만들어달려고. 이야~ 시프의 머리를 빡빡이로 했더니 토르 새끼가 빡쳐가지고 말이야~. 대신 할 머리카락이 필요해졌거든』

『나도~』

『너도 여신을 빡빡이로 했니?』

『도구를 만들어달라고 왔어』

『하항~. 그런 거군. 하지만 드워프들은 쉽게 안넘어올 걸. 평범하게 부탁해도 법외스런 액수를 뜯겨지고 튈 게 뻔하지』

『그런 거야?』

『음. 녀석들한테 부탁을 할 땐 요령이 필요해』

그리고 발트라우테의 전신에 닭살이 돋았다.

“기분 나빠!! 싱글벙글 거리는 게 기분 나쁘다!! 아아~ 아아~!! 지금 당장 그 소년한테서 떨어져라!!”

“그러니까 진정하래도……!! 저건 엄청 변태인 건 틀림 없지만 다행히 남자 신이잖아! 소년한테는 그쪽 의미론 손 대지 않을테니까 일단 안심해!!”

“그런 것이 아니라 난 승부의 공평성과 저 소년의 인명을 말이다!!”

“앞치레는 됐으니까!! 커플링으로도 츄츄는 없으니까 안심 해!!”

으, 음, 하고 발트라우테는 조금 진정화해갔다.

거기서 문지기 헤임달이 쓸데없는 소릴 한다.

“……근데 게이란 선도 있지 않나?”

“윽!! 그래, 역시 위험하다! 애시당초 로키는 말로 변했을 때, 거인이 다루는 다른 발한테 덮쳐져서 슬레이프닐을 낳지 않았더냐!! 말인데다가 수다!! 성적 취향에 대해 이렇게나 신용하지 못 할 신이 있을쏘냐!!”

“헤임달 이 새끼 괜한 소릴 해대선……!! 괘, 괜찮아 괜찮아. 그런 전개는 프레이야 쨩도 좀 군침이 돌지만, 소녀가 군침을 흘리는 상황은 안되니까!!”

워 워~, 하고 치를 떠는 발키리를 달래면서 프레이야는 식은 땀을 닦는다.

그러는 동안에도 지하의 동굴에서의 대화는 이어진다.

『어떻게하면 도구를 만들어 주는 거야?』

『간단해. 그건 말이지……』

 

 

8

 

 

로키한테서 어드바이스를 받은 소년은 남자 신과 헤이져 다시 혼자서 동굴 안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천계 아스가르드에선 흥분에서 깬 발트라우테가 자기 혐악에 시달려 웅크리고 있었다.

“……난 소년 상대로 얼마나 헛슬했던 거지……?”

“아니, 결혼했으니까 반응으로선 나쁘지 않은 걸?”

중간에 과자를 먹고 물병을 기울여 목을 축이고 딱딱한 호밀빵을 먹으며 공복을 채우면서 소년은 마침내 동굴의 종착점에 도달했다.

드워프들이 사는 지하 세계 니다벨리르의 입구인 것이다.

“일단 이번에는 무사히 이계로 도달했군. 하하하!! 난 내기에서 승리했다!!”

“네 네, 저 소년의 아스파라가스는 대풍작으로 해 뒀어. 오히려 아스파라 숲으로 해버릴까”

“……어째서 승부에 졌는데 조금도 분해하지 않는 거지”

(그야 네 갑옷을 벗기기 위한 프로젝트가 성공으로의 길을 질주하고 있으니까지. 힛힛히)

미모 여신 프레이야는 그 속내를 숨기고 적당히 말한다.

“세계수 자력으로 오르다니, 지난 번이 난이도가 너무 높았대도”

“흐, 흥! 이 발키리와 정식으로 설정하여, 혼인이란 형태로 그 명운을 좌우시키려 한 승부란 말이다! 그 정도는 되야 당연하다!!”

“너 무모하게 만들려는거야, 아님 어리광 부리게 하려는 거야 뭐야?”

소년은 지하 세계 니다벨리르로 들어간다.

축축한 동굴과 달리 내부는 황금으로 찬란했었다. 비유 표현이 아니라 정말로 모든 건물과 통로가 순금으로 만들어져있는 것이다. 천계의 주민이 보자면 그 빛은 조금 독살스럽지만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한 경치일테지.

드워프는 인간의 어른 반 정도의 키를 하고 있고 피부는 전체적으로 거무스름하다. 그들은 금속을 채굴하는 광원이며, 금속을 연마하는 대장장이이기도 했다.

그래서,

『실례합니다. 대장장이가가 어디 있어요?』

『모른다』

『철을 뜨거운데 넣어서 탕탕 치는 그 대장장이요』

“안된다, 틀렸어. 그래서는 안된단 말이다 소년이여”

발키리가 머리를 부둥키지만 그 목소리는 소년한테는 닿지 않는다.

“드워프는 전원이 전원 대장장이의 스킬을 갖고 있기에『대장장이』란 전문 가게는 존재하지 않는단 말이다. 눈 앞에 목적인 인물이 있는데, 그렇게 물어선 언제까지고 찾을 수 없단 말이다”

“……이거, 신혼부부라기보단 엄마랑 아이 사이 같네”

라고, 잠시 헛된 대화를 반복하다 역시 위화감을 알아챈 것일테지. 소년은 황금의 길을 오가는 드워프 중 한 사람을 잡아 이렇게 질문했다.

『도구를 만들어주는 드워프 씨를 알려 줘』

“흐, 흥. 그래, 그렇게 말하면 되는 것을, 정말이지 이렇게 간단한 것을 알아채는데 이렇게나 시간이 걸리긴, 못말리는 녀석은 역시 이러니까……”

“얼굴에 엄청 쓰여있는 걸, 사모님. 그 히죽히죽거리는 거 음독해줄까?”

소년은 드워프에게 안내받아 그의 대장장이 터로 안내받은 듯 하다.

드워프는 이렇게 물었다.

『요망하는 물건은?』

『그게 있지, 발키리의 갑송르 벗기기 위한 공구가 있으면 말이지, 다음 데이트가 더 즐거워진다고 프리그 씨가 말했었어』

“핫!? 여태까지 승부거리기에 아무렇지 않게 응원했지만, 이게 성공하면 내 갑옷이 벗겨지는 것 아닌가!!”

“이제야 알아챈 거냐!! 하지만 이미 늦었지!!”

당황하며 가슴을 양손으로 가리는 발트라우테의 귀에 드워프의 다음 질문이 들어온다.

『대금은?』

“하지만 잠깐……. 잠깐, 좀 들어보래도”

“뭐더냐”

“괜찮겠어? 이대로 드워프한테 황금의 공구를 만들게해도”

“무, 물론 난감하다!! 이 갑옷이 벗겨진다니 생각치 못한다! 하, 하지만 말이다, 만약에, 만약에 말이다. 그런 공구가 완성되고 말아서 저 소년이 부탁이라고 진심으로 말해오면 그 때는 어쩔 수 없지 않나~하고……”

“그쪽이 아니라고 노출광”

프레이야는 매정히 잘라내고,

“드워프가 만드는 도구란 건 어스 신족도 따라하지 못할 정도 고성능이야. 뇌신 토르의 묘르닐도 주신 오딘의 궁그닐도 전부 드워프가 만든 거라고”

“그게 어쨌단 거냐”

“하지만, 걔들이 쓰는 황금에는 저주가 걸려있어”

심각한 표정으로 프레이야는 이어 말했다.

“특히 아까 그 로키의『어드바이스』처럼, 대금을 안내는 녀석들한테는 말이야. 실제로 우리가 쓰고 있는 도구에도 드워프의 저주가 걸려있어. 그 피해를 입지 않는 건 신으로서의 속성이 저주를 튕겨내고 있으니까야. 하지만 그게 없는 인간이 갖게 되면……”

“……,”

“로키가 드워프인 안드바리한테서 빼앗은 황금은 인간 지크프리트한테 양도되서 악룡 파프닐조차 양단한 영걸을 살해하는 원인이 됐지. 마검 다인슬레이프는 인간의 손으로 다룰 수 있는 범위 내의 도구이면서 최종전쟁 라크나로크의 방아쇠 후보라고조차 일컬어지고 있어. 너도 얘기 정도는 많이 듣지 않았어? 이런 설화는 드물지도 않아. 인간한테 신들의 무구는 제대로 다룰 수 없다, 라는 얘기도 있지만 그딴 건 뻥이야. 실제로는 드워프가 건 저주를 인간이 버텨내지 못해서야”

“그, 그, 그렇다면”

발트라우테는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질문했다.

“저 소년은, 드워프가 만들어준 황금의 공구를 받으면 어떻게 되는 거지?”

“응~?”

프레이야는 바로 위로 시선을 주면서,

“죽는 거 아냐?”

 

 

9

 

 

그리고 천계의 저택 발하라에서는 주신 오딘이 흉계를 꾸미고 있었다.

“……거 참 애먹이긴. 악신 로키까지 나올 줄은 차마 몰랐군. 허나, 이걸로 저 소년도 이제야 전사자의 일행이 되는군”

“무슨 뜻입니까 아버지?”

물은 것은 오딘의 아들인 뇌신 토르이다.

지난 번, 빡친 발트라우테한테 철저하게 얻어터지고, 번개 승부에서도 패배했기에 신으로서의 존재의의가 상당히 위험해진 토르이지만, 현재로서는 어찌저찌 뇌신의 속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 토르에게 오딘은 옥좌 위에서 몸을 젖힌다.

“무얼. 아내인 프리그들이 뭔가 인간 소년을 꼬시고 있길래 말이다. 경과를 관찰하고 있었다만, 이건 괜히 방해하기 보다 성공을 지켜보는 쪽이 우릴 위한 것이라 본 것이지”

“드워프한테 도구를 만들게한다, 란 예의 그것입니까?”

“음. 우리 어스 신족이라면 드워프의 저주 따위 상대도 안되지만, 그런 가호를 가지지 않은 인간이 드워프의 도구를 얻으면 도달할 결말은 하나라 정해져있지”

오딘은 히죽하고 웃으며,

“다른 세계를 넘나드는 행위가 죽음에 직결한다고, 지난 번에 배우지 못한 듯 하군?”

“호오호오. 호오!! 그렇다면 그거로군요. 저렇게나 인내와 용기, 과감함을 갖춘 소년이 전사자 에인헤야르의 열에 더해진다라! 참으로 좋군요!!”

“아암, 그렇고 말고!! 인간계 미드가르드에는 수많은 인간이 있다만, 이계를 둘이나 넘나드려던 자는 수는 상당히 제한되지!! 세계수에 대한 경외나, 이계로의 막연한 불안감 따위에서 인간계에서 태어난 평범한 영혼으로는 도전조차 생각치 못하니!! 이것은 상당한 규모의 전사자가 될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아홉 명이서 하나인 와그너 식 발키리의 체제도 원상복귀된다. 이것으로 최종전쟁 라그나로크의 대비도 만전하단 것이다!!”

앗하하 갓핫하~!! 하고, 완전히 속물이 된 주신을 보며, 결혼의 여신 프리그는 저도 모르게 머리를 부둥켰다.

“……설마하지만, 그렇게 간단히 될거라고 생각하나요?”

“이번에는 네 미스다 프리그여!! 난 아무 것도 손대지 않았다. 너희들은 한 번 구한 소년의 영혼을 일부러 이 몸한테 헌상한 것이다!!”

“……하아. 어쩐지 대마왕같은 대사네요”

본격적으로 두통이 나는 프리그는 한숨을 지으면서,

“그리고, 애시당초 계획을 꾸민 제가 그런 것도 고려하지 않고 소년한테 말을 걸었다고 생각하나요?”

“뭐라 말해도 이미 늦었다!! 증거로 저 소년은 드워프에게 황금의 공구의 제작을 의뢰했다. 드워프가 만든 공구를 받으면 저주가 발동하지. 인간계에서 태어난 영혼이 그것을 막을 수는 없다. 설령 발키리나 여신이 원격지에서 가호를 부여한들, 역시 운명한테서는 벗어날 수 없지. 임시방편인 가호가 아닌, 신으로서 태어난 자 자신이 자신을 위해 휘두르는 가호가 아니면 드워프의 저주는 튕겨낼 수 없으니까!!”

이미 말도 없이 고개를 가로지는 프리그였지만, 그녀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렇지만, 당신들은 좀 더 절박한 위기에 대응하는 편이 좋겠네요”

“누?”

“무슨 말씀입니까 어머니”

“지켜보기만 한다고 했으면서 어차피 일이 잘 안풀렸을 때에는 가차 없이 개입해서 저 소년을 전사자에 더할 속셈이였죠? 무구한 마음을 그렇게 이용하려는 자를, 당신은 어떻게 대처하라고 발트라우테한테 명령했었는지”

“…………………………………………………………………………………………………………………………………………………………………………………………………………………………………………………………………………그것이”

주신 오딘이 전날 입수한 트라우마를 떠올리고 있자,

 

 

콰콰아앙!!!!!! 하고.

청백한 섬광이 방의 벽을 바깥쪽에서 뚫고, 잔해의 너머에서 유유히 접근해오는 발키리가 한 명.

 

 

“힉, 히이이!! 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완전히 혼란에 빠진 오딘이 허둥지둥 신창 궁그닐을 잡으려하지만, 그 무구에 멸뇌의 창이 가차 없이 꽂혔다. 불똥을 튀기며 궁그닐은 방의 구석으로 굴러간다.

얼빠진 포즈로 허공을 잡으려는 오딘은 반쯤 울상으로,

“나, 나는 주신이다!! 주신인데~!!”

“……잘난 것과 강함에 인과는 없다, 멍청한 것. 거대 늑대 펜리르한테 먹히기 전에 찢어발겨줄까?”

“젠자앙~!! 역시 저 소년이 아홉 세계를 부주의하게 건너니까 이런 전쟁의 일그러짐이 발생한 건가~!!”

왠만한 독룡보다도 험악한 인상이 된 발트라우테한테 결혼의 여신 프리그가 한숨을 내쉬었다.

“발트라우테. 조금 진정하세요”

“그보다 이번 주번은 당신입니다!!”

“오, 옳소 옳소! 난 아무 것도 안했다. 그저 본 것 뿐이다! 저 소년을 지하 세계 니다벨리르로 가게 한 건 프리그다! 그 녀석이 드워프한테 황금의 공구를 만들게하려 한 거다!! 그렇다면 나쁜 건 쟤라고!!”

속물 가도를 폭주하는 오딘을 무시하고 프리그는 발트라우테한테 얘기한다.

“그러니까 일단 냉정해지세요. 괜찮아요, 저 수염이 말하는 결과는 안되니까요”

“……무슨 뜻입니까”

“드워프가 만드는 황금의 도구랑 무구에는 확실히 저주가 걸려있어요. 그건 인간이 버틸 수 있는 게 아닐테죠”

프리그는 일단 그것을 인정하고서,

“하지만, 애초에 그 저주에는 어떤 장치가 있어요”

“?”

 

 

10

 

 

뭔가 석연치 않은 채 결혼의 여신 프리그와 함께 비프레스트로 돌아온 발트라우테. 그러자, 3번 활주로에서 지하 세계 니다벨리르를 엿보고 있던 미모 여신 프레이야가 이런 말을 해온다.

“오~!! 봐봐! 일이 재밌어졌다고~!!”

“뭐더냐, 대체……”

하고, 발트라우테가 수상쩍어하며 뿔피리 걀라르 호른을 들여다보자,

『음. 이런 거면 되나』

『와~, 와~!! 고마워~!!』

“어, 어이!! 드워프가 만든 황금의 공구를 받지 않았더냐!? 저래선 드워프의 저주에 당하고 만단 말이다!!”

“쉿. 잘 보세요 발트라우테”

『맥가이버칼이다~, 샤킹샤킹~!!』

『하하하. 그거의 하나 하나가 발키리의 갑옷을 벗기기 위해 자동 작업하지. 그쪽 버튼을 눌러서 공구를 휘두르기만 하면 나머지는 알아서 해주는 구조지』

“……뭐지? 저주에 당한 것으로는 안보인다만”

“저주따위 존재하지 않으니까 당연해요”

프리그가, 당연하단 얼굴로 답했다.

하? 하고 몸의 움직임이 멈춘 발트라우테한테 결혼의 여신은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드워프가 황금에 저주를 거는 건 어스 신족이 노동에 대해서 정당한 보수를 지불하지 않아서에요. 대부분은 도구를 만들어달라고 하고선 대금을 내지 않거나, 심할 때는 처음부터 칼로 위협해서 도구를 만들게하죠”

“뭐, 전쟁 러브인 수염 아저씨가 주신이고, 완력만은 남아도는 신족이 하는 거야, 이 놈이고 저 놈이고 마찬가지란 거네”

“그런 상황에서 도구를 만들게 되면 저주가 하나 쯤은 만들어져도 이상하지 않죠.『힘으로 굴복시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전쟁 바보들한테는 그런 기미를 전혀 모를지도 모르지만요”

“그, 그럼……?”

“어차피 당신은 중간에 화나서 발하라를 습격했죠? 도중 경과를 놓쳤죠. 프레이야. 발트라우테가 이곳을 떨어진 동안에 무엇이 일어났는지를 설명해주겠나요?”

“음~ 하지만 그렇게 드라마틱한 일은 아녔는데~?”

프레이야는 공중에 시선을 두고, 적당한 느낌으로 입을 연다.

“『만들어줬음 하는 물건』을 들은 드워프는 그 대가를 물었어. 솔직히 넌 얼마 갖고 있냐는 거지”

“보통의 어스 신족이라면 여기서 거짓말을 하거나, 완력으로 협박하냐 둘 중 하나인 장면이죠”

“그리고, 저 소년은 이렇게 대답했어. 이것 밖에 없는데, 이게 다에요 라고. 음~ 은화가 7개 정도였나?”

“……그걸로는 드워프는 화낼테지. 녀석들은 노동에 대해 정당한 보수를 요구한다고 하지 않았나. 신들이 쓰는 무구랑 같은 공예품이다. 인간계 미드가르드의 은화 7개로 거래가 성립할리가 없다”

“그런데 그게 그렇지 않았단거지”

“?”

“그 볼품 없는 은화를 본 드워프는 소년한테 이렇게 물었어. 이 은화는 얼마만큼의 시간을 들여서 모았냐고”

프레이야는 어깨를 으쓱이고,

“그랬더니 저 소년은 한 달의 노동 거의 전부라고 대답한거지. 뭐랬나? 벌꿀 술인 직인 아래서 직업 훈련을 받고 있으니까, 거기 도우미로 얻은 용돈 이랬나?”

“……,”

“그리고 마지막에 드워프는 웃으면서 이렇게 답했어. 그렇다면 이쪽도 한달 분의 진심으로 답해야만 한다고. 에이 정말~, 반짝반짝 미인 프레이야 쨩은 이런 땀내나는 대화 싫다 싫어~”

“그런 거에요”

결혼의 여신 프리그는 결론을 낸다.

“드워프는 금액의 크고 작음이 아니라 그 금액을 얻기 위해 낸 노력에 답하여 일을 한다. 아홉 세계를 지배하는 어스 신족에게 있어서, 금화의 산따위 대단찮은 노동도 없이 얻을 수 있는 거죠. 그런 걸로 드워프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고, 그 정도 금액조차 안내려는 자한테는 실의와 증악을 품고 말죠”

“하지만……저 소년은……달랐다?”

“드워프의 저주는 그들의 직업의식, 성의의 증표에요. 대장장이 직인으로서의 자존심을 배신당하면 저주가 생겨난다. 처음부터 직인의 기술에 성의를 보이고 진지하게 교섭을 했더라면 저주 따위 발생할리가 없는 거죠. 물론 저 소년이 어떤 성질인지는 발트라우테도 잘 알고 있지 않나요. 적어도, 전 그걸 알고 있기에 이번 얘기를 꺼낸거지만”

다시 말해서, 라고 프리그는 한 번 말을 끊고서,

“오딘들은 처음부터 소년이 질리 없는 승부를 멋대로 이용해서 자멸한 것 뿐이에요. 이래도 아직 화낼 이유가 있나요?”

 

 

12

 

 

라고, 어쩐지 얘기가 너무 예쁜 방향으로 정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발트라우테한테는 한가지 문제가 남아있다.

그렇다,

“저 소년이 발키리의 갑옷을 벗기기 위한 공구를 손에 넣고 말았지 않은가!! 이, 이건, 그, 뭐지? 나한테 벗으라는 무언의 압력인건가!?”

“……그보다 완전 무장한 갑읏으로 데이트라니, 너무 기분나쁘잖아. 근본적으로 밀리터리는 땀냄새난대도!! 남자 아이는 여자 아이한테 그런 거 바라지 않아!! 아님 넌 자기 남편한테 땀 페치라던가 터무니 없는 패러미터가 달려있다고 생각하는거야!?”

“아니, 확실히 여름의 체육관이 아니면 안된다고 해도 난처한게 당연하잖냐 멍청한 것이다만!!”

“그럼 벗어!! 벗어버려! 벗 어 라, 벗어~!!”

“석연치 않아……. 석연찮지만 뭐, 황금의 공구가 생기고 만 이상 나는 반항하지 못하지 않나? 뭐라해도 드워프가 만든 무구랑 도구는 신들의 속성에 직결하는 것이다. 뇌신 토르가 뇌추 묘르닐을 갖고 있듯이, 주신 오딘이 신창 궁그닐을 갖고 있듯이, 발키리의 갑옷을 벗기는 공구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갑옷을 벗기는 효력을 갖고 있으니”

“그걸 알았다면 발트라우테 쨩 귀여운 양복을 선정하자꾸나, 원피스로 할까 아님 섹시한 바지로 할까 우와하하하하하~!! 오늘은 다소 끈을 묶는 게 복잡하고 평소는 절대로 입지 않는 속옷에라도 트라이 해버릴까~!!”

“망상이라고는해도 너무 천하다……!!”

젠장~ 귀찮아죽겠네 이 발키리, 라고 미모 여신 프레이야가 질렸단 듯이 말했지만 거기서 문지기 헤임달이 또다시 괜한 소릴 했다.

“저기이. 그렇게 갑옷을 벗는 게 싫다면 저항하면 되지 않나요? 아무리 갑옷을 벗기기 위한 공구가 있다고 해도 상대방은 인간의 완력이고, 발키리가 진심을 내면 얼마든지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미모 여신 프레이야가 늘 타고 다니는 거대 멧돼지가 문지기 헤임달한테 돌격하여 활주로를 질질 끌고 다닌다.

괜한 소릴 들어서 또 고집을 피우면 골칫거리다.

상쾌한 미소의 여신 프레이야가 마중 보내는 형태로 발트라우테는 백마에 올라탄다.

“그럼 데이트란 것에 다녀오지. 이것 또한 사흘 전부터 결정한 것이라 어쩔 수 없는 거다!!”

“예이 예이. 뭣하면 승자에 대한 보너스 포인트란 걸로 사랑과 욕망의 프레이야 짱도 섞여서 3ㅍ……아뇨 아무 것도 아닙니다”

꺼낸 멸뇌의 창의 선단을 보고 위축하는 미모 여신.

발트라우테는 백마와 함께 비프레스트를 이용하여『존재』를 흐뜨려 입자 모양으로 변하더니 하늘 일면에 부자연스런 오로라를 그리며 인간계 미드가르드에 내려섰다.

그리고, 발키리가 없어진 3번 활주로레 뾰꼼하고 나타난 그림자가 한 명.

결혼의 여신 프리그이다.

“……어떻게 됐나요?”

“지금이 제일 좋을 때에요. 옷, 발트라우테가 저 소년이랑 조우했다!”

“오오! 발트라우테가 인기척 없는 물레방아 집으로 소년을 안내했어요!!”

“뭐 갑자기 소년의 집에 처들어가면 부모님이 놀라자빠질테니깐요. 아들이 일찍 죽는구나 하고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달까”

『으, 음. 갑옷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벗겨도 좋다. 하지만 그건 남들 앞에서는 난감하다』

“진짜야!? 저 소년의 손으로 직접 벗긴다니! 이, 이건 설마 누나가 레슨해줄게 타입인가~!!”

『인간계의 센스에 맞춰서 다소는 그대들이 말하는 데이트에 걸맞는 옷을 몇 가지 마련해뒀다. 하지만 그걸로 갈아입기 위해서라도 우선 갑옷을 벗어야만 해야한다』

“에에, 그쪽?! 기왕 벗기는데 그대로 몸단장해서 데이트 방향!! 그냥 그 물레방아집이 골 지점인데 지금부터 어딜 가려는거야!? 쟤 진짜로 애태우기 여왕이잖아!! 한 바퀴 돌아서 오히려 엄청 전문가네!!”

“……발트라우테는 데이트의 마지막에 무언가가 있는지를 제대로 설정해뒀나요?”

소년은 다소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 드워프가 만들어준 황금의 공구를 꺼낸다. 샤킹샤킹샤킹~!! 하고, 멕가이버칼 모양의 공구는 혼자서 수많은 디바이스를 전개해간다.

『뭐, 뭔지 가까이서 보니 굉장하군. 사, 살살 부탁하마』

『처음이니까 나도 잘 몰라』

『천천히다, 어쨌든 천천히, 알겠지?』

“이것만 들으면 야한 건데!! 거기서 순조롭게 멀어져가는 네가 믿겨지지 않아!!”

“결혼의 여신으로서도 애욕의 여신으로서도, 여기까지 오면 어쩐지 모독당하는 것처럼 보이네요……”

어찌됐건, 이걸로 발키리가 갑옷을 벗기면 상황은 다소는 호전할테지.

직업 의식의 상징인 갑옷을 벗고 여자아이 다운 귀여운 의복으로 갈아입으면 발트라우테의 프라이베이트한 면이 얼핏 보일지도 모른다.

데이트란 그런 것이다.

결혼이나 애욕과 같은 신들의 속성을 쓰지 않고 사이를 깊게 한다면, 그에 상응한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 두 사람한테는 그 시간이 얼마든지 있다. 그렇다면 성급히 일을 진행시키려는 것보다도 그들의 페이스에 맡겨서 느긋하게 진전을 기다리는게 결과로서 깊게 굳센 인연이 될지도 모른다.

그런 식으로,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던 여신 두 사람이였는데,

『어라?』

『왜 그러냐』

『갑옷을 벗기는데 필요한 디바이스는 다해서 8개인데, 아직 쓰지 않은 디바이스가 남아있어』

“그러고보니”

라고 중얼거린 건 결혼의 여신 프리그다.

“드워프는 황금을 써서 도구를 만들지만, 재료가 남으면 다른 도구를 추가로 만들고 만다고 하죠. 신들의 주요된 무구 중에서도『덤으로』로 만들어진 게 꽤 있었고”

“……덤으로 신들의 랭킹을 뒤바꾸니까, 역시 드워프 장난 아니네~”

그녀들이 그런 얘기를 나누고 있자, 인간계 미드가르드의 상태가 이상해졌다.

『음~. 일단 써보자』

『괜찮은건가?』

『모르지만, 에잇』

『모르는데 마구 꺼내……우와앗!!』

드물게도 발트라우테의 절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허둥지둥 지상으로 눈을 돌리는 프리그와 프레이야. 거기서는 이런 광경이 펼쳐졌었다.

소년이 손에 든 황금의 멕가이버칼에서 도저히 금속으로는 보이지 않는 유연하고, 어쩐지 촉수같은 것이 미끌미끌하고 나온 것이다. 질량 보존의 법칙이라던가 완벽히 무시한 수와 길이와 크기였다.

『무, 뭐, 뭐냐 그건!? 무슨 물건이냐!!』

『? 정말로 무슨 물건이야?』

『아, 아니, 그렇게 의아해해도 말이다……뭐어……으음……어차피 중얼중얼하기 위해서란 건 감이 온다만……』

『어라~? 이런 데 버튼이 있다~』

『이 이상 괜히 건들지 마라 멍청한 것!! 일제히 달라 붙거나 작게 진동한다던가 시작하면 난 어떻게 하면 되는 거냐!? 젠장, 판타지란 녀석은 이러니까!!』

남의 얘기를 듣고 있지 않는 소년이 버튼을 누르자 멕가이버칼의 핸들에서 익숙한 드워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 그 거시기, 재료가 남은 이상 덤으로 뭔가 만들어주는게 우리들의 유의인데, 이 경우는 어떻게 해야되는지 고민했거든. 댁이 어던 상대의 머리라도 부수는 해머같은 걸 받아도 난처하잖아』

『그, 그게 어째서 이 촉수로 이어지는 거냐……?』

『거기서 난 이렇게 생각했지. 댁은 발키리의 갑옷을 벗기기 위한 공구를 원해했다. 하지만 여자란 건 벗기기만 하면 끝이 아니라고. 여자를 다루는데 익숙한 걸로는 안보였으니까 덤으로 하나는 그쪽 방면으로 정리하는 게 좋지 않나하고 말이야』

『……,』

『그 녀석은 한 번 기동하면 나머지는 자동적으로 발키리를 천국으로 보내버리는 마법의 디바이스란 말씀!! 아무리 고지식해도 불감증이라도 상관 없지. 갑옷을 벗기는 공구와 원 세트로해버리면 발키리한테 대해서는 거의 무적이다!! 가하하! 이 얘기를 해버렸더니 주변 드워프 놈들 다같이 모여서 진심을 내버렸지 뭐야! 너무 성능이 높아서 발키리는 흰자 보이며 거품 물지도 모르지!!』

그 장난감 조금 흥미 있을지도……라고 눈동자를 반짝반짝이며 프레이야의 목소리 따위 인간계 미드가르드에는 닿지 않는다.

조금은 좋은 느낌이 됐던 물레방아가의 분위기는 (상태를 이해하지 못하는 소년을 두고 발트라우테 한 명의 살기에 의해) 완전히 식었다. 바닥에서 가만히 일어난 발트라우테는 무언으로 소년의 손에서 황금의 공구를 몰수하더니, 아직 벗기지도 않은 갑옷을 의미도 없이 다시 갖췄다.

그리고서 오른손으로 청백하게 빛나는 멸뇌의 창을 움켜쥐더니, 의아해하는 소년을 향해 이렇게 고한다.

“……잠시 기다려라”

 

 

그리고.

지하 세계 니다벨리르에 신들의 분노가 쏟아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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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라던가, 보이는 건 일단 수정하고 하나로 이어서 올림.

 

나눠서 올린 건 비공개로 처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