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번역] 발트라우테 씨의 혼활사정 – 제 3 화 신족과 거인의 차이란 한없이 불공평하다

제 3 화 신족과 거인의 차이란 한없이 불공평하다

 

 

1

 

 

모 월 모 일.

소년과 발트라우테가 싸웠다.

데이트 도중의 이야기이다. 참고로 이번에도 (표면상은) 꺼려하는 발트라우테한테 소년이 승부를 거는 형태로 실현했다. 절벽에서 낚시 승부를 했는데 신발과 나무통 밖에 낚지 못 한 소년이 제한 시간의 종료 직전에 뺨을 부풀리자, 실수로 바다의 여신 란의 의장이 걸리고 말아서 한 방 역전이 된 것이다 (참고로 낚여졌을 때, 여신 란은 반라이며, 발트라우테는 비난하는 눈초리였다)

그래서, 문제가 된 싸움의 경위란 것은……

 

 

“발트라우테는 키 높다~”

“음. 아무래도 역시 키가 큰 편이 전투에 유리하지. 그런 식으로 설계된 것일 거다”

“난 뭘 먹어도 키가 안 커. 다리 기다랗다. 부럽다~”

“햐앙!? 가, 갑자기 어딜 쓰다듬는 거냐 멍청한 것!?”

라는 것이 원인이 아니라.

 

 

“더워~”

“으, 음. 오늘은 풍양신 프레이 따위가 기합을 너무 넣은 걸지도 모르겠군”

“발트라우테는 항상 갑옷 입고 있는데 안 더워?”

“이런 건 익숙해지면 딱히 별 거”

“므~. 그 갑옷 안이 시원하다던가 그런 장치는 없는 거지”

“누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대체 어디에 손을 넣는 거냐아아아아아아아아!?”

라는 것이 원인인 것도 아니고.

 

 

“산 토란이다~!”

“허억 허억, 으 으음. 허나 먹을 것이 아니라면 섣불리 만지지 마라. 피부가 간지러워지니”

“토란 토란~”

“……어이 운명의 세 여신 노른이여, 이 흐름은 아니잖나. 3연속으로 여기도 파렴치 네타가 올 것은 어렴풋이 예상했지만 그래도 이건 섬세한 곳을 당하면 완전히 파렴치가 어쩌니 할 차원이 아니게되버리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평소는 철벽 무표정인 울즈, 베르단디, 스쿨드 세 여신은 드물게도 양손을 치며 폭소했지만, 역시 이것도 원인이 아녔다.

 

 

애초의 발단은 발키리가 언제나 타고 있는 백마이다. 인간계 미드가르드로 온 발트라우테를 올려다보고 소년은 이렇게 말한 것이다.

“나도 그거 타고 싶어. 안돼?”

“므”

발트라우테는 고삐를 쥐고 백마의 움직임을 제어하면서,

“유감이지만 그건 못 한다”

애초에 소년의 키를 생각하면 평범한 말을 타는 것도 어려울테지. 포니 같은 것이라면 다를지도 모르지만, 이만한 거구를 탈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로데오처럼 될 것이 눈에 훤하다.

거기다 발트라우테가 다루고 있는 것은 평범한 말이 아니다. 이건 비프로스트를 이용한 특수한 이동 방법을 원활히 진행시키기 위한 디바이스이기도 하다.『존재』를 한 번 뿔뿔이 흩어지게 하는 비프로스트인데, 거기에 의도적으로『불순물』을 투입하는 것으로 광속 87%로 오차수 수십 센티의 범위에 확실한 착륙을 행하는 레벨에까진 도달하지 않는다.

그런 특수한 백마이기에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보다, 『왠만한 신이여도 태연히 떨어뜨리는』말썽꾼의 고삐를 인간계의 소년한테 맡길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소년 쪽은 그러한 사정은 이해하고 있지 않은 듯 하여,

“왜야 왜야? 타고 싶어, 타 고 싶 어~!!”

“훗. 애초에 이 녀석은 2 미터 가까운 키가 있다. 지금의 그대로는 기어오르는 것도 못하지 않나?”

하고, 살며시 거절하는 발키리.

“으, 으으……”

그러자 소년은 갑자기 매고 있던 가방 안을 주섬주섬 뒤지더니,

“당근~”

그리고 백마는 곧바로 무릎을 꿇었다.

발트라우테는 이를 악물며,

“큭, 결국은 축생인가!!”

“탈래!!”

와~, 하고 소리 지르며 백마에 달려드려는 소년의 상반신을 발키리는 양손으로 가볍게 잡고, 그대로 자신의 정면에 쏙하고 넣는다.

소년은 불만스러운 말투로,

“……이건 아냐. 뒤에서 지탱받는 게 아니라, 내가 혼자서 고삐를 다뤄야한다구”

“왜 거기에 집착하는 거냐……? 딱히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인간계의 범위에서라면 내가 안내해줄 수 있다만”

“스스로 다루는 거에 의미가 있어!!”

“그보다, 안됐지만 그건 무리다”

발트라우테는 인간과 발키리 사이에 있는 근본적인 신체 기능의 차를 생각하여 솔직하기 그렇게 대답한 것인데, 그걸 들은 소년의 뺨이 눈으로 봐서 알만큼 부풀어올랐다.

“할 수 있는 걸!! 처음부터 잘 하는 건 무리일지도 모르지만, 제대로 많이 연습하면 나도……”

“으음. 그런 레벨의 문제가 아니다만”

“할 수 있어!!”

“인간과 표범이 속도를 경쟁하는 것과 같다. 그건 노력할 방향이 아니다만……”

“할 수……”

“뭐, 인간에게 불가능한 것은 내가 보조해주마. 내가 못하는 것을 인간이 보조할 수 있을지는 모르다만, 거기서 등가교환을 요구할만큼 속이 좁진 않다”

“윽……우우!!”

응? 하고 발트라우테는 위화감을 알아챘다.

양손 안에 쏙하니 들어가있는 소년이 부들부들 떨고 있다. 그녀가 소년의 얼굴을 들여다보려하자 소년 쪽이 고개를 들고 이렇게 외쳤다.

“시끄러웟, 바보!! 나도 노력하면, 노력하면 제대로 강해질 수 있는 걸!! 와앙!!”

“잠, 어, 어째서 거기서 우는 거냐!!”

“뺘아!!”

발트라우테의 손에서 빠져나가고 백마에서 반쯤 뛰어내리 듯이 이탈한 소년은 양눈을 X 표로하고 양손을 올리며 달려간다.

뒤에 남겨진 발트라우테는 벙 찐채,

“……대체 왜 저러는 거지?”

중얼거림에, 백마는 굵은 목을 꺾어 주인을 보았다.

동그란 눈동자는, 『안돼. 인간의 우는 방식은 여럿 있지만, 뺘아 는 안돼』라고 알리고 있는 듯 했다.

 

 

2

 

 

“아니 뺘는 안돼지, 뺘는”

천계 아스가르드로 돌아오자 같은 발키리인 구녀 로스바이세는 어이 없단 듯이 중얼거렸다.

참고로 발트라우테는 4녀이다.

……이 발키리 아홉 자매, 가장 아래인 구녀 로스바이세조차 신장 170 센티 (하지만 가슴은 없다) 라는 철벽의 쿨 뷰티 들이였다. 발키리의 시스템은 신과 인간, 양 쪽에 친화성이 있는 자가 자연 선택된다지만, 분명 이 시대의 인간계 미드가르드에는 깔보여지며 욕 받고 싶은 사람들이 잔뜩 있는 거라고 추측된다.

이젠 신들의 모임장으로 변해가고 있는 비프로스트 3번 활주로에는 두 명 말고도 발키리들이 모여있었다. 그녀들은 활주로에 직접 앉아서 무언가 얘기하고 있다. 원래부터 전장을 오고다니는 일을 해서인지 품위 있는 의자나 테이블이 없는 땅바닥이여도 그녀들은 딱히 저항감을 느끼지 않는듯 하다.

“허, 허나 말이다. 나로서도 소년의 감정이 어째서 갑자기 고양된 것인지 이해가 안간다. 인간이란 것의 구조는 역시 간단하지 않을지도 모르지. 그래도 승부의 은혜로서 승자한테서 요구받은 데이트인 이상, 이쪽의 실수로 끝나는 건 납득 못한다”

“프라이드를 자극받아서 아닌가요?”

딱히 깊이 생각하지 않고 말을 끼얹은 건 차녀 게르힐데”

인텔리 계 군사로서 안경을 놓지 않는 그녀는 프레임을 가볍게 손가락으로 다듬으며,

“인간계 미드가르드의 남성은 용감함이야말로 미덕의 기준으로 삼는 구석이 있어요. 주신 오딘 님이 그렇게 교육했으니까요. 발키리와 인간을 동여릿하는 건 큰 착각이지만 여자의 몸한테 계속 지켜지는 자신을 창피해한 걸지도 모르죠”

“므으”

“언니 브륀힐데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구녀 로스바이세가 화제를 돌렸지만 장녀 브륀힐데는 딱히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다만 안구만을 조금 움직여 4녀 발트라우테들을 시야에 넣은 채,

“……미안하다만, 나는 그런 화제에 대해 적절한 회답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감정이 없는 목소리로, 그녀는 말한다.

“내 경우, 인간 지크프리트와의 관계는 파멸적인 말로를 맞이했으니. 실패한 자한테서의 어드바이스 따위 받아도 도움이 되긴 커녕, 판단 재료에 혼돈을 가져올 뿐일거다”

“치이”

구녀 로스바이세는 감정의 기미보다도 단순히 대답이 나오지 않은 것에 신음거린다.

차녀 게르힐데는 활주로의 끝에 눈을 주고,

“추측을 계속해도 얻을 수 있는 건 망상 뿐이에요. 언제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환경에 있으니까 답을 모른다면 미정리인 정보를 축적시켜가는 편이 아직 낫지 않나요?”

“……그럴 지도 모르겠군. 어디보자”

3번 활주로의 끝에서 인간계 미드가르드를 들여보는 사녀 발트라우테.

그러자, 작은 집의 정원에서 나무 봉을 휘두르는 소년이 있다.

『뷰웅 뷰웅!!』

“……저건 뭘 하려는 거란 말이냐?”

일단 침울해하지 않다는 것에 안심하면서 사녀 발트라우테는 눈썹을 찌푸린다.

정원에서 베이컨을 굽고 있던 소년의 부모님도 그 생각은 같은 듯 하여, 갑자기 휘두르기를 시작한 아들에게 질문을 던져봤다.

소년은 이렇게 답한다.

『그게 있지, 오늘 친구랑 싸웠어』

“친구는 무슨!! 신부가 되달라고 해온 건 그대잖나!?”

“사녀 발트라우테. 태클이 초초초 빨랐던 건 그만큼 충격이라고 봐도 되나요?”

“승부의 룰과 결과에 따른 정보이다. 애매히 되선 난감하다는 거다!!”

『응, 응. 그래서 있지, 그 친구는 엄청 강하고, 언제나 똑바로 등을 피고, 무슨 일이 있어도 당황하지 않는 사람이야』

말하는 동안에도 나무 봉을 계속 휘두르는 소년은 말한다.

『그치만 있지, 분명 언제든지 계~속 강한 채로는 있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 감기에 걸리거나 다치거나 하는 일도 있을 거니까』

“……,”

여신 이둔이  키우고 있는 불사의 사과를 우걱우걱 먹고 있는 천계 아스가르드의 주민한테 있어서 그 문제 제기는 착각도 유분수이지만, 사녀 발트라우테는 저도 모르게 말이 막혔다.

『그러니까, 만약 그 친구한테 힘든 일이 있고, 원래의 힘을 못 쓰게 되버렸을 때 내가 지탱해줄 수 있을 만한 힘이 있다면 좋겠다라고 생각해. 그건 분명, 그 친구한테 지켜지고 있기만 해선 안되는 거야. 나도 강해지고 싶어. 강해져서, 발트라우테를 지탱해주고 싶어. 태생이 다르다던가, 재능은 결정되있다던가, 그런 건 상관 없이』

하지만……이라고 소년은 말을 흐렸다.

사녀 발트라우테의 전신에서 안좋은 땀이 줄줄 흐른다.

근본적으로 무리라던가 노력을 해야될 데가 아니라던가, 아주 지 멋대로 떠들었던 건 대체 어디 있는 바보인가?

게다가, 인간계 미드가르드의 소년은 고개를 들고, 애처롭게 웃으며 이렇게 말한 것이다.

『그치만, 안되더라도 좋으니까 노력하기로 정했어! 곧장 완벽한 성과는 내지 못하더라도, 분명 어딘가 다른 장면에서 조금은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하니까. 그게 발트라우테를 도울 수 있는 장면이라면 좋겠다~』

3번 활주로에서일의 전말을 듣고 있던 발키리 아홉 자매를 대표하여 차녀 게르힐데가 이렇게 질문했다.

“뭔가 할 말 있니?”

“죄송합니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럴 때는 체육 회계가 되는 4녀 발트라우테였다.

 

 

3

 

 

지금 당장 소년의 집으로 돌격하려한 발트라우테였으나, 다른 발키리 여덟 명이 총출로 조여매어 막았다. 요즘 잊혀져 가고 있지만, 그녀들의 본래의 업무은 뛰어난 전사자의 영혼을 회수하여 최종전쟁 라그나로크에 대비하는 것이다. 섣불리 인간계 미드가르드의 민가 따위에 들이닥치면 아들이 일찍 죽는 것이 아닌가하고 부모님이 놀랄지도 모른다.

그런 고로, 일단은 두 마리의 까마귀, 무닌과 후긴을 소년의 집으로 보내는 발트라우테.

그들(?) 은 제각각 말한다.

“아뇨, 잊었을 지도 모르는데요”

“저희도 원래는 주신 오딘 님 전용의 척후가 아닌데”

잔뜩 투덜거리지만 복수의 발키리들한테 노려보여지자 허둥지둥 날아가니, 이미 천계 전체의 셔틀로 인정해도 좋을 것 같다.

해서, 인간계 미드가르드의 민가의 창문에서 소년의 방을 들여다본 까마귀들이였는데,

『어라? 없는데요 그 소년』

“뭐라고?”

발트라우테는 제 3 활주로에서 인간계 미드가르드를 본다. 지금은 이미 밤도 늦다. 그 나이 때의 소년이 밖을 나돌 시간대가 아닌 건 상식에 서투른 발키리여도 안다.

“대체 어디로 간 거지?”

『방에 지도 같은 게 있는데요』

『뭔가 더러운 글자로 이거, ‘수행의 여행’ 이라고 적혀있는 거 아냐?』

그걸 들은 발트라우테는 본격적으로 머리를 부여맸다. 이래서는 소년의 부모님께도 볼 면목이 없다.

“그래서, 그 소년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 거냐!? 지금까지의 이야기의 흐름을 보기에 저 소년이 인간계 미드가르드에만 머물 자가 아닌 건 뻔하다!!”

세계수를 중심으로 구성된 아홉 개의 세계 중, 저 소년은 벌써 두 개의 세계에 도전했다. ……인간계 미드가르드 중에서도 상당히 희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저걸 태연히 해내고 마는 소년이다. 거인국 요툰헤임을 향하여 지혜의 호수에서 솟아나는 물로 멱을 감고 싶다던가 터무니 없는 걸 생각해도 무엇 하나 신기하지 않다.

그런데 무닌과 후긴은 더욱 예상을 웃도는 정보를 갖고 왔다.

『아뇨 그게, 뭔가 지도에 쓰여져 있는게 맞다면』

『염마국 무스펠헤임까지 탐험하려고 하는 거 아냐?』

“마왕 스루트가 다스리는 총본산이잖나!! 왜 또 그 소년은 그런 레드 랭크의 위험 지대에 발을 옮기려는 거냐!?”

최종전쟁 라그나로크 때에는 죽은 자의 손톱으로 만든 거대선 나글파르를 이용하여 대량의 악령과 거인을 몰고 세계를 석권한다고 일컬어지는, 악 중의 악이다. 그 악의 정점에 군림하는 마왕 스루트는 불타는 검으로 아홉 세계 모두를 불태운다고 일컬어진다.

『음~. 천계 아스가르드의 무술이나 마법을 인간이 수행하려고 하면 수 십년이나 걸리니까요. 그거랑은 다른 계통에서 지름길을 찾으려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멍청한 것, 놈들이 그렇게 솔직하게 무술이나 마법을 가르쳐 줄 것 같더냐! 어차피 속아서 영혼을 먹히는 게 뻔하다!! 젠장, 내 어리석은 발언으로 저 소년을 너무 몰아너은건가!?”

주신 오딘이나 아스 신족 따위가 간단하게는 소원을 이뤄주지 않기에, 그것과는 다른 계통의 힘을 가진 마왕 스루트와 명계의 여왕 헬 따위를 받드려는 주술사 따위는 드물지 않다.

하지만 그렇게 지름길을 이용하려는 자의 말로를, 발키리인 발트라우테는 잘 알고 있다. 명계의 여왕한테 영혼을 잡히는 일도 있고, 발키리의 손으로 영혼 레벨로 파괴당하는 일도 있다. 어찌됐건, 그 방법의 결말에 구원은 없다. 그녀는 서둘러 백마에 올라타 3번 활주로의 사용 요청을 낸다.

“……칫. 데이터 트래픽이 혼잡해서 곧장은 비프로스트를 기동 못하나”

문지기 헤임달을 노려보지만, 소심한 관제는 목을 가로지을 뿐이다.

그녀는 3번 활주로 너머에 펼쳐진 넓은 하늘에 눈을 돌리고, 양 눈을 크게 뜬다.

인간계 미드가르드 전체를 내다본다.

“……찾았다. 결국은 인간의 다리지, 아직 미드가르드를 나가지 않았어. 지금이라면 되돌릴 수 있다. 영혼을 어두운 그림자한테 잡히지 않는다!!”

『저희들은 어쩌죠?』

“데이터 트래픽의 문제로 비프로스트 기동까지 2, 30분은 걸린다. 장소에서 생각하기에 그대들이 빠르다. 우선 저 소년과 접촉하여 위험을 전해라. 내가 도착할 때까지 얘기해서 잡아 둬라!!”

『라져』

무닌과 후긴의 말을 들으며 발트라우테는 백마 위에서 의식을 집중시킨다. 몇 개의 마법의 프로세르를 고속으로 실행하는 것인데, 정보의 전달 상황이 나빠 주면의 기기가 따라오지 못하는 것에 짜증스러움만이 쌓여갔다.

『저기 있다, 그 소년이네요』

『어~이, 잠깐 거기 서봐~!!』

(좋았어!!)

소년은 갑자기 나타난 무니과 후긴한테 놀란 듯 했다.

『후닌이랑 무긴이다~』

『무닌이랑 후긴이에요』

『둘이 하나로 셔틀』

『싫은 데만 기억하고 있기냐!?』

두 마리의 까마귀는 소년의 주위를 푸득 푸득 날아다니며

『염마국 무스펠헤임로 가지 말아주세요! 거긴 당신이 생각하는 만큼 안전한 장소가 아니에요!!』

『위험한 장소가 아니면 수행이 안되잖아』

『맞는 말인데 레벨 업을 노리려면 난이도가 너무 하드라고 말하는거에요!! 대마왕까지는 아니더라도, 소마왕 정도가 집결해있는 섬에 가봤자 경험치는 못 벌어요!! 일단 얻어 터진다구요!!』

『장비가 가죽 옷이랑 나무 봉이고! 초심자의 수행이래서 우선 마을 근처를 어슬렁거리면서 체력이 줄면 여관에 돌아가는게 기본 아냐!? 돈 모아서 장비를 갖춘다던가 파티 멤버 찾는다던가 많이 있잖아!?』

『???』

너무 전문용어를 써선지 계획성이 없어선지, 소년에겐 실감이 나지 않는 듯 하다.

무닌과 후긴은 이래저래 이야기를 계속한다.

『애초에 무스펠헤임의 악령이랑 거인들이 인간한테 마음을 여는 일이 없다는 건 부모님한테서도 배우지 않았나요? 그런 위험한 장소로 왜 발을 옮기는 거에요』

『그게 있지~』

소년은 나무 봉을 븅 븅 휘두르며,

『무스펠헤임의 사람들한테서 자주 연습 받을거야』

『하?』

『일단 염마국 무스펠헤임에서 “사람” 따윈 없다고 태클을 걸겠는데, 그건 둘째치고, 대체 무슨 소리야?』

『우리들의 인간계는 신님이라던가 발트라우테가 지켜주고 있잖아. 그치만 그건 그녀의 손으로 말 아저씨를 타는 거랑 같은 거야. 제대로 강해지기 위해서는 내가 혼자서 힘내야지!』

“……, 므, 그렇게 나왔군”

발키리는 백마의 고삐를 쥐면서 무심코 눈썹을 움직였다.

확실히 그 방법이라면 염마국 무스펠헤임의 주민과 접촉한다지만 그 기술과 마법을 익혀서 인간의 영혼이 더럽혀지는 일은 없다.

단련을 쌓을 장소를 바꾸는 것뿐이지 하는 게 같다면 문제 없다.

신족의 가호가 없는 상태로 노력을 해서 오히려 성장 속도는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지만, 쉽게 마왕이나 명계의 여왕의 힘을 빌리려 생각하고 있지 않았던 것에 발키리는 일단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렇다면 나한테 직접 가르침을 배우면 될 것을……!! 아니아니 안된다, 난 돌려서『못 한다』라고 말해서 튕겨냈으니”

쿠웅~, 하고 자책심으로 텐션이 내려가는 발트라우테.

역시 원인의 일단은 그녀한테 있다.

어쨌거나 상황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인간계 미드가르드의 소년은 염마국 무스펠헤임을 향하고 있다. 하지만 목적은 악령이나 거인들의 사악한 기술이나 마법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신족의 가호가 없는 환경을 갖추고, 자신의 힘만으로 단련하고 싶다는 듯 하다.

이것 만이라면, 먼 길을 가지만, 외도에는 달리지 않았다.

얻을 수 있는 결과만을 생각해보면 제대로 된 길을 나아가고 있는 것이기에, 발키리의 권한으로 반드시 막아야만 할 만큼 절박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인 것은, 염마국 무스펠헤임의 주민이 솔직하게 소년을 맞이해줄지 어떤지인가. 가능성은 극히 낮다. 역시 소년의 몸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데려올 수 밖에 없나……”

그런 과보호가 이번 사태를 불러일으키고 말았기에 약간 내키기 않는 발트라우테였지만, 이것 만큼은 어쩔 수 없다.

무사히 집까지 보내면 인간한테도 가능한 범위의 트레이닝 메뉴라도 가르쳐줘야하나, 라고 생각하는 발키리.

그런 그녀의 귀에 소년과 두 마리의 까마귀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염마국 무스펠헤임이 위험한 장소인 건 사실이에요. 저희들 아스 신족의 지식을 활용하는 편이 지름길 아닌가요? 그렇다면 저희들의 입에서라도 얘기할 수 있어요. 부디 무리하지 말아주세요. 솔직히 주신 오딘 님한테서 천계 전체의 정보를 모아오라고 명령 받았으니까 얘기할 소재는 걱정없어요』

『그보다, 이런 섹시 계열 가정교사를 하고 싶어하는 건 발트라우테 아냐?』

“어이 잠깐!! 머, 멋대로 떠들지 마라 멍청한 것!!”

『있잖아』

라고, 소년은 말한다.

『이번 일은 발트라우테한테는 비밀로 해줬음 해. 걱정 끼치고 싶지 않으니까』

“지금 현재 맹렬히 고민하고 있다 멍청아!!”

이젠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끌고 온다, 라고 결의를 새롭게 한 발트라우테였으나,

『그리고 있지, 이건 남자의 수행의 여행이야. 이웃집 네비 씨가 남자는 여행으로 강해진다고 했는 걸!』

“땡! 그 자의 실태는 단순히 허세부리는 가출인이다!!”

『나도 남자의 수행의 여행을 할 거야! 그리고 제대로 강해지면, 발트라우테한테 잔뜩 칭찬 받을 거야!! 그러니까 그 때까지는 비밀!!』

“……………………………………………………………………………………………………………………………………………………………………………………………………………………………………………………………………………………………………………………………………………………………………………………으”

생일 선물을 몰래 준비하는 듯한 말투에, 발트라우테는 무심코 발진 프로세스 중인 3번 활주로에서 신음 소리를 지른다.

그의 몸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소년의 곁으로 향하여 데리고 와야한다.

그렇게 해야만 하는데, 그래서는 저 소년의 기특한 계획이 물거품이 되고 만다.

승부 바보인 발트라우테는 이러한『힘을 얻기 위한 노력』도 싫어하지 않다.

단련이란 자기 속에서 행해지는 승부다.

그리고 유혹과 좌절의 손을 뿌리치고 노력을 계속하는 자, 그러한 승자에 대한 은혜가 착실히 쌓여지는 점에 공정한 아름다움을 느낀다.

마찬가지로, 그 쌓아온 미를 외부인 제 3 자가 부숴뜨리는 행위가 얼마나 염치없는가도 알고 있다.

따라서.

결코 잔뜩 칭찬받는다는 구체적 상상으로 흔들린 게 아니다, 결코, 같은 공식발표를 마음 속에서 토해내면서,

“마, 막을 수 없어……”

이윽고, 발트라우테는 중얼거렸다.

“아아 정말!! 이래서는 저 소년을 못 막잖나!!”

 

 

4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발트라우테는 활주로 비프로스트에서 날아올라 밤하늘에 부자연스런 오오라를 그리는 형태로 인간계 미드가르드를 향해 내려가고 있었다. 백마는 착륙을 확인한 시점에서 다시 빛 속으로 사라져간다.

다만 소년의 근처는 아니다.

인간의 시각으로는 우선 파악할 수 없는 거리, 그러면서 발키리라면 여실히 관찰할 수 있는 거리를 유지하면서 발트라우테는 양 눈을 부릅이며 소년을 빤히 보고 있었다.

“저기~”

발트라우테와 합류한 무닌과 후긴이 질문해온다.

“천계 아스가르드로는 돌아가지 않는 건가요? 단순히 지상을 관찰하는 것 뿐이라면 딱히 저쪽에서라도”

“멍청한 것. 무슨 일이 있다면 곧장 날아갈 수 있도록 해두는 거다. 염마국 무스펠헤임이나 명계 니플헤임 주변은 마력의 흐름이 이상해서 비프로스트의 운용이 불가능하니. 이쪽이 확실하다”

“그렇게 걱정되면 저 소년 앞에 내려서면 될 걸”

“싸우고 화해도 안했으니까 여러모로 꺼림직한거게아아아아!?”

한손으로 짓눌러질 뻔한 후긴을 보고 무닌은 부들부들 떤 채 화제를 바꾼다.

“으, 으음……. 인간 소년이 염마국 무스펠헤임에 다가가는 것 만이라면 몰라도, 개인이라면 최강 랭크에 속하는 발키리가 총본산에 접근하면 그거야말로 계들은 전시 체제를 갖추지 않나요?”

“므. 하지만 여차하면 소년을 주워서 어떻게든 빠져나가지”

“괜찮을까요”

두 마리의 까마귀는 수상쩍어하는 태도로 중얼거린다.

염마국 무스펠헤임이라고 하면 천계 아스가르드에게 있어서 최대의 적대 세력이다.

아무리 최강 클래스의 발키리라고는 하나, 혼자서 어떻게 되는 상대가 아니다. 그보다, 그게 가능했다면 진작에 염마구 무스펠헤임은 멸망했다.

그만큼 위험한 상대인데, 발트라우테는 이렇게 말한다.

“애시당초, 이대로 간다면 리스크는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예상 밖의 사태에 대비할 필요는 있겠지만”

“?”

“저 소년이 염마국 무스펠헤임까지 도착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발트라우테는 간단히 말한다.

“저건 외양의 끝에 있는 섬나라다. 단순히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적당히 만든 조각배로 갈 수 있는 곳도 아니다. 애초에 최종전쟁 라그나로크의 시작은 그 광대한 외양을 건널 수 있을 만한 거대선 나글파르의 완성이 하나의 신호가 된다. 염마국 무스펠헤임의 힘을 총동원시켜도 가능할지 어떨지 모를 것을 저 소년이 조달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지 않지”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기라도 한다면 얘기는 다르지만, 저 소년한테 그런 마법의 힘이 없단 건 누구나가 알고 있다.

명계 니플헤임에서 빌려서 염마국 무스펠헤임에서『배』의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악령 따위의 일부는 중력을 무시해서 외양을 건너서 인간계 미드가르드에 위해를 가하는 일도 있다.

하지만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산발적인 사례다. 군세로서의 거인이나 악령들이 쳐들어오면 발키리로도 위험하지만, 소수의 악령 정도라면 소년을 덮치려고 하기 전에 끝을 낼 수 있다.

따라서,

“저 소년은 해변가까지는 가겠지만 거기까지가 한계다. 그래도 인간계 미드가르드를 감싸는 울타리를 넘으니, 충분히 이계를 건넌 대모험이지만. 소년은 해변가에서 포기할테지. 그리고 돌아오면 지금까지의 여행길이 그대를 강하게 해줬다고 말해주면 원만히 끝날거다”

“……제 생각인데, 저 소년, 다리랑 허리만큼은 확실히 강화됐네요”

“으, 음. 그거에 대해서는 부정 못하군. 이미 이계 건너기를 세 번이나 도전했으니”

그 원동력이 되고 있는 아름다운 발키리는 신음이듯 인정했지만, 일단 이걸로 사건 종료가 될 것 같다.

염마국 무스펠헤임은 위험한 장소지만 애초에 거기에 도달하지 못 하면, 소년한테 커다란 리스크가 닥치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으니까.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던 발트라우테 일행이였는데,

『오~, 로키 씨, 무슨 일이야~?』

『이거 우연인걸. 이런데서 만나다니』

“윽!? 단 번에 사태가 이상한 방면으로 굴러가려하다니!!”

“역시나 아스 신족의 죠커네요”

『난 지금부터 무스펠헤임에 볼일이 있어. 소년은 해수욕이야?』

『우연이다~. 나도 지금부터 무스펠헤임이야~』

“아니 잠깐, 거대선 나글파르는 없단 말이다!! 로키 자신은 변신이 가능할테지만, 설령 매로 변하더라도 소년을 들어서 데리고 갈 만한 부양력은 얻지 못할 거다!!”

『그럼 겸사겸사다. 나 이카로스의 날개 갖고 있으니까 널 데리고 가주지. 내 몸에라도 달라붙어』

『이카로스!!』

그냥 발트라우테는 전부 때려치고 싶어졌다.

“지이이이이이이인짜로 죠커로군 저 악신은!!”

“뜬금없이 그리스 씨네 네타 갖고 오네요. 근데 당신도 체육관이라던가 미터 법이라던가 꽤 세계관을 건넌 발언했으니까요. 복선은 있었죠”

“단지 인간이여도 조종가능한 날개가 있는 세계라면 가장 최초의 세계수 자력으로 오르는 얘기의 존재의의가 급속이 사라지지 않나. 뭐, 그리스 권에 기대지 않아도 우리 볼룬드 근처도 비슷한 날개 만들었는데꿰에에에에에에에!? 큭, 목을, 목을 조이면 안되지 않나요~?!”

“……인간이 그 목숨을 걸고 엄정히 행한 승부와 그 결과에 나중에 침을 뱉다니. 이 까마귀는 말 보다 전에 풍정을 배우는 편이 좋겠군”

그것보다, 이대로는 로키한테 이끌린 소년이 염마국 무스펠헤임에 향하고 만다. 해변가에서 되돌아가는거와 실제로 염마국으로 들어가고 마는 건 위험도의 자릿수가 간단히 변한다.

“저 악신, 오늘이야말로 쳐죽인다……. 그보다 거인이라던가 악령 전에 저걸 당장 처리해버리면 최종전쟁 라그나로크도 안일어나지 않잖나!?”

무심코 오른손으로 멸뇌의 창을 힘세게 쥐는 발트라우테였는데,

“아니 그래도, 지금 로키를 격추하면 폭발에 소년도 휘말리는게……?”

“으윽!!”

“로키도 자각은 있는 거 아냐? 이쪽 보고 싱긋하고 스마일을 보이는데”

“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발트라우테가 화풀이 내듯 멸뇌의 창을 밤하늘을 향해 던지고, 언제나 달을 쫓아가고 있는 늑대르 실수로 맞출 뻔한다.

염마국 무스펠헤임에 섣불리 다가가는 건 녀석들의 전시 체제를 유발시킬 수 있다.

발키리는 이를 악물었지만,

“(……그래도 여차하면 전쟁 일으켜서라도 저 소년만큼은 데려오자. 응. 염마국 무스펠헤임 주변은 비프로스트도 못 쓰지만 멸뇌의 창으로 바다 정도야 가르면 되고. 저 소년을 방치한 이상은 그 책임을 지는 건 당연하다)”

“승부 바보의 가죽을 쓴 사랑 바보가 엄청난 생각하고 있어요!!”

 

 

5

 

 

염마국 무스펠헤임의 장인, 마왕 스루트 또한 접근해오는 로키와 소년 (그리고 덤으로 무서운 눈빛을 발하는 발키리도) 의 위치를 정확히 포착하고 있었다.

거인이여서인지, 아니면 마왕이여서인지, 스루트는 크다.

단순한 키만으로 약 4미터. 그 체내에 숨겨진 에너지에 관해서는 세계수의 소각이란 최대 규모의 파괴력을 가진 마검을 단체로 기동시킬 정도의 레벨에 도달해있다.

지면에 내려온 로키는 염마국의 주민인 거인 무스펠의 군세와 명계 니플헤임에서 파견되온 악령의 군세에 포위되지만 로키는 가볍게 양손을 들고 실실 쪼갤뿐이였다.

마왕 스루트는 이렇게 말한다.

“뭘 하러 왔지? 이곳이 어디인가 모를리는 없을텐데”

“난 오딘의 의형제가 되서 소속을 바꿨다지만 원래 이 몸에 흐르는 피는 거인의 거라고?”

“거인국 요툰헤임의 것이지. 염마국 무스펠헤임과는 상관 없다”

“거인이란 거 잔뜩 있어?”

소년이 순진하게 묻자 로키는 웃으며 이렇게 답한다.

“이웃인 반 신족도 원래는 거인으로 동일시 됐을 정도야. 종족이 선성과 악성을 결정하는게 아니란 아름다운 견본이지”

“하~”

“일반적으로 거인족이라고 하면 사이즈는 3미터에서 5미터 정도야. 하지만 신족이 된 반 계열의 녀석들은 너희들 인간과 같은 정도로 사이즈를 조절했지. 유럽 제일의 미모라 불리는 여신 프레이야도 원래 출신은 반 신족……요컨데 거인의 가계야”

거인도 여러가지 있구나~, 라고 눈을 반짝반짝 빛내는 소년이지만, 마왕 스루트 쪽은 온화하지 않다.

아스 신족한테서의 일방적인 말에 따르면, 염마국 무스펠헤임의 주민은, 그 『종족 이외의 무언가에 의해』악의 길을 질주하는 거인이라고 단정지어지는 것이기에,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하다.

로키 쪽도 자각적으로 말을 골라서 소년의 순수함을 쿠션으로 마왕 스루트에게 대미지를 주려하는 것 같다.

소년은 그러한 심리전을 알아채지 못한다.

“저거 뭐야~?”

라고 가리킨 건 자신들을 포위하고 있는 악령의 군세다. 설마하지만 환영받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무스펠헤임의 군세의 동료인 악령들이야”

로키가 말한다.

신들의 적이 악령이란 건 이해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신들의 병사도 대다수는 인간의 전사자 에인헤랴르이다. 나쁜 쪽에 붙어있는 유령 병사, 따라서 악령. 아스 신족의 선 긋기는 실로 알기 쉽고 불공평했다.

덧붙여서 거인 무스펠들과 악령들의 지휘를 하는 건 스루트같은 거인, 혹은 명계의 여왕 헬처럼 거인의 피를 잇는자이다. 그러나 반 신족이 원래는 거인이였던 것처럼, 스루트와 헬 또한 신의 속성을 갖추고 있다. ……아스 신족이 그것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기에 그들은『신』이 아니라『거인』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서로가 서 있는 장소가 다를 뿐이지, 천계 아스가르드와 염마국 무스펠헤임의 구성은 사실 무척이나 닮아있다.

세계의 지배권이 무스펠헤임 쪽에 있다면 그들이 신을 이름댔을테지.

“……하~, 악령 씨”

소년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는 다른 대부분의 인간처럼 무서워하지도 않거니와 더러운 것에서 멀어지려는 것처럼 도망치려고도 하지 않았다.

어째선지 등에 매고 있던 가방에서 과자를 꺼내더니 커다란 나뭇잎으로 만든 즉석 식기 위에 두고서, 그걸 악령 쪽을 향해 스윽하고 내민다.

공물인 것만 같다.

그리고 소년은 양손을 맞추고 이렇게 중얼거렸다.

“나, 나무아비타불~”

 

 

자칫 악령의 군세에서 악 이란 글자가 사라질 뻔했다.

“어, 어이!! 너희들은 최종전쟁 라그나로크를 위해 증악을 모아온 최강의 군세이잖더냐! 뭘 하나같이 그런 상쾌한 표정을 짓는거냐!? 애초에 나무아비타불이라고 완전히 세계관을 넘어섰고!!”

전력 대손해의 위기에 마왕 스루트가 당황한 듯이 외친다.

핫핫하, 라고 로키는 (전) 악령들과 같은 레벨의 시원한 미소로,

“이야아. 비행중에 여러가지 얘기해서 들려준 게 유효하게 통한 것 같네. 그렇지만, 역시 이만한 전개는 나도 예상외지만”

“로키여, 이 죠커~! 네놈은 대체 뭘 하러 온 거냐!? 역시 아스 신족의 일원으로서 우리들 무스펠헤임에 타격을 가하는 것이 노림수냐!!”

“난 아스 신족이기도 하고 거인족이기도 하니까. 솔직히 말해서 그런 선 긋기에는 흥미가 없다고”

로키는 히죽하고 웃으며,

“여신 이둔을 납치해서 불사의 사과의 제조법을 잃게해서 아스 신족을 멸망시킬뻔했던 것도, 거대 늑대 펜릴, 큰 뱀 요르문간드, 명계의 여왕 헬 등, 천계 아스가르드의 강대한 적대자를 만든 것도 나야. ……솔직히 말해서 너한테는 빚진 것보다 빌려준 액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데?”

“으음……”

마왕 스루트는 분노의 창을 거둔다.

“그럼 뭘 하러 온 것이냐”

“내 목적은 이 땅에 발을 내딘 시점에서 완료했어”

“뭐라고?”

“나머지는, 그렇지”

마왕 스루트의 의문을 무시하고 로키는 옆에 있던 소년의 머리에 손을 뒀다.

“기왕이다. 얘 소원이라도 이뤄 줘”

 

 

6

 

 

염마국 무스펠헤임의 방위선에 저촉하지 않는 아슬아슬한 라인에서 소년의 관찰을 계속하는 발트라우테는 그러한 대화를 들으며 신음이고 있었다.

“으음, 그 로키가 이유도 없이 친절한 짓을 할 리라 생각되진 않는다. 저 녀석이 뭘 노리는 건지. ……설마 정말로 남색끼가 있는 건 아닐테지”

그런 발트라우테의 곁을 날아다니고 있는 두 마리의 까마귀, 무닌과 후긴은,

“응? 저건……”

“우와아아아아!! 발트라우테 님, 저거, 저거 좀 보세요!!”

“시끄럽다, 지금 중요한 부분이니 말 걸지 마라”

“아니, 그것보다도 저거 봐!! 어째선지 염마국 무스펠헤임의 원촬(遠撮) 금지 구역이 해제되 있다구요!”

두 마리의 까마귀는 까악 까악하고 외친다.

“나글파르에요!! 거대선 나글파르가!!”

“……뭐라?”

소년한테서 눈을 때는데 저항이 있었지만 발트라우테는 눈썹을 찌푸리며 무닌과 후긴이 가리키는 쪽으로 조금 눈을 돌린다.

그리고 절구했다.

염마국 무스펠헤임의 해안부에 있는 항구에 하얗고 거대한 배가 몇 척이나 나란히 있었다. 바다 위에 떠있는 것이 아니라, 평면적인 지면 위에 놓여져, 몇몇 나무 기둥으로 지탱해져있다.

건조 도중이여서이다.

거대선 나글파르. 최종전쟁 라그나로크에서 다수의 악령과 거인을 싣고 인간계 미드가르드와 천계 아스가르드로 쳐들어오기 위해 사용됐다는 배.

더욱 정확하게는 단순한 배라기보다 이동형 비프로스트에 가깝지만.

염마국 무스펠헤임과 명계 니플헤임 주변은 마력의 이상한 흐름에 의해 비프로스트의 이동이 저지된다. 이건 아스 신족한테서의 기습을 막기 위해 거인들이 설치한 방위망 중 하나지만 그게 거인들에게 마찬가지로 이동 기술의 사용을 곤란케 하고 있다.

그래서 거대선 나글파르가 있다.

염마국 무스펠헤임에서 나글파르를 떨어뜨려, 자신의 손으로 설치한 저지 권외까지 나가서 배에 실은 대량의 거인과 악령들을 일제히 아홉 세계로 뿌린다.『세계의 끝의 전쟁』이 순식간에 전토로 화가대하는 것에는 그러한 사정이 있다.

그 나글파르의 완성이 최종전쟁 라그나로크의 방아쇠 중 하나라 한다.

즉, 거대선 나글파르의 조립 진척 상황으로 최종전쟁 라그나로크까지의 대강적인 타임 리미트를 잴 수 있다.

“……지혜의 목 미미르의 예측에서는 어떻지?”

“부, 분명, 300년 후 부근이 위험하다고……”

“웃기지 마라!! 이미 9할 이상 완성되있다 멍청한 것! 저걸 보기에 7일 버틸지 어떨지도 모른다!!”

거기서 발트라우테의 귀에 통신이 들어왔다.

같은 발키리의 차녀 게르힐데한테서다.

『당신들이 보고 있는 것에 대하여 무닌과 후긴에게서 보고를 받았습니다. 발트라우테, 당신은 한 번 천계 아스가르드로 귀환해주세요』

“어쩌려는 거냐!?”

『최종전쟁 라그나로크가 앞당겨진 이상, 이쪽도 전시 체제를 유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시작되려했기에 시작되는 겁니다. 그게 빠른지 느린지의 차이입니다』

“허, 허나!!”

4녀 발트라우테는 염마국 무스펠헤임에 눈을 돌린다.

저곳에는 아직 소년이 남아있다.

이런 상태에서 최종전쟁 라크나로크가 시작되고, 신족과 거인족이 정면에서 충돌하면 일단 틀림 없이 소년은 휘말린다. 그리고 인간계 미드가르드에서 태어난 영혼에게 신들의 공격을 받아낼만한 내구력은 없다.

영혼의 레벨로 파괴되고 만다.

전사자 에인헤랴르로서 주워내는 것조차 불가능해진다.

그러한 위구를, 역시『무닌과 후긴한테서 듣고 있던』차녀 게르힐데도 파악하고 있는 걸테지.

그럼에도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애초에 최종전쟁 라크나로크가 시작되고 말면 인간계 미드가르드의 주민은 99% 이상 사망합니다. 그 소년에게 고집할 단계는 끝났습니다. 생각을 바꾸고 라그나로크에 대비하세요』

“……큭!!”

빠득!!!!!! 하고 4녀 발트라우테의 주먹 안에서 무언가가 삐걱이는 소리가 울렸다. 오로라로 만들어졌을 장갑의 파츠를 자칫 찌부러뜨릴뻔했다.

『당신들한테서의 정보 제공은 실로 유의미했습니다. 우린 그 정보를 바탕으로 최종전쟁 라그나로크의 첫 수, 선제 기습 공격을 염마국 무스펠헤임에 겁니다. 그럼 잠시 후, 천계의 관 발할라의 작전 사령실에서 뵙도록 하죠』

통신이 일방적으로 끊긴다.

발트라우테가 뿜는 살기에 떨고 있던 두 마리의 까마귀였으나, 가만히 있어도 그건 그걸로 안된다.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까마귀들은 조심스레 입을 연다.

“하지만, 라그나로크가 시작되고 만다면 역시 인간은 어쩔 수 없어요”

“오히려 거대선 나글파르의 상태를 안 것만으로도 행운 아냐? 이번 사건이 없었다해도 늦건 이르건 나글파르는 완성됐을거고. 게다가 알아채지 못했더라면 인간계 미드가르드랑 천계 아스가르드는 반대로 선제 기습 공격을 받은 거 아냐?”

“……뭐가 행운이냐”

저주하듯, 낮은 목소리로 발트라우테는 말한다.

그것은 이윽고, 명확한 증오의 외침으로 변했었다.

“로키 녀석……. 로키 저 자식!!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으면서 저 소년을 데리고 염마국 무스펠헤임으로 보낸 걸거다! 천계 전체의 첩병 정찰을 담당하는 무닌과 후긴을 유도해서 거대선 나글파르의 진척 상황을 일부러 전하려고!!”

마력의 흐름이 일그러져 있는 탓에 염마국 무스펠헤임에는 비프로스트를 쓸 수 없다. 그 일그러짐은 천계 아스가르드의 다른 마법조차 저해하고 있지만 특히 일그러짐이 심한 장소는 원촬 따위도 하지 못하게 되버려있다.

마왕 스루트 따위는 이곳에 건조중인 거대선 나글파르를 숨기는 것으로 진척 상황의 자세한 관측을 방해하려고 했던 거다. 지혜의 목 미미르의『예측』이 천계 아스가르드 쪽의 판단 기준으로 되있는 건 그 부분이 이유이다.

그럼에도 발트라우테들이『우연히』거대선 나글파르의 진척을 알고 만 이유는 무엇인가.

대답은 간단, 우연이 아니였으니까다.

“로키 녀석이 염마국 무스펠헤이의 내부에서 강제로 원촬 금지 구역을 연거다! 우리한테 위기적인 라인에 도달한 나글파르를 발견시키는 걸 노리고!! 인간계에서 태어난 영혼까지 끌어들여서!!”

“……하지만”

까마귀는 염마국 무스펠헤임에서 이것저것 묻고 있는 소년한테 눈길을 주면서,

“아스 신족으로서는 역시 그건 맞은 행위아닌가요? 우릴 끌어들였다지만 로키는 염마국 무스펠헤이의 꿍꿍이를 밝히려고 행동했던 거니까요”

“그럴 리 없다”

발트라우테는 곧바로 부정했다.

“거대선 나글파르는 무엇을 재료로 하고 있지?”

“그건”

“무엇을 재료로 하고 있냐!?”

“주, 죽은 인간의 손톱입니다!!”

“그래. 많은 죽은 자가 나오면 그것만으로 거대선 나글파르의 완성은 가까워지고, 반대로 평온하다면 완성은 늦어진다. 로키가 나글파르의 진척을 추측했다? 당연하다. 어차피 저 녀석이 인간계 미드가르드에서 화산 폭발이나 전쟁 따위를 유발시켜서 거대선 나글파르의 완성을 앞당긴걸테지!!”

스스로 준비한 파멸을 자신의 손으로 천계 아스가르드한테 알릴 뿐.

그 죠커 다운, 웃기지 않은 꿍꿍이.

하지만 그 결과로서 찾아오는 건, 아홉 세계 모두를 불태우는 종언. 그 중에는 당연히 저 순수한 소년도 포함된다.

“하, 하지만 왜인가요!? 로키는 어째서 그런 짓을!?”

“……예측은 되있다”

발트라우테는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증오의 대상은 지켜야할 소년의 바로 옆에 있지만 염마국 무스펠헤임의 병력이, 그 양 쪽으로 다가가는 루트를 막아버리고 있다.

 

 

7

 

 

“……시작됐나”

염마국 무스펠헤임의 한 구석에서 부하인 거인과 악령들에게 지시를 날리는 마왕 스루트의 눈을 훔쳐서 로키는 몰래 중얼거렸다.

옆에 있는 소년은 전혀 상황을 이해하고 있지 않고, 인간계 미드가르드에서는 보지 못한 물품이나 경치를 둘러보고 있다.

“뭐가 시작된거야?”

“최종전쟁 라그나로크야”

그 말을 듣자, 역시나 소년의 얼굴이 굳었다. 이 정도 나이의 인간이여도 부모나 샤먼 따위한테서 얘기 정도는 배우는 듯 하다.

세계수 유그드라실에 지탱된 아홉 세계의 종말.

모든 것을 불태우는 최후의 전쟁.

“거, 거짓말이야”

“뭐가?”

“그야, 그런 거, 거짓말인걸!! 라그나로크는 훨씬 훨씬 나중이라고 지난 번에도 샤먼 아저씨가 웃으면서 말해줬는걸!!”

“인간과 신하고는 얻을 수 있는 정보의 확도가 달라. 그리고 봐봐. 저기서 완성을 기다리고 있는 건 거대선 나글파르야. 얘기 정도는 들었지? 이제 거의 다 완성됐어. 이 속도라면 7일도 걸리지 않겠지”

“……,”

소년은 울 것만 같았다.

하지만 감정에 맡겨 울음소리를 지르지 않았던 건 이곳에 온 목적이『강해지기 위한 여행』이여서인가.

“정말로?”

쉰 목소리로 소년은 묻는다.

“정말로, 최종전쟁 라그나로크는 시작되버리는거야?”

로키는 이 나라에서도 쓸 수 있는 마법을 소년에게 향했다.

천계 아스가르드에서 지금 현재 오가고 있는 통신, 연락을 그 귀로 보내고 만다.

『지금이라면 선제 기습 공격으로 염마국 무스펠헤임의 벙력을 대폭으로 깎아낼 수 있다!! 처들어간다면 지금 밖에 없다!』

『아니 안된다. 역시 준비 기간이 너무 짧다. 아직 전사자 에인헤랴르의 수도 모이지 않았단 말이다! 지금은 처들어가기보다도 방비를 굳혀야한다!!』

『가령 선제 기습 공격이 성공했다해도 마왕 스루트한테서의 반격이 있다면 인간계 미드가르드의 40% 이상이 불타고 말겁니다』

『상관 없다. 어차피 최종전쟁 라그나로크가 시작되면 99%이상이 사망한다고 예언되있다. 지금은 그것보다 천계 아스가르드를 어떻게 지킬까다!! 거대선 나글파르가 완성되면 직접 처들어올 것이란 말이다!』

무력한 인간인 소년한테 들리기에는 너무나도 잔혹한 말들.

“역시나, 란 거네”

로키는 시치미를 떼듯 그렇게 고했다.

“전쟁이 일어나는 걸 전제로서 움직이고 있는 천계 아스가르드 놈들은 애초부터 전쟁을 막는 가능성을 배제하고 작전을 짜고 있어. 이대로 내버려둬도 최종전쟁 라그나로크가 일어나는 걸 기다릴 뿐, 이네”

“로키 씨는 왜 여기 온 거야?”

“……늦건 이르건 일어날 이러한 사태에 돌멩이를 하나 던지기 위해서야”

대답하면서 로키는 대량의 날개를 잇고 있는 납을 녹이고 이카로스의 날개를 분해하여 그 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검붉은 흉흉한 검집에 넣어진 한 자루의 검.

“다인슬라이프라고 해. 인간이여도 다룰 수 있는 규모의 마검 중에선 최강 클래스에 속하는 것 중 하나야”

한 번 검집에서 뽑으면 증오하는 상대를 죽일 때까지 절대로 자루에는 돌아가지 않는다하는 마검. 타겟을 살해하거나 사용자의 목숨이 빼앗기는가. 그 어느 한 쪽의 결말을 반드시 제시하는『말로의 검』.

평범한 인간이라면 검집의 틈새에서 넘쳐나오는 저주만으로 마음을 당할지도 모를 만큼의 일품.

공도(共倒)의 검.

죽이는 쪽과 죽임 당하는 쪽의 목숨의 가치에 극단적인 격차가 있을 경우에 한하여 그 유요성이 인정받는다는 잔혹한 무구.

“이걸로 스루트 씨랑 싸우는 거야?”

“그것도 수많은 선택지 중 하나지만, 성공하긴 어렵겠지”

로키는 간단히 인정했다.

“뭐라해도 마왕 스루트 자신이 세계수 유그드라실에 불을 지르고 아홉 세계를 불태우는 마검의 소유자야. 마검으로서의 규모도 다르고 마왕 스루트 자신의 기량도 평범하지 않아. 내가 직접 싸우더라도 뭐, 이기지 못하겠지”

그럼 어떻게 하는가.

소년의 곤혹해하는 눈동자를 보고 로키는 얄팍히 웃는다.

“헤즈란 신을 알고 있을려나”

“?”

“하하. 인간계 미드가르드에선 익숙하지 않나. 몸이 약하고 눈도 보이지 않았으니까. 풍양신이나 군신처럼 인간의 역사에 크게 관련된 역할도 갖고 있지 않았고”

“그 헤즈란 신님이 왜?”

“그는 한 자루의 창으로 유명하거든. 너무나도 젊은 기생목을 소재로한 투창이야. ……실은 광신 발드르에『모든 것으로부터 결코 상처를 입힐 수 없다』란 룰이 있었는데 이 기생목은 너무 젊어서 제외됐어. 그리고 헤즈는 아무도 위험시하지 않았던 기생목에서 변화한 투차을 써서 광신 발드르를 멋지게 죽였지”

실제로는 그 기새옥을 헤즈에게 넘긴 건 로키였고 헤즈는 그게 자신의 형인 광신 발드르를 죽게 해버리는 거란 걸 모르고 로키의 지시를 따라 장난삼아 던진 것이였지만.

“무슨 일에도 사각은 있어. 거길 찌르면 죽이지 못할 터인 광신조차 죽일 수 있지. 그리고 신족과 거인은 본질적으로 같아. 저 마왕 스루트에게도 그런 사각이 있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단 거지”

사각.

정면에서의 검과 검의 부딪힘이 아닌 싸움 방식.

본래의 성능, 본래의 사용 방법으로부터 떨어진 우회로.

“난 공도의 검, 다인슬라이프를 쓰려고 생각하는데, 딱히 내가 검을 뽑는 게 아냐”

로키는 말한다.

“……마왕 스루트한테 뽑게 하는 거야. 공도의 검은 죽이는 쪽과 죽임 당하는 쪽 양 쪽에 저주를 거니까. 저급한 싸움으론 일단 이길 수 없지만, 다인슬라이프의 저주는 균등히 걸리는 이상, 마왕 스루트를『사용자』로 만들어버리면 확실히 일정 데미지를 줄 수 있어”

최종전쟁 라그나로크에선 큰 뱀 요르문간드, 거대 늑대 펜릴, 명계의 여왕 헬 등등, 몇 개의 괴물, 세력이 하나가 되서 천계 아스가르드의 적이 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역할을 가지는 것이 마왕 스루트이다.

그의 검은 세계수를 태우고 아홉 세계 모든 것을 불태운다.

반대로 말해서 전쟁의 이른 단계에서 그가 쓰러져버리면 라그나로크의 결과는 크게 변한다.

“하지만 그런 위험한 검을 스루트 씨가 만질까”

“평범하게 생각하면 무리겠지. 그래서『사각』인거야”

로키는 이카로스의 날개의 납 안에서 또 다른 물품을 꺼냈다.

3미터를 넘는 거대한 검집과 그 자루에 걸맞을 만크의 거대한 검의 글립.

하지만 정작 중요한 칼날이 없다.

대신 거대한 검집에는 다인슬라이프가 딱 들어갈 사이즈의 구멍이, 거대한 글립엔 다인슬라이프의 끝을 감싸는 사이즈의 구멍이 각각 나있었다.

“마왕 스루트가 가진 불꽃의 마검과 완전히 같은 외견에 다인슬라이프를 넣는거야.

로키같은 아스 신족과 달리 인간인 소년이나 거인인 마왕 스루트가 마검 다인슬라이프를 뽑으면 우선 틀림 없이 저주에 당한다. 신족과 거인은 뿌리가 같다고 하더라도 힘의 방향성(어스 신족이 일방적으로 선악으로 부르는 것)은 크게 다르다.

검집에서 흘러나오는 정도의 저주라면 몰라도, 정말로 뽑아버리면 마왕 스루트여도 반항하는 건 못할 것이다.

“……하지만……”

소년은 말을 흐렸다.

“그런 짓 하면 스루트 씨 큰일 나버려”

“안됐지만 운명의 여신 노른에 의하면 최종전쟁 라그나로크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마왕 스루트도 목숨을 잃어. 현재로서는 하든 안하든 마찬가지야”

로키는 간단히 말했다.

“하지만 어느 단계에서 마왕 스루트가 사망하는가에 의해 아홉 세계에 사는 자들의 목숨은 크게 좌우되지. 인간계 미드가르ㅏ드의 99%이상이 사망하니까 너의 아빠나 엄마도 틀림없이 휘말릴거야. 천계 아스가르드도 80%이상이 사망하니까 발트라우테도 어렵겠지. 그 숫자를 크게 바꿀 수 있다면, 이건 어떻게 판단해야된다고 생각해?”

“……,”

소년은 고개 숙여, 다물고, 입술을 깨물어.

이윽고, 말한다.

“……로키 씨의 아이디어는 얼마나 성공하는 거야?”

“어려운 점을 찔러오네”

그는 웃는다.

“성공률은 30%……아니, 20%정도네. 아무리 가공을 해도 검집의 틈새에서 미약한 저주가 흘러나오는 이상 거기서 진위를 간파할 가능성은 높고 가령 그런 조건이 없었다고해도 불꽃의 마검은 마왕 스루트의 상징 그 자체야. 그렇게나 존재에 유착한 무구를 순수히 착각하는가하면 확신은 못 가져.

만전을 기해도 30%.

더구나 성공한들 마왕 스루트나 그가 다스리는 염마국 무스펠헤임은 아비규환이된다. 최대급의 전력인 마왕 스루트를 잃으면 천계 아스가르드에서의 공격으로 염마국 무스펠헤임의 모든 것은 분쇄될 터다.

희생을 각오하여 인간계 미드가르드와 천계 아스가르드를 지키느냐.

입에 발린 소리나하여 하지 않고, 그저 아홉 세계의 파멸을 기다리느냐.

그는 생각하여.

그리고 결단한다.

“……로키 씨”

“왜”

“그 검을 빌려줘. 나한테 생각이 있어”

 

 

8

 

 

“무닌, 후긴”

멸뇌의 창을 오른손으로 잡는 발트라우테는 가까이를 나는 두 마리의 까마귀를 불렀다.

그녀는 이어서 이렇게 말한다.

“이제 됐다. 그대들은 천계 아스가르드로 귀환해라”

“당신은 어쩔려고요!?”

“신경 쓸 때더냐. ……이대로라면 휘말릴거다”

무닌과 후긴이 다시 질문할 수 없었다.

여럿 방향에서 다수의 멸뇌의 창이 동시에 발트라우테를 향해 던져져서다.

동시에 17개.

하늘에서 땅으로 꽂히는 강대한 빛의 비.

쿠우우우우웅!!!!!! 하고, 주변 공기가 크게 진동한다. 엄청난 섬광잉 밤의 일각을 매우고 한 낮과도 같은 빛을 만들어낸다.

단 하나, 스친 것 만으로 웬만한 악령을 해칠만큼의 파괴력을 만들어내는 멸뇌의 창.

거기에 일정 공간이 매워지는 듯한 빛의 난무.

하지만,

“……기동성으로 날 이기는 동계 따위 없다, 이 멍청한 것들”

발트라우테는 태연스럽게 읊조렸다.

여기저기에 킬로미터 단위의 거대한 크레이터가 생겼지만 그 폭발은 균등하지 않고 틈이 있었다. 그녀는 고속 이동하여 파괴와 파괴의 틈새가 된 부분으로 정확히 피난했던 것이다.

밤하늘을 부자연스런 오오라가 뒤덮는다.

천계 아스가르드라면 복수의 멸뇌의 창을 던진 발키리들이 광속의 87%로 낙하해온 것이다. 세 개의 그룹으로서 발트라우테의 퇴로를 막듯 전개하는 말에 탄 여덟 명의 자매들은 공격을 빗맞춰도 표정을 바꾸지는 않다. 원래부터 착지시를 위한 견제. 초격으로 해치울 수 있는 상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포위망은 발트라우테를 중시으로한 20 킬로.

하지만 그녀들에게 있어선 문자 그대로 눈과 코 앞이다.

그녀들은 지상으로의 착륙을 완수시키고서 제각각 타고 있던 백마를 내려서 멸뇌의 창을 잡는다. 백마는 소리도 없이 빛 속으로 사라지고 전장에는 발키리만이 남겨지는 형태가 됐다.

광속의 87%로 아홉 세계의 구석구석까지 건너는 발키리이지만,『적의 품 속으로 직접 이동』→『그대로 기습 공격』이란 패턴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한 번『존재』를 뿔뿔이 하고서 이동하고, 다시『존재』를 원래대로 돌리는 비프로스트 식은, 다시 말해『착륙』하는 한 순간만은 오감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 없게되는 시간이 생기고 만다. 표적에 미리 경계되고 있을 경우, 반대로 카운터를 먹을 가능성도 제로가 아니다.

그리고.

사녀 발트라우테는 아홉 체제 중에서도 가장 기동성이 뛰어난 발키리였다. 그러한 카운터에 관해서는 누구보다도 엄청난 성공률을 자랑하는 것이다.

삼녀 오르틀린데로부터의 통신이 귀에 들어온다.

『……발견. ……발견. ……사녀 발트라우테를 발견. ……지금부터 염마국 무스펠헤임으로의 길을 열기 위해, ……사녀 발트라우테를 와그나식 발키리 체제에서 분리합니다』

“경고도 협의도 없이 갑자기 배제라”

『어차피 처음부터 비킬 생각은 없잖아요』

이번에는 구녀 로스바이세다.

『뭐라해도 무스펠헤임에는 사랑스런 달링이 기다리는걸. 선제 기습 공격을 걸면 우선 틀림없이 휘말리는 건 눈에 훤하고』

“……,”

입을 다무는 사녀 발트라우테에게 차녀 게르힐데가 가세하듯 말한다.

『당신의 행위는 염마국 무스펠헤임에 가담하여 천계 아스가르드를 위험에 처하는 천역죄에 물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신속히 길을 열고 유도에 따르란 건 겉치레. 경고를 듣지 않았다는 걸로 부동의로 간주하여 처분 허가를 받기 위한 액션이니까 흘려들어도 괜찮아요. 빠진 사녀의 자리에는 인형이라도 넣어서 시스템을 유지하면 되고』

『기동성으로는 확실히 네놈이 위다만』

마무리로 장녀 브륀힐데가 속삭였다.

『우린 각각이 전용 특질을 갖추고 있다. 기동성 이외의 돌출한 부분에서까지 웃돌거라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을테지』

예를 들어.

구녀 로스바이세는 방어력.

날씬한 몸매를 덮는 것 치곤 너무나도 거대한 갑옷이 그 모든 것을 얘기한다. 속도를 희생한 그 견고한 장갑은 같은 계열의 발키리가 쏘는 멸뇌의 창의 연발조차 버틴다.

차녀 게르힐데는 많은 수단

양손에는 꼭두각시 인형의 실을 조작할 때 쓰는 나무 봉을 조합한 도구를 들고 그걸 이용하여 10개의 멸뇌의 창을 동시에 다룬다.

그리고 장녀 브륀힐데.

발키리가 두른 오오라의 갑옷이 부자연스럽게 흔들린다. 빛이 아닌 그리자. 그 검은 일렁임 속에서 피투성이의 거남의 어렴풍시 떠오른다. 축하니 내린 손발에 인간으로서의 의사는 없다. 등에서 흉판으로 통관하는 하나의 창이 그걸 결정짓고 있었다. 창에 달라붙는 몇 개의 검은 실이 그 거남을 안쪽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설의 전사자 지크프리트.

브륀힐데의 특성은 인간의 혼을 다루는데 뛰어나며, 누구보다도 전사자 에인헤랴르의 군세를 기교히 다루는 지휘 능력이다.

『8대 1이다. 같은 계열의 격돌이 되면 단순한 수가 승패를 나누지. 미안하지만 짓밟고 가겠다』

피투성이의 지크프리트를 데린 장녀 브륀힐데가 선고했다.

지크프리트는 인간계의 영혼이면서 악룡의 피를 뒤집고 등의 한 점 이외는 무적이라하는 영걸이다. 그녀는 이 레벨의 영혼을 수십만 개를 동시에 다룬다. 단순한 힘 승부가 되면, 우선 사녀 발트라우테만의 힘으로 물리칠 수 없다.

 

 

9

 

 

만약의 이야기를 하자.

소년이 마검 다인슬라이프를 검집에서 뽑았다고 하자. 하지만 그 마검으로 정면에서 마왕 스루트에게 싸움을 도전한들 우선 소년은 마왕 스루트한테는 이기지 못할 터다.

뭐라해도『인간이 다룰 수 있는 중에선 최강 클래스』와『이미 인간은 절대로 다룰 수 없는 최강 클래스』의 부딪힘이다.

어느 쪽이 이길지 따위, 물을 것도 없을테지.

 

 

만약의 이야기를 하자.

소년이 위험한 검을 든 채 마왕 스루트에게 접근했다고 하자. 마왕 스루트는 깜짝 놀라 허둥지둥 무지한 소년한테서 마검 다인슬라이프를 뺏으려할지도 모른다. 그 때, 검집과 검이 느슨하면 검이 쑥하고 빠지고 말 가능성도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검집에서 검을 뽑은 자에게 저주가 걸리는』이상, 이거라면 마왕 스루트는 다인슬라이프의 저주를 받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마왕 스루트는 염마국 무스펠헤임의 왕이며 그 자신이 자신의 목숨과 자신이 취하는 선택이 얼마나 큰 의미를 지녔는지 이해하고 있다.

그것을 조금이라도 방해하려는 위험물을 다가가게하면, 그 시점에서 어떠한 이유이건 소년을 베어낼테지.

그리고 올바른 것을 하고서, 그는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도록, 단 혼자서 후회하는 것이다.

 

 

만약의 이야기를 하자.

소년이 자신의 의사로 마검 다인슬라이프를 뽑고서, 마왕 스루트에겐 악신 로키한테 속았다고 하면 어떻게 되는가. 다인슬라이프는 타겟이나 사용자. 둘 중 하나가 죽을 때까진 검집에는 돌아가지 않는다. 마왕 스루트는 공격을 망설여서 소년한테서의 일격을 받고말까.

하지만 마왕 스루트는 전쟁을 위해 자신과 타인을 철저히 단련시킨 왕이다. 문자그대로 신족에게 반역하여 최종 전쟁 라그나로크에서 예언을 뒤집을 수 없다고 알고서도 승리를 갈구하려고 매일 한계 이상으로 육체와 정신의 강화를 계속하는 왕이다.

그 어던 이유가 있든 마검 따위로 무장한 인간이 눈 앞에 서면 그 시점에서 벤다.

그것이 철저한『전쟁 사고』를 연마한 마왕 스루트의 생각방식일 터이다.

설령 나중에 무력한 인간을 벤 것을 후회한다고 해도 비정에 철저한다. 그것이 마왕 스루트란 생물인 것이다.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길을 선택한다고해도 결과는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다.

그것이 대세를 차지하는 의견일테고 실제로 그럴테지.

하지만 악신 로키는 일찍이『절대로 죽이지 못할터인 광신 발드르를 죽인』자이다. 절대라는 말로 지켜져있기에 범약한 빈틈이 분명히 있단 걸 그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런 로키조차 이번 상황은 아무리 그래도 분이 나쁜 도박이였다.

아홉 세계를 태우는 불꽃의 마검과 공도의 마검 다인슬라이프를 바꿔치기한다. 입으로 말하는 건 간단하지만 마왕 스루트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검을 정말로『착각하게하는』것은 지난의 업이다.

거기서 인간계 미드가르드의 소년 쪽에서 제안이 있던 것이다.

염마국 무스펠헤임에 데려오는 걸로 발트라우테와 무닌, 후긴 따위의 눈을 거대선 나글파르로 유도한 시점에서 이미 역할을 마쳤었을 소년 쪽에서.

각오를 다진 소년은 말한다.

악신 로키의 앞에서.

마검 다인슬라이프의 앞에서.

조그마한 소년이 선택한 길은…….

 

 

10

 

 

사녀 발트라우테에게 접근하는 동계(同系) 여덟 자매 발키리들.

제각각이 가진 멸뇌의 창에 지휘하에 있는 전사자 에인헤랴르의 군세, 장녀 브륀힐데가 애증으로 제어하는 영걸 지크프리트 따위가 확실한 리스크가 되어 반역자에게 닥친다.

하지만, 사녀 발트라우테는 웃었다.

“그저 상황에 흘려서 싸우는 것도 시시하다. 어디 명확한 경품을 건 승부를 하지 않겠나”

『승부…』

장녀 브륀힐데가 중얼거리고 그 음색이 확연히 변한다.

『전쟁을 다스리는 신족이며 모든 일의 승패를 판단하는 이 발키리에게 승부를 도전하는 거냐!! 그것이 얼마나 무모한지, 모른다고는 안할테지 사녀 발트라우테!!』

“……이쪽도 인간계 미드가르드의 소년에게 실컷 휘둘려다녔다. 승부거리에 관해선 오히려 통감하고 있다, 장녀 브륀힐데”

사녀 발트라우테는 정숙히 말한다.

“승부다. 여덟 명 전원이서 덤벼오도록 해라. 단, 여덟 명 모두 행동 불능에 처할 경우, 저 소년을 휘말리게하는 전투행동은 삼가해줘야겠다”

『약속의 유무 따위 묻지 않고, 애초부터 처치할 예정이다만……뭐, 좋다 사녀 발트라우테! 네놈에게 조그만 희망을 주고서, 모든 걸 분쇄해주마!! 어차피 처음부터 승패따위 결정돼있으니!!』

“그건 내가 할 소리다”

『뭐라고?』

“연안부에서의 포격을 신속히 실행하기 위해 즉응성과 단체의 판괴력을 중시한 것일테지만, 발키리만의 편성을 짠 건 실수다. 여기에 순수한 신이 섞여있었다면 결과는 달랐을지도 모르는 것을”

『네놈은 뭘 말하는 거냐』

“미안하지만, 이 승부는 내가 이겼다고 말하는 거다, 멍청한 것”

 

 

11

 

 

염마국 무스펠헤임을 소년은 걷고 있었다.

마왕 스루트를 찾기 위해.

머리 안에서는 로키한테서 들은 말이 빙글빙글 맴돌고 있었다. 마왕 스루트를 물리치면 최종전쟁 라그나로크의 결과는 변할지도 모른다. 죽음의 운명을 결정지어진 사람들과 소년이 사랑하는 발트라우테를 지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

주변의 거인 무스펠들과 악령들은 전쟁의 준비에 바쁜 것인지, 아까부터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고 있다. 소년의 움직임을 신경쓰고 있을 틈은 없어보였다. 로키가 예전에 준비한 창처럼 소년은 젊고 무력하기에 주의를 받고 있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인간.

마검 다인슬라이프를 다루는 자격 있는 자 중 한 명이다.

직접적인 전투력으로서 마검을 뽑는 것도, 기습을 위해 응용하는 것도. 소년은 그러한『선택』이 가능한 자 중 한 명이다.

(찾았다. 스루트 씨다)

소년은, 거대한 배의 뒤에서 얼굴을 내밀고 마음 속에서 중얼거린다.

마왕 스루트는 소년에게 등을 향하고, 거대선 나글파르가 놓여진 해변가에서 지시를 내고 있었다. 그들은 최종전쟁 라그나로크를 행하기 위해 나글파르의 완성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미안하다만, 네놈과 얘기하고 있을 시간은 없다”

마왕 스루트는 뒤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여기 저기에 지시를 내리면서 그 합간을 이용하여 소년에게 애기한다.

“신족의 가호도 없는 장소에서 자신을 단련시킨다는 생각은 나쁘지않다만, 안타깝게도 시간이 부족했군. ……솔직히, 나로서도 이렇게나 대량의 죽은 자의 손톱이 모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다만”

“……,”

마왕 스루트는 이쪽을 보고 있지 않다.

무엇이 있어도 곧장 움직일 수 있는 자신이 있어서다. 실제로 소년이 평범한 단검을 휘두른다한들, 마왕 스루트에게 스친 상처를 입하는 것도 못할거다.

하지만 마검 다인 슬라이프라면 어떨까.

정면에서가 아니라, 우회로를 이용한다면 어떨까.

가능성은, 정말로 없는 건가.

가능성이 있단 것이, 정말로 맞는 걸까.

“스루트 씨”

소년은 이름을 불렀다.

마왕은 역시 뒤돌아보지 않는다.

개의치 않고 그는 이어서 말했다.

“있잖아”

 

 

12

 

 

사녀 발트라우테를 시스템에서 분리하기 위해 여덟 명의 발키리가 동시에 습격한다. 수십 킬로 단위의 원거리 공격을 가능케하는 발키리의 멸뇌의 창이지만, 거리를 좁히면 좁힐수록 연격의 속도를 올릴 수 있는 특성을 가진다. 그것을 세 방향 여덟 편성으로 동시에 내지르면, 아무리 기동성이 뛰어난 발트라우테라도 모든 공격을 계속 회피할 수는 없다.

그리고 한 발이라도 맞으면 사녀 발트라우테는 사망한다. 오로라의 갑옷도 멸뇌의 창만은 다 막을 수 없다. 그것은 승부라기보다, 문자 그대로의 분리 작업에 불과했다.

그래.

이것이 제대로된 신들의 전쟁이나 배틀액션 소설이였을 경우의 얘기지만.

“안타깝게도 여긴 러브코메다. 나로서도 뜻밖이다만”

“무슨 얘길 하는 거냐!?”

두 다리를 이용하여 지면을 폭발시키는 자세로 전방위에서 돌격해오는 여덟 명과, 코앞에 닥쳐오는 멸뇌의 창의 끝도 신경 쓰지 않고, 사녀 발트라우테는 남몰래 웃었다.

“그런 진지한 살육전만이 승패를 결정짓는다는게 아니란 거다!!”

외치고, 발트라우테는 쥐고 있던 멸뇌의 창을 해제하여 갑옷의 품 속에 손을 뻗었다.

그곳에는, 지난 번에 어떤 소년한테서 몰수한 도구가 들어있다.

드워프의 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맥가이버칼 모양의 도구.

발키리의 갑옷을 벗기기 위해 자동 작업을 행하는 황금의 공구이다.

“읏!?”

(……우리의 무장과 방어구를 벗겨서 전투능력을 빼앗는 게 노림수인가?)

장녀 브륀힐데는 사녀 발트라우테의 의도를 추측하여,

“멍청이가!! 잠자리 상대의 장갑을 벗기기 위해 개발된 공구 따위로 전속력의 돌격을 실행하는 우리의 장갑에 간섭 가능할거라고도 생각한 거냐!?”

“그쪽이 아니다, 멍청한 것”

히죽하고 웃는 사녀 발트라우테는 맥가이버칼 모양의 공구에서 블레이드 중 하나를 전개시켰다.

더욱 정확히는.

드워프가 남은 황금으로 멋대로 만들고만, 어떤 쓸데없는 참견인 새 기능을.

우글우글우글우글우글쥬르쥬르!!!!!! 하고.

직후에, 질량 보존의 법칙을 완전히 무시한 대랴으이 촉수가 넘쳐났다.

“……………………………………………………………………………………………………………………………………………………………………………………………………………………………………하?”

무심코 벙 찐 장녀 브륀힐데에게 사녀 발트라우테는 이렇게 고했다.

“듣자히 드워프들이 너무 진심을 내버렸다고해서 말이다. 사로잡히 발키리는 흰자를 보이며 거품을 물지도 모른다고 하더군?”

“으응, 앙……응오오오오오오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잠시만 기다려촉수촉수.

 

 

“음”

공구의 핸들에 있던 버튼을 누르고 마담들이 아주 기뻐할 기능을 아슬아슬한 곳에서 중단시킨 사녀 발트라우테는 여기저기서 미끌미끌한 것에 전신이 묶여 구속되고 있는 미망인인 장녀와 그 외의 독신 여성에게 눈길을 주고 이렇게 속삭였다.

“……이게 러브코메여서 다행이군. 관능소설이라면 손다리를 묶은 것 만으론 안끝난다”

“하, 하하”

여러 의미로 간이 한 발 차이였던 장녀 브륀힐데는 힘 없이 웃는다.

그녀들이 다루는 전사자 에인헤랴르도 지휘관이 없어지면 행동할 수 없다.

“확실히 우린 여기까지인 것 같군. 패배를 인정하지. 하지만, 궁지에 처한 건 네놈도 마찬가지다 사녀 발트라우테”

“……뭐, 확실히 이 촉수가 언제 날 향해 올지 모르니”

“그런 의미가 아니다”

장녀 브륀힐데는 묶여진 몸을 비틀며,

“로키와의 연락을 취하고 있다. 원래는 이면 동시 공격으로 단숨에 염마국 무스펠헤임을 칠 생각이였다만, 한 쪽 만으로도 충분히 효과는 있다. ……그리고 그『또 한 쪽』에는 네놈과 관계 깊은 저 소년이 열쇠로서 부려먹히고 있다더군”

“……뭐, 라고……?”

의아해하는 표정을 짓는 사녀 발트라우테에게 장녀 브륀힐데는 마지막 한 마디를 던진다.

“악신 로키는 마왕 스루트에게 마검 다인슬라이프를 쥐게하여 그 저주로 데미지를 주려 있다고 한다. 녀석이 쓰러지면 아홉 세계를 불태우는 역할을 가진 중요 인물이 사라지니까 최종전쟁 라그나로크의 결과에 큰 변화가 생길테지. 하지만 마검 다인슬라이프의 저주를 받은 마왕 스루트는 어떤 행동에 나올 거라 생각하지? 적어도 악신 로키와 인간계 미드가르드의 소년은 모두 흑막 취급 당할테다만”

“……,”

“로키에겐 변신의 힘이 있으니 매로 변신하면 염마국 무스펠헤임에서 도망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인 소년 따윌 데리고 도망칠 만큼의 여유가 있을까. 그보다, 애초에 저 악신이 그렇게 예의 있게 소년을 배려할지 어떨지. 이봐, 어떻게 생각하냐, 사녀 발트라우테?”

 

 

13

 

 

“스루트 씨는, 마검 다인슬라이프란 거 알아?”

거기서야 의아해하는 표정을 한 마왕 스루트가 소년 쪽을 뒤돌아본다. 그리고, 그 미간의 주름이 조금 험해졌다. 마왕인 그는 정확히 간파한 것이다. 소년의 오른손에 희미하지만 저주의 잔흔이 들러붙어있다.

(그 혐오스런 검의……? 하지만 검집에선 뽑지 않았군. 이건 검집 사이에서 희미하게 흘러나온 정도의 것에 불과하군. 정말로 뽑았더라면 이미 이 소년의 말로는 정해져있을터다)

마왕 스루트는 가볍게 손가락으로 딱 소리를 냈다.

뜨거운 철을 치는 듯한 불똥이 소년의 손바닥에서 튀고 저주의 잔흔은 사라진다.

“……네놈은 마검의 소유자인가?”

생각하고, 하지만 마왕 스루트는 곧바로 부정한다.

애초에 마검 다인슬라이프의 저주는 검집에서 뽑고 마면 마왕 스루트조차 거스르지 못하는 고 레벨의 것일 터다.

“아니, 아니다. 다인슬라이프는 검집에 넣어진 상태에서도 저주를 완전히는 봉인하지 못한다. 언제나 계속 소지하기 위해선 그만한 대책을 육체에 할 필요가 있지만 네놈한테서는 그러한 세공은 일절 느껴지지 않는다. ……바로 최근, 처음 쥐었군?”

그것을 멀리서 관찰하던 로키는, 조금 얼굴을 찌뿌렸다.

(……결국, 검집에는 만졌지만 검집에서 뽑는 일은 없었다, 라. 역할을 마쳤었을 소년이 스스로 움직인다고 해서 마검 다인슬라이프에 손을 뻗었을 땐『커다란 변화』가 생길거라고 여겼는데)

그는 자신의 손가에 있는 검붉은 흉흉한 검을 손가락 끝으로 쓰다듬으며,

(마지막에 멈추다니. 두려워한 건 저주인지, 아님 마왕 스루트인지. 그것 또한 수많은 선택지 중 하나지만, 최종전쟁 라그나로크의 결과를 크게 바꾸지 않으면 어차피 인간계 미드가르드 째로 99% 이상의 인간은 사망하는 것을……)

“누구지? 로키 녀석이 부추긴거냐”

“그건 상관 없어”

소년은 고개를 가로지었다.

“있지. 거기 있는 배가 완성되버리면 최종전쟁 라그나로크가 시작되버린단 얘길 들었어. 그거 정말이야?”

“그렇다. 우린 줄곧 그걸 위한 준비를 해왔다”

“어째서?”

“뭐고 자시고도 없다”

마왕 스루트는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애시당초, 우린 평등했다. 신족과 거인의 구별은 없었다. 하지만 녀석들이 이 아홉 세계를 만드는 과정에서 우리의 대부분은 사망하고, 녀석들의 대부분은 살아남았다. 거기에, 녀석들은 우릴 돕긴 커녕 자신들을 신족이라 자칭하여 우릴 거인이라 욕하였다!! 녀석들이 멋대로 꾸미고, 녀석들이 멋대로 실행한 계획으로! 녀석들은 그걸로 기고만장해져서 우린 구석으로 쫓겨난 거다!!”

“우, 우~”

소년은자신의 머릿속에서 생각하고 있는 걸 잘 말로 정리하지 못한 것인지, 신음하는 소릴 몇 번인가 내고서,

“그치만, 라그나로크를 일으키면 거인인 사람도 많이 죽어버려”

“그걸로 족한다. 우린 이 세계가 생긴 그 때부터, 증오를 인풋 됐다. 모든 거인은 최종전쟁 라그나로크로 이 아홉 세계를 없애고, 복수를 이루기 위해 태어난 거다!!”

“그치만 그치만, 반 신족이란 사람들은 원래 거인족이였잖아? 거인이니까 복수라던가, 거인이니까 죽어도 된다던가, 그런 건 이상해”

“녀석들은 아스 신족에 들어갔다! 자신이 받은 짓도 잊고 꼬리를 흔든 거란 말이다!! 진짜 거인과는 다르다. 우린 결코 자존심을 버리거나하진 않는다!!”

외치면서, 그러나 마왕 스루트는 어딘가 이상한 것을 느끼고 있었다.

거인이란 존재의 자존심?

애초에 신족과 거인으로 종족이 나뉘어져, 멋대로 자신들은 거인이라 불리고, 구석으로 쫓겨났겼을 차별적인 멸칭에, 자존심?

“염마국 무스펠헤임에는 처음 왔지만, 여기 거인 사람들이 나쁜 짓 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 했어”

“당연하다!! 우리가 올바른 것이다! 신족을 자칭하는 녀석들이야말로! 녀석들이야말로!!”

“그러면 그런 사람들이 복수만을 위해 죽어나가는건 역시 잘못 됐어. 거인 사람들도 지키고 싶은 게 있고, 여러가질 만들어와서, 그런 걸 남겨도 된다고 생각해. 그런 마음을 전부『거인이니까 전부 버려라』『복수를 위해 목숨도 바쳐라』라고 멋대로 말하는 건, 아니라구. 그런 건……”

말을 흐리는 소년이 무엇을 말하려하는지를, 마왕 스루트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래.

이 아홉 세계를 만들었을 때, 그리고 그 후에 신성한 신족과 사악한 거인이 나뉘어졌을 때,『강한 쪽』에서 일방적으로 그것들을 강요한 자들과 하고 있는 게 무엇 하나 다르지 않다.

“……소년. 네놈은 우리에게 무엇을 시키고 싶은 거지? 대체 그 말의 마지막에 어떤 골을 보고 있는 거냐!?”

“무기를 둬”

소년은 간단히 말했다.

“걀라르 호른의 피리소리는 전 세계에 울릴지도 몰라. 태양도 달도 삼켜져버릴지도 몰라. 거대 늑대 펜릴을 묶는 쇄사슬은 끊겨버릴지도 몰라. ……하지만, 그건 바로 지금이 아냐”

“……,”

“우리들의 신님한텐 우리가 잘 설득할게. 무기를 두게할게. 그러니까, 당신도 무기를 둬. 그러면 끝나기 시작한 이 세계에서 아직 몇 개의 미소를 이을 수 있어”

“핫”

마왕 스루트는 웃었다.

“할 수 있을 것 같더냐. 그런 게 가능할 것 같더냐!! 우린 녀석들을 믿지 않는다. 녀석들도 우릴 믿지 않는다. 서로가 무기를 두고 얘기를 나누자라니, 서로 속이려 들게 뻔하다!! 아홉 세계를 만든 그 때, 한 번 그걸로 우린 전멸할 뻔 했다. 네놈은! 지금부터 자신을 확실히 죽이려하고 있는 상대의 앞에서!! 자기 모을 지키기 위한 무기를 두고 얘기를 나누려할 수 있단 거냐!?”

“할 수 있어”

즉답이였다.

단순히 입에 발린 말도, 이상론도 아니다.

어떤 강함의 증명.

소년은, 아무 것도 없는 양손을 벌려서 이렇게 말한 것이다.

 

“난, 제대로 무기를 두고 왔어”

 

그 말에, 마왕 스루트의 움직임이 확실히 멈췄다.

마검 다인슬라이프.

정면에서의 격돌이라면 몰라도, 어떠한 뒷수를 쓰면 마왕 스루트를 죽였을지도 모르는 찬스. 최종전쟁 라그나로크의 결과를 크게 바꾸어, 염마국 무스펠헤임의 붕괴와 맞바꾸어, 인간계 미드가르드로의 피해를 경감시켰을지도 모르는 피스.

실제로 마오아 스루트를 죽일 수 있는지 어떤지는 둘째치고, 한 방 먹이기 위한 행동을 일으켰을지도 모르는 구성 요인.

그것을, 소년은 주저 없이 내놓았다.

상대방을 마의 왕이라 단정지어서 경원시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얘길 나누기 위해.

이것을 베는 것이, 스루트들이 바라던 정의인가.

상대방은 명확한 악의를 가진 적이 아니다.

적의를 가지지 않은 자에게, 아니, 상대방을 존경하여 무기를 두고온 자에게, 그럼에도 증오를 부딪히는 것이, 왕의 나라 무스펠헤임의 정당성에 이어지는가.

(……강함을 찾기 위한 여행, 이라 했던가)

마왕 스루트는 이를 악문다.

염마국 무스펠헤임의 왕이면서 압도적으로 거대할 스루트는 조그마한 인간 소년에게 질투하고 있었다.

(……이것이, 이 힘의 추구가, 네놈이 바라는 강함이라고도 하는 거냐!?)

“인정치 못한다”

마오아 스루트는 등에 맨 검집에서 거대한 검을 뽑았다.

사이즈는 3미터 오버. 전체로선 흑에 가까운 은색. 그 칼날의 여기저기에 오렌지 색의 불똥을 격렬히 뿌리는 섬뜩한 대검. 한 번 휘두르면 하늘에서 대량의 훌의 비를 내리며 세계수 유그드라실의 뿌리에 꽂으면 아홉 세계를 불태운다고 일컬어지는, 마검 중의 마검. 그것을, 단 한명의 소년을 꺾기만을 위해 꺼낸 것이다.

“난 그 강함을 인정치 못한다!! 유예를 주마. 지금 당장 마검 다인슬라이프를 이곳에 가져와라! 나와 싸워라!!”

“싫어”

“마검의 저주가 두려운 것이냐. 자신의 목숨이 아깝다면 방위선 반대편에 있는 발키리한테 도움을 요청해라!! 그 천벌과 마왕인 날 싸우게해라!!”

“절대로 싫어”

확실하게, 소년은 답했다.

“나는 피를 흘리지 않는 강함을 얻기 위해 당신의 나라에 왔어. 당신의 나라에서 자신을 단련시키면 그게 가능하다고 지금도 믿고 있어. 그러니까, 절대로 그런 싸움에 따위 기대지 않아”

그것은, 스루트를 마의 왕이 아니라, 다른 것으로서 보고 있단 말투였다.

강대한 힘을 가진 자.

소원을 이뤄주는 자.

신족도 거인도 아녔던 시대에 동등히 그렇게 부려졌었던 자.

믿고 있어, 라고.

저 소년은 강대한 힘을 가진 존재에게, 확실히 그렇게 말한 것이다.

“……큭”

마왕 스루트는 조금 이를 악물고, 그 서투른 예의에 추억을 떠올렸다.

하지만 검을 물릴 수는 없다.

수많은 거인 무스펠을 모으고, 염마국 무스펠헤임을 묶는 마왕으로서, 스루트는 절규하면서 불꽃의 검을 들어올린다.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그리고.

 

 

14

 

 

동계 발키리 여덟 명을 무력화시킨 발트라우테는 염마국 무스펠헤임을 바라보고 있었다.

휘날리는 불꽃.

밤을 몰아낼만큼의 빛과 열.

마왕의 이름을 받기에 걸맞은 파괴력.

하지만.

“……못할테지”

소곤거리듯 발트라우테는 중얼거렸다.

직후였다.

마왕 스루트는 파괴력의 상징인 불꽃의 검을 멈췄다. 소년은 마지막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눈도 감지 않고 바로 정면에서 마왕 스루트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소년의 피부에는 상처하나 없었다.

스루트는 공격을 중단한 것이다.

“사악한 거인으로서가 아니라 경의를 보여야할 신족으로서 그대를 다룬 소년이다. 한 세계를 모으는 왕이라면 그 마음을 무자비히 못 대할테지. 뭐라해도 여긴 무스펠헤임을『전짜 악의 나라』로서 스스로 인정하고 마느냐 아니냐의 분기로. 모든 거인 무스펠들의 운명조차 좌우시킬 왕의 선택, 바로 그 장면이였으니”

그리고 스루트는,『거인』이 아니라『신족』으로서의 선택을 행했다.

기도를 바치는 자의 목숨을 구하는 것으로.

애초에, 그걸 떠올리게 한 건 역시 저 소년의 강하에 있을터다.

발트라우테 자신, 신족과 거인의 사이에 있던 도랑을 오랫동안 당연한 것으로서 받아들이고 있던 구석이 있다.

그것이 당연하다는 것으로 하면 사정이 좋아지는 자들에 의해.

『인간계 미드가르드의 영혼이여』

『왜?』

『가령 내가 여기서 무기를 둔다한들, 아스 신족의 주신 오딘이 호응하지 않으면 비극은 회피하지 못한다. 네놈은 이 문제를 어찌할 셈이냐』

『물론, 막아낼거야』

소년은, 스루트를 향해 단언했다.

『우리가, 나랑 발트라우테가, 반드시 주신 오딘님한테 무기를 두게할거야』

『훗』

스루트는 웃었다.

작게, 하지만, 확실히. 지금까지의 역사 중에서 그들 무스펠의 일족이 인간계의 영혼한테 웃음을 보인 적이 있었을까.

그 웃음은, 이윽고 커진다.

『하하하하하!! 재밌다, 그렇다면 그 전쟁 바보를 막아봐라!! 그 행동의 결과로 네놈의 진지함을 인정해주마! 하지만 마음대로는 안될거다. 뭐라해도 우린 그 문제랑 1000년 이상 마주보면서 전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도 못하였으니!!』

말을 마치고, 스루트는 불꽃의 검에서 손을 놓았다. 거대한 검은 딱딱한 지면에 꽂히지만, 큰 변화는 없다.

이미 그 검은 불꽃을 내거나, 수많은 세계를 통구이로 만들거나 하지 않는다.

거인으로서, 왕으로서, 존재 가치의 일단을 잃으면서, 하지만, 스루트는 감회 깊은 시선을 검에게 향할 뿐이다.

『……난 두었다. 하하, 하하하하하하!! 뒀다, 난 무기를 둘 수 있었다! 아무도 죽이지 않아도 되는거다!!』

『응』

『몸이 가볍다. 긴장했던 근육이 이완되가는 걸 느낀다. 그래. 언제나 죽이느냐 죽느냐의 환경에서 해방된다는 건, 이런 것인가』

『맞아, 무스펠헤임의 임금님』

『하지만, 구체적으론 어떻게 아스 신족과 반 신족한테서 무기를 두게 만들 것이냐?』

『괜찮아』

소년은 싱긋하고 웃고서 말한다.

『내 아내가 있는 데인 걸. 분명, 정말로 얘기하면 어떻게든 될거야』

“흥”

발트라우테는 코로 숨을 내쉬고, 고개를 돌렸다.

아스 신족이 그렇게 무른 녀석들이라면 고생하지 않는다. 애시당초, 주신으로서 군림하는 것이 군신, 전쟁을 일으키는 신이다. 풍양신이 이유도 생각하지 않고 작물을 맺히게하듯, 저 군신에겐 이미 이유 따위 필요 없다. 전쟁을 일으키는 환경이라면 전쟁을 일으킨다. 그 정도의 감각으로 역사를 움직이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어쩔 것이냐?”

그렇게 물어온 건 장녀 브륀힐데다.

그녀의 신조는『당하기 전에 해치워라』인듯 하여, 염마국 무스펠헤임에서 일시적으로라도 위협이 제거되는 것으로 공격의 필연성이 없어져버린 듯 했다. 서로가 무기를 향하게 하지 않으면 비정해지지 못하게 된다는 건, 장녀 브륀힐데의 잘 드러나지 않는 인간스러움(?)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았다.

무슨 일이 있다면 곧바로 촉수를 낸다, 라고 협박하고서 그녀들 여덟 명의 발키리는 얌전해졌다 (라고는 해도, 승부에『졌다』란 사실도 컸을테지). 신창 궁그닐이 주신의 상징이듯, 뇌추 묘르닐이 뇌신의 상징이듯, 사녀 발트라우테가 가진 황금의 공구는『발키리의 약점』그 자체를 상징하고 있었다.

제대로 발동시키면, 도저히 방송할 수 없는, 우글우글쥬르쥬르한 이유로 심장이 멈춰버릴지도 모르는 거다.

대항하기 위해선 장녀 브륀힐데들이 발키리를 관둘 수 밖에 없다.

……의외로 터무니 없는 성능의 아이템이라서 당분간은 저 소년한테 돌려줄 수 없겠군, 이라고 사녀 발트라우테는 마음 속으로 정하면서,

“확실히 난제이군”

그녀는 우선 그것을 인정하고서,

“……하지만 남편과 신도의 기대에 답하는 것이 아내와 신의 역할이다. 그렇다면 다소의 무리는 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주신 오딘을 패고서 직접 담판이다”

 

 

15

 

 

그리고 마지막 문제가 남아있었다.

엉엉 우는 주신 오딘이 휴전을 선언하는 것을 지켜보고서 천계의 관 발하라를 나가려던 발트라우테는 막 발하라에 찾아온 악신을 발견했다.

로키.

이번 사건을 획책한 장본인.

발트라우테는 소년한테 닥쳤던 여러 위기를 떠올리고 양눈을 날카로이한다.

“……그대의 꿍꿍이 대로 운명의 세 여신 노른의 예언은 빗나갔나”

“저걸로 최종전쟁 라그나로크가 완전한 불발로 끝났을 것 같아? 물러. 일그러진 운명은 다른 형태로 수선되고 말아. 뭐라해도 라그나로크의『시작』이라하는 계기는 거대선 나글파르만이 아냐. 태양과 달이 사라지고 말거나, 거대 늑대 펜릴을 묶는 쇄사슬이 끊기거나, 여럿이 마련되있으니까. 하나의 원인이 사라지면 다른『계기』로 중심핵이 전이해서 최종전쟁 라그나로크의 카운트 다운은 속행될터야. 이번 건 연장에 불과해. 이르냐 늦느냐의 차이가, 아주 조금 어떤 방향으로 어긋났다는 거야”

“또 일어난다라?”

“지금대로라면 확실히”

로키는 가벼운 어조로 그렇게 말했다.

“노른의 예언은 주신 오딘조차 회피 불가능해. 마치 저 입 그 자체가 저주이듯 적중하지. ……마음에 안들잖아. 죠커로서는 다 정해진 이딴 세계는 재미 없어”

“그게 그대의 본질인가, 악신놈”

발트라우테는 목소리를 더욱 낮추고,

“최종전쟁 라그나로크를 회피하고 싶다던가, 아홉 세계를 지키고 싶다던가, 그런 갸륵한 목적이 있단 게 아니다. 그대는 단순히 휘젓고 싶을 뿐이지. 그 통칭대로 그저 죠커로서. 결과로서, 라그나로크가 더욱 나쁜 방향으로 나아간다해도, 그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을테지?”

“죠커의 가치를 정하는 건 내가 아냐.그건 게임의 룰에 의해 변화해. 승리로 이어지는 최고의 한 장으로도, 패배를 결정짓는 최악의 한 장으로도 될 수 있어. 그게 죠커란 거잖아?”

로키는 슬며시 웃고,

“……다만, 내가 보기에 저 인간 소년도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난 죠커로서 룰을 휘저으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룰 안에서의 변동에 불과해. 하지만 저 소년은 달라. 마검 다인슬라이프를 넘긴 시점에서, 저런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어. 저건 룰 안에는 존재하지 않은 움직임이였지. 저게『인간』이라는 걸련지”

“……,”

“무기를 쥐느냐 무기를 쥐지 않느냐, 저 시점에서 존재하는 선택지는 그 두 개였어. 하지만, 저 소년은『한 번 무기를 쥐고, 그걸 버리는 것』에 의미를 찾아냈지. 그냥『쥐지 않는다』가 아냐. 『쥐고서 포기하는 것과의 차이』를 역이용한 거야”

소년이 마왕 스루트와 대치한 그 때.

설령 같은 말을 한다고해도 소년이 그냥 빈손으로 온 것 만이였다면, 마왕 스루트한테 저렇게까지 울리지 않았을거다. 단 한 번이라도 무기를 쥔 적 없는 자가 하는 입에 발린 소리에 불과하다고 무시했을터다.

그리고, 무기를 쥔 채 마왕 스루트의 앞에 섰더라면 어떤 이유가 있었다고 해도 마왕 스루트는 소년을 양단했을거다. 세계를 다스리는 신들과 전쟁을 하려고 나날 자신과 다른 이를 단련시켜온 거대한 왕은 그 부근에 일절의 용서를 하지 않는다. 나중에 아무리 고뇌하더라도 그 자리에선 어쨌든 명확한 결착을 짓는 게 그의 방식이다.

어디까지 의도됐던 구도인지는 모른다.

의도하지 않았기에 최대한으로 효과가 발휘됐던 걸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건 말할 수 있는 건,

“주신이며 군신이기도 한 오딘이 저 소년한테 집착가는 것도 수능이 가. 전쟁에서 싸우는 사람들을 지키는 게 아니라, 전쟁 그 자체를 유지하는 신에게 있어선 저 소년은 천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 오딘 자신은 소년을 천적이라고 명확히 자각하고 있지 않은 것 같지만. 최종전쟁 라그나로크는 오딘의 마지막 자리인 것과 동시에『전쟁을 일으키는』군신으로서의 금자탑이기도 해. 그 최대급의 전쟁을 이렇게나 간단히 막아낸 시점에서 저 소년한테는 오딘과 어울릴만큼의 자질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지”

 

 

전쟁이 당연한 세계.

 

 

용감한 전사자가 천계에 인도되며, 노쇠나 병사한 자는 지하의 명계에 보내지고 마는 세계.

 

 

군신이 정점에 군림하고 만 것으로 그것이 미덕이란 교육을 받고마는 세계.

 

 

저 소년은 외소하고, 앞으로도 영혼의 소속이 인간계 미드가르드에서 벗어나는 일은 없을테지.

즉, 인간으로서 태어난 소년은 인간으로서 죽는다. 당연한 사이클 안에서만 살 수 없는, 신들이 보자면 그야말로『조그마한』존재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번에 저 소년이 제시한 하나의 답은, 『군신이 다스리는, 투쟁이 당연한 세계』의 전제를 뒤집고 말지 모를 만큼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로키는 어깨를 으쓱이고서,

“……발트라우테. 너의 남자를 보는 눈은 확실했나봐. 발키리의 성질을 생각해보면 저 소년은 약간 맞지 않는 같기도 하지만 단체 최강 클래스의 전력이 다른 누군가랑 혼인하려는 거니. 그 정도로 천칭은 딱 맞을려나. 군신 오딘이랑 결혼의 여신 프리그가 이어진 것처럼”

“흐, 흥. 그렇게 거창한 영혼이 아니다. 일찍이 일시적으로라도 아홉 명 체제에서 장녀 브륀힐데를 떼어놓은 인간 지크프리트와 비교하면, 저 소년의 영혼은 틀림 없이 흐려보일거다”

발트라우테는 로키의 말을 부정하면서도,

“……다만, 그럼에도 세계수에 도전하고, 나와의 승부에 이긴 소년이다. 공정한 승부의 감시자로서, 나에겐 정당한 보수를 지불할 의무가 있다”

“그렇게 끝난 걸『이겼다』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군신의 톱니바퀴에 사로잡혀있던 예전의 너희들이라면 어려웠을텐데 말이야”

히죽하고 웃는 로키는 간단히 화제를 바꾼다.

아무래도 발트라우테의 반응을 보고 그 나름의 목적은 달성된 듯 했다.

“어찌됐건, 난 앞으로도 죠커로서의 자세를 관철하겠어. 여신 노른의 예언에 의해 정해진 운명을 오로지 휘젓는 형태로. 그 카드의 움직임을 잘 자신이 득보는 방향으로 돌릴 수 있다면, 부는 그쪽으로 모이겠지. 잘 처세하길 기도해둘까”

“그러냐”

발트라우테는 가볍게 숨을 내뱉고,

“그런데, 나는 지금 천계의 관 발할라에서 좀 날뛰고 온 참이다”

“그런 것 같더라. 신이 사는 데가 이렇게 너덜너덜해선 모범이 안되는데”

“잔당이 있는 건 좋지 못하다.『경고』를 한다면 철저히 해야만 하지”

“……하?”

 

 

로키가 읊조렸을 때에는, 발키리는 오른 손으로 멸뇌의 창을 쥐고 있었다.

직후에, 이번 분기 최대의 일격이 쏘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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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끝! 이제 A.E.01 작업 시작!!

 

…일단 폴아웃 NV부터 좀 진도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