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 이세계 미궁에서 노예 하렘을 – 루티나

188. 이세계 미궁에서 노예 하렘을 – 루티나

 

 

공작이 데려온 여자아이에게 카시아가 말을 걸었다.

루티나라고 하는 모양이다.

 

「카시아, 언니……」

 

루티나는 한 마디를 내뱉고는, 분한 듯 입술을 깨물었다.

아마 그녀는 원래부터 이 성에 있던 사람일 것이다.

카시아와는 자매인 것 같지만, 지금은 적과 아군인 거겠지.

루티나의 굳은 표정이 그걸 말해주었다.

 

「다행이야. 무사했군요.」

「…….아뇨.」

 

무사하다면 무사하지만, 무사하지 않다고 하면 무사하지 않은 거겠지.

그런 루티나를 카시아가 끌어안는다.

빼어난 미인 두 사람에 의한 아름다운 장면.

아름다운 정경이지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는 아닌가.

 

「각하.」

 

고스라가 다가왔다.

 

「상황은 어떻지?」

「성내의 진압은 거의 완료했습니다. 저항도 없습니다. 다만, 백작의 행방이…..」

「알지 못하는 건가.」

「예.」

 

공작과 고스라가 대화를 나눈다.

세르마 백작이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어쩌면 오늘은 외출한 걸지도 모른다.

결행일도 갑자기 정한 거니까.

 

「없어진다 해도 수단이 없는 건 아니지만 성가시군. 자신의 성에서 도망쳐 나가는 건 귀족에게 큰 불명예가 된다. 수색에 전력을 다하도록.」

「알겠습니다.」

 

모험가가 있으면 이 세계에선 도망치는 건 간단하다.

어디로든 이동해 버리면 된다.

숨을 바엔 도망칠 거라고 생각하는데, 꼭 그렇지도 않으려나.

 

도망이 어느 정도의 불명예일까.

귀족의 책무인 미궁 토벌을 이미 방치했었으니까 귀족의 명예에도 구애받지 않을 것 같은데.

꼭 그런 건 아닌가.

 

「미안하지만 백작이 보이지 않는다는군. 어디 있는지 알고 있나.」

 

공작이 루티나에게 묻는다.

이럴 경우엔 장작 창고 같은 데 숨어있는 건 아닐까.

공작이 북을 치면서 지휘하면 좋을 텐데.

한 번 치고 두 번 치고 세 번 흘리고.

 

「몰라요. 안다 해도 알려주지 않을 거예요.」

 

루티나가 딱 잘라 말한다.

아마노 가게의 루티나는 여자이올시다.

 

「……카시아는, 어디 숨을 만한 짐작 가는 곳이 없나?」

「글쎄요. 겨울철에 몸을 녹이기 위한 장작을 두는 방이 침실 어딘가와 연결돼 있을 거예요.」

「언니!」

 

루티나가 항의하지만, 카시아와는 적대 관계다.

근데 진짜 장작 창고가 있는 건가.

 

「귀족의 책무를 잊은 건 아니겠죠.」

「하지만.」

「네가 함께 있었으면서 이게 무슨 꼴인가요.」

 

카시아의 반론에 루티나가 입을 다물었다.

미궁 토벌이 진행되지 않는 건 루티나도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고스라.」

「예.」

 

그 사이 공작이 고스라를 보낸다.

 

「아버지도 작위를 이었을 무렵엔 노력했어요. 하지만 좀처럼 결과가 나오지 않았죠. 언제부턴가 기사단의 통솔은 엉망이 되었어요. 게다가 큰 도적단이 날뛰어서 유능한 부하를 몇 명이나 잃기도 했죠. 그 후엔 술에 빠져 살게 되었어요.」

 

토벌이 진행되지 않은 원인은 확실히 백작에게도 있었던 모양이다.

이건 수장을 바꾸지 않을 수 없겠는걸.

 

「그렇게까지 궁지에 몰려 있었던 건가요.」

「제게 좀 더 힘이 있었더라면.」

「괜찮아요. 이미 지난 일은 어쩔 수 없어요.」

 

카시아가 루티나의 머리를 끌어안고 위로한다.

 

「언니에게 동정 받을 일은 아니에요.」

 

루티나는 그 손을 뿌리쳤다.

얼마나 강경한 거야.

아름다운 푸른 눈동자로 카시아를 응시한다.

열심히 눈물을 참고 있는 듯하다.

 

「네 아버지는 처음부터 그다지 백작엔 어울리지 않았어요. 거친 일을 피하고 미궁에 들어가는 것도 주저하는 상냥한 사람이죠. 막내여서 원래라면 작위를 잇지 않고 자유롭게 살 수 있었겠지만, 장남인 제 아버지와 둘째 동생의 오랜 분쟁으로 부득이하게 차례가 돌아온 거죠. 그 분쟁에 관해선 저도 사과할게요.」

 

카시아의 아버지와 루티나의 아버지가 형제인 모양이다.

즉 카시아와 루티나는 친척이다.

그러고 보니 카시아는 친척동생인 차기 백작도 남동생이라고 불렀었다.

친척동생을 남동생이나 여동생이라고 부르는 건 세르마 백작가의 가풍인 걸까.

 

「이제 됐어요. 죽이세요.」

 

루티나가 금빛 머리카락을 나부끼며 공작을 향해 돌아선다.

죽여라, 라니.

미인 엘프에게 말하게 해 보고 싶은 대사 1순위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는 아니지만.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네. 가능하면 원만하게 끝내고 싶으니.」

 

예상대로 공작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였다.

쓰러뜨리는 건 백작 한 명이면 충분하다고 말했었지.

 

「이런 짓까지 벌여놓고 무슨 말을.」

「그대에겐 계승권 포기를 부탁하고 싶네.」

「저도 백작의 딸이에요. 그건 불가능해요. 아버지가 작위를 박탈당한다 해도, 제가 자리를 잇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뭐, 그렇게 말하겠지.

 

「다음 백작은 이미 정해져 있네. 빠르게 체제를 다시 세워야만 해.」

「계승권은 저에게 있어요. 아버지 다음에 백작이 되는 건 바로 저에요.」

 

잘 모르겠지만, 루티나가 있으면 카시아의 친척동생을 차기 백작에 앉히는 건 힘든 모양이다.

직계 친족이 있는데 방계에게 작위를 줄 수는 없는 거겠지.

루티나가 계승권을 포기하게 하고, 작위를 차기 백작에게 준다는 건가.

수장을 바꿀 뿐이라면 딸을 차기 백작으로 삼아도 상관없을 것 같은데.

 

「그건 인정할 수 없네. 유감이지만, 그대에겐 전 엘프 최고대표자회의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어.」

「그럴 수가, 전 엘프 최고대표자회의까지……..」

「이렇게까지 미궁을 방치해 두었으니 당연한 일이네. 현 사태는 세르마 백작이 작위를 잃는 걸로 끝날 문제가 아니야. 모든 엘프에 대한 배신행위지. 세르마 백작의 딸을 후계로 삼을 수 없는 건 물론이고. 그리고 그대는 아직 너무 어리다.」

 

그 말을 듣고 생각나서 루티나를 감정해 보니, 15살이다.

어리네.

거기다 마을사람 LV2.

낮잖아.

 

15살이면 역시 백작으로선 미묘하다고 할까.

게다가 마을사람 LV2다.

영내의 미궁토벌이 진행되고 있지 않으니까 서둘러 체제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어느 정도 경험과 실적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맡기는 쪽도 불안하겠지.

 

하지만 전 엘프 최고대표자회의라는 것엔 나쁜 인상밖에 안 생기는걸.

뒤에서 사악하게 지배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할까.

이건 완전히 제3자인 내 주관적인 견해지만.

세르마 백작이 멤버 중 한 명인 것 같고, 공작도 당연히 멤버겠지.

 

그런데 아까부터 나는 완전히 이 자리에 필요 없는 녀석이구만.

끼어들 수도 없고.

대기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해서 어디 가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방 밖은 어떤 상황인지 모르니까 가고 싶지도 않다.

 

「그러니까 죽이면 된다고 말했어요.」

 

루티나는 완고하게 주장한다.

죽이면 계승권이고 뭐고 없다.

 

「역시 이렇게 되는 건가. 어쩔 수 없지.」

「루티나. 우리를 부모의 원수로 여기고 복수해도 좋으니, 살아주세요.」

「죽이진 않아. 그대는 노예가 되어 주어야겠어.」

 

카시아가 설득하려 하는 걸 공작이 가로막았다.

 

「노예라고요?」

「미치오 공은 계적가명이라는 걸 알고 있으신가?」

 

카시아의 의문을 무시하고, 공작은 내게 이야기를 돌렸다.

 

「명칭만이라면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귀족과 그 계승권을 가진 친족에겐 계적가명이 붙네. 여는 안할트다. 인텔리전스 카드로 보여주는 것도 가능하다만, 그럴 필요는 없겠지. 계적가명을 잃으면 자동적으로 귀족이 아니게 되든가 계승권이 없어지네. 계적가명이란 건 그런 것이지. 그리고 노예가 되면 계적가명이 사라진다네.」

「그래서 노예군요.」

 

공작의 이름은 브로켄・노르트브라운・안할트다.

마찬가지로 루티나의 이름에 붙어 있는 안셀므라는 게 계적가명이겠지.

에스텔 남작에게도 뭔가 붙어있었던 것 같다.

카시아는 루티나와 같이 안셀므니까, 하르츠 공작이 아니라 세르마 백작의 계승권을 가진 모양이다.

 

「정식 절차를 밟으면 계적가명의 순위에 관계없이 작위를 이을 수 있지만, 지금은 비상시다. 세르마 백작을 폐작하더라도 직계 친족이 제1순위가 되지.」

「그래서 계적가명을 없애겠다는 거군요.」

「마찬가지에요. 전 노예는 되지 않겠어요. 저는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으니 제 동의 없이 노예로 삼지는 못하겠죠.」

 

죄를 범했으면 억지로 노예로 삼을 수 있는 건가.

분명 도적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 노예로 전락시킬 수 있는 거겠지.

그렇지 않을 경우엔 본인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거군.

 

나도 도적 직업을 가지고 있다.

나도 내 동의 없이 노예가 되는 것이 가능한 건가.

 

「그렇지 않다는 것은 스스로도 알고 있겠지. 귀족의 책무를 다하려 하지 않고, 다하지도 못한 걸 인정도 하지 않는다면 동생들이 어떤 눈으로 그대를 볼까. 그대가 죽는다고 끝날 문제가 아닐세. 노예가 되면 아버지에게 효를 다했다고 여겨질 것이고, 스스로 책임을 지고 귀족의 책무를 완수했다고도 해석될 수 있지. 동생들에게 있어서도 그것이 가장 좋을 것이네.」

「비, 비겁한.」

 

허점을 찔러 설득을 하는 공작은, 확실히 비겁하다면 비겁하다.

동생들은 인질인가.

아버지인 세르마 백작이 폐작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언니의 행동에 따라서는 동생들에게 영향이 미친다는 거겠지.

 

아비가 신 포도를 먹으면 자식도 이가 시리다는 그거다.

오이시 쿠라노스케의 아이는, 장남 슈세이는 함께 쳐들어가서 할복했지만, 남겨진 유아가 아사노 본가에서 추대되어 벼슬을 했다고 한다.

그것과 비슷한 거겠지.

그보다 루티나가 계승권을 포기하면 동생들에게 가는 거 아닌가.

 

「15살에 성인이 될 때까지 계적가명은 붙지 않지만, 언니의 행동에 따라선 장래에 동생들이 세르마 백작이 될 가능성도 생기지.」

 

친자식이라도 미성년자는 안 되는 모양이다.

루티나만 어떻게든 하면 된다는 건가.

공작도 지독하구만.

 

남동생이나 여동생에게 작위가 계승될 수 있을지 어떨지는 알 수 없다.

없진 않을지도 모른다.

형의 아이를 자신의 양자로 들이고 자신의 아이를 형의 양자로 내보낸 미토 코몬이나, 친아버지가 양자로 들어간 후에 조부에게 친자식이 생겨서, 그 아이가 아버지의 양자로 들어와서 친부의 양자의 양자가 된 토오야마의 김씨라든가.

 

귀족이라는 건 여러 모로 힘든 것 같다.

설령 거의 없다 해도, 공작도 가능성이라고 말하는 것뿐이다.

거짓말은 아니다.

 

「루티나, 저도 그게 좋다고 생각해요.」

「…….알겠어요. 마음대로 하세요.」

 

카시아에게도 설득을 당해, 마침내 루티나가 꺾였다.

인질을 잡힌 게 크다.

 

「미치오 공.」

「예.」

「괜찮다면 그녀를 받아주게.」

 

드디어 이야기가 마무리 지어지나 했더니, 공작이 터무니없는 말을 꺼냈다.

 

「하아?」

「이번에도 미치오 공에겐 신세를 졌네. 그 포상에 어울리겠지.」

「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건가요.」

 

항의를 한 건 카시아다.

당연하겠지.

 

당연한가?

노예로 삼는 것 자체엔 찬성했으면서.

뭐, 자신이 소유하면 되니까 그런 건가.

 

「여기 있는 미치오 공은 우리도 다 헤아리지 못할 실력을 지니고 있는 듯하네. 아마 머지않은 장래에 미궁을 쓰러뜨리고 귀족의 반열에 오르겠지. 그렇게 되면 전 귀족인 그대에게 있어 큰 활약의 기회가 생길 것이고.」

 

공작이 루티나에게 말했다.

공작은 뭘 근거로 나를 평가하는 걸까.

과대평가다.

어쩌면 미궁에서 마법을 사용하는 모습을 우연히 본 걸까.

 

「미궁이요?」

 

루티나는 의심스러운 듯했다.

탐색하는 눈으로 날 봤다.

 

「여가 소유한 기사단의 모험가가 여러 모로 시험한 결과일세. 역시 페르마스크까지 회복약 없이 이동하는 건 무리겠지만, 적어도 타레까지 휴식 없이 몇 번의 왕복을 했을 땐 회복약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었네. 여의 기사단에서 가장 우수한 모험가보다 능력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 얼마만한 실력이 있는지 가늠할 수가 없어.」

「그런가요.」

 

아마 페르마스르에도 실제로 가본 거겠지.

그렇게 해서 비교한 건가.

나도 사실 페르마스크까지는 회복약이나 듀랑달 없이는 힘들다.

마법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인 건 아닌 듯하니까 다행이라고 치자.

 

「미치오 공, 나쁘지 않은 포상이라고 생각하네만. 보다시피 카시아를 쏙 빼닮은 미인 아닌가.」

 

무슨 말을 하는 거냐, 이 공작은.

그냥 아내 자랑 아냐?

아니면 내가 카시아를 좋아한다는 걸 꿰뚫어 본 건가.

난 그런 눈으로 카시아를 보고 있었던 걸까.

 

「아, 아뇨. 아, 아니, 아닌 게 아니라.」

 

물론 루티나도 카시아도 둘 다 미인이다.

그건 틀림없다.

 

아니면 에스텔 남작한테 듣기라도 한 걸까.

그러고 보니, 제국해방회의 규정은 내부에서 얻은 정보를 외부에 흘리면 안 된다고 했다.

공작은 제국해방회 회원이니까 까발려도 외부에 흘린 거 아니게 된다.

다 까발려진 겁니까.

 

—————————–

 

출처 : 小説家になろう

원작 : 異世界迷宮で奴隷ハーレムを

번역 : 테미tm테루

이번 화는 좀 어려웠어요……

의역한 부분도 좀 있는데 맞게 한 건지 모르겠네요.

어쨌든 이걸로 188화 루티나까지 왔습니다ㅎㅎ

번역을 처음 시작했을 때 목표로 잡은 게 루티나였기 때문에 감회가 새롭네요.

목표도 달성했으니 이제 이사기도 껴서 번갈아 해야겠습니다.

Tosis

Manovel 관리자 Tosis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