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 이세계 미궁에서 노예 하렘을 – 여유

결국 저녁까지 33계층에서 드라이브드래곤을 상대했다.

꽤 힘들다.

드라이브드래곤 여러 마리가 상대일 땐 아무래도 전투 시간이 길어진다.

상대가 한두 마리면 미리아가 금방 석화시키고 끝나지만.

옛날 감각을 떠올렸다.

옛날이라곤 해도 그렇게 오래전 일은 아니다.

이 세계에 오고 나서의 일이다.

마도사나 난봉꾼이나 용사를 얻기 전엔 전투시간도 길었다.

지금보다 긴 경우도 있었지.

용케 잘 해왔다.

그 무렵이랑 비교하면, 이 정도 싸움은 미적지근할 정도다.

지금은 번개 마법이 있어서 마물이 마비되는 경우도 자주 있으니까.

아니. 옛날엔 마물의 수가 적었지.

뭐, 마물이 늘면 번개마법 한 방에 마비되는 마물도 늘어나니까 상대적으로 그렇게까지 힘들어진 건 아니지만.

옛날엔 마물이 전체 공격마법을 사용하는 일도 별로 없었다.

드라이브드래곤 LV33쯤 되면 제법 쏴대기 때문에, 그건 좀 힘들어졌다.

그래.

힘들어.

지금이 쉽다는 건 착각이다.

요즘 젊은 것들이라고 해도 옛날과는 조건이 다르다.

전체 공격마법은, 맞을 경우엔 록산느나 내가 착실하게 회복을 하기 때문에 문제는 되지 않는다.

회복이 따라가지 못하거나 MP가 모자랄 정도의 공격도 없다.

조금 아플 뿐이다.

그게 싫은 거지만.

그 정도는 어쩔 수 없다.

미궁도 33계층이나 되면 항상 낙승일 수는 없는 거다.

목숨의 위협이 느껴지지 않는 것만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지.

전투를 끝낸다.

이제부턴 여유시간이다.

그 전에 제도의 옷가게에도 가야만 한다.

여유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루티나는 제도에 있는 옷가게를 알고 있어? 모험가 길드 앞 대로 근처에 있는데.」

「아뇨. 옷가게를 이용한 적은 없어서요.」

「그럼 괜찮겠지. 이제부터 제도의 옷가게에 갈 거야.」

「루티나의 옷을 만드는 거군요.」

미궁에서 나오기 전에 모두에게 말하자, 록산느에게 바로 들켜버렸다.

어떻게 안 거지.

아니. 그야 알겠지.

루티나에게 메이드복이나 에이프런을 만들어 주는 건, 입어줄지 불안해서 미루고 있었다.

입을 땐 록산느도 함께니까 루티나가 그 명령에 거스를 리도 없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싫어하는 걸 억지로 입히고 싶지도 않다.

메이드복은 원래 황궁의 시녀복을 모방한 것 같고, 황궁의 시녀는 신원이 확실한 사람만 될 수 있을 테니까 안 입어줄 걱정은 하지 않는다.

아무리 그 황제라도 너무 이상한 사람은 궁정에 들이지 않겠지.

귀족의 차녀나 삼녀가 황궁의 시녀로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니 원래 귀족이었던 루티나라면 메이드복을 받아들여 주지 않을까.

문제는 에이프런이다.

식사를 만들 때 록산느네의 에이프런 차림을 보고도, 루티나는 딱히 싫어하는 낌새는 보이지 않았다.

느낌상, 에이프런 자체는 괜찮을 것 같다.

알몸 에이프런은 별개라고 쳐도.

문제는 그거다.

하지만 그걸 시키고 싶다.

시켜보고 싶다.

그게 여유다.

그것이야말로 여유다.

여유를 위한 일이다.

매일매일 우리는 미궁에서 싸우니까, 지친단 말이지.

침대 위에서 맛있게 드시는 건 참아줬으면 한다.

「뭐, 모두들 덕에 미궁 공략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니까. 그 포상도 겸해서 모두의 옷을 만들러 가자.」

기왕이니까 모두의 옷을 만들자.

이건 에이프런을 만들기 위해 얼버무리는 게 아니다.

아마도.

「또 뭘 만드시는 건가요?」

그런데 세리가 의문을 드러냈다.

세리의 눈에 난 어떻게 비칠까.

확실히, 만들 수만 있다면 세라복이든 간호사복이든 만들고 싶은데.

하지만 거기까지 바라는 건 힘들겠지.

내가 옷본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어떤 구조로 돼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세라복이나 간호사복은 포기했다.

아니, 아니다.

애초에 그런 욕망은 없다.

조금 여유가 필요할 뿐.

난 한 명의 취미를 즐기는 사람으로 남고 싶을 뿐이다.

「아ㅡ. 이번엔 딱히 그런 데 아닌데. 내가 만들어주는 옷은 싫었나?」

「아, 아뇨.」

「물론 싫지 않습니다. 저어…… 귀여워 해 주시니까요.」

록산느가 지원 사격을 해 줬다.

록산느라면 세라복도 ok로군.

「이번엔, 미궁에서 입을 옷 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평소에 입을 수 있는 간편한 걸 만들 생각이야. 어디까지나 포상이니까, 본인의 취향을 가게에 말해서 만들면 돼.」

「그래도 괜찮은 건가요.」

「물론이지.」

너무 이상한 것만 아니면 맘대로 만들게 해 줘도 괜찮겠지.

드레스 같은 걸 만들어도 입고 갈 곳은 없지만.

제도에 있는 그 옷가게는 고급 옷을 다루는 가게이긴 하지만, 캐주얼한 옷도 주문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무녀복 같은 것도 만들었었으니까 말이지.

무엇보다, 상위 귀족 정도 되면 옷가게에 가는 게 아니라 상인을 불러서 직접 만든다는 말을 어제 들었었다.

역시 귀족.

직접 가게에 방문하는 사람은 아무리 관록이 있어도 상위 귀족이 아니라는 거겠지.

그렇다면 나 같은 서민도 스스럼없이 가게에 갈 수 있다는 거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뭘 만들면 좋을지.」

「가게 직원에게 말하면 분명 뭔가 제안해줄 거예요.」

고민에 빠진 록산느에게 세리가 알려준다.

그렇군, 그것도 그러네.

가게에 가면 어떻게든 되겠지.

「옷, 만든다, 에요.」

「그 가게에서 옷을 만든다니,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제후회의를 위해서라도 몸가짐을 단정히 하는 건 당연해요.」

제후회의는 아무래도 좋지만, 루티나도 옷을 만드는 것엔 긍정적인 것 같다.

옷을 만들려면 치수를 재야한다.

그 개인정보를 살짝 알아낸다고 해도, 개인정보 보호법이 없는 이 세계에선 용서받겠지.

살짝만.

아주 살짝만이니까.

끝에만 살짝이니까.

뒤는, 알고 있겠지.

커다란 마음을 품고 제도로 이동한다.

모험가 길드 앞의 번화가와 마주한 익숙한 옷가게.

맡겨 두면 일처리도 안심이다.

「어서 오십시오.」

「오늘은 그녀들에게 간편한 옷을 상하의 한 벌씩 만들어주고 싶어. 가능한가?」

「물론입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게의 남성 점원에게 말하자, 만면에 웃음을 띠며 주문을 받는다.

「저마다 원하는 게 있을 테니까 상담을 해줘.」

「알겠습니다.」

「예. 그럼 여러분, 이쪽으로.」

남성 점원이 눈길을 주자, 여성 점원이 다가와 록산느네를 안쪽으로 데려간다.

「저희 점포에서 만드는 평상복은 상하 세트일 때 가장 싸기 때문에 4천 나르부터, 7천, 1만, 1만3천 나르가 있습니다.」

그런 시스템인가.

꽤 대충이다.

천을 고르고, 고른 천으로 만드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어떤 천이 얼마인지 정확히 정해져 있으면 오히려 쪼잔하다는 느낌이려나.

「비싼 건 평상복이긴 해도 비단을 사용해 만듭니다. 1만을 넘는 옷은 귀족과 비견될 정도인 대상인 등이 특별 주문하는 것이죠. 당점에선 6천 나르로도 충분한 품질을 제공해드릴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평상복이시니 어느 정도 여유분도 마련하고 싶으실 테고요.」

호오. 비교적 양심적이다.

이런 건, 품질에 등급이 있으면 비싼 걸로 유도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생각했는데.

판매 기술이 거기까진 발달하지 않은 걸까.

아니면 괜히 싸구려를 팔아서 가게의 브랜드 가치를 하락시키고 싶지 않은 걸까.

애초에 부자밖엔 상대하지 않으니까, 싼 건 준비도 하지 않았다든가.

4천 나르도 충분히 비싼 거겠지.

그렇겠지.

비싼 거야.

4천 나르면 거의 크라탈 양품점의 10배다.

하마터면 속아 넘어갈 뻔했다.

「그럼 뭐, 4천 나르로.」

「예. 충분히 만족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정말 4천 나르면 충분한 모양이다.

가격이 결정되자, 록산느네가 시끌시끌 옷 고르기에 들어갔다.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하지만 그건 상정 범위 내.

「주인님, 오래 걸려 죄송합니다.」

「아니, 괜찮아. 천천히 해.」

록산느가 사과했지만, 이쪽도 해야 할 일이 있다.

「그럼 이쪽에서 잠시 치수를 재겠습니다.」

「네.」

「지금 치수를 재는 여성 말인데, 그녀는 이번에 새로 참가했기 때문에 다른 여성들에게 만들어준 옷을 가지고 있지 않아. 황궁의 시녀복을 모방한 그거 말야.」

루티나가 자리를 비운 사이 메이드복 등도 의뢰해 둔다.

딱히 눈앞에서 주문해도 문제는 없을 것 같지만.

서, 서프라이즈 선물이야.

여심을 아는 남자는 원래 이렇게 하는 법이다.

록산느가 루티나의 옷을 만드는 거냐고 말했으니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선물 받아서 기쁠지 어떨지 미묘한 옷이라서.

알몸 에이프런용의 비단 에이프런도 주문했지만.

「알겠습니다.」

남성 점원도 루티나가 돌아오기 전에 주문 접수를 완료한다.

이야기가 잘 통하는 좋은 가게다.

상품은 전부 같이 받기로 했다.

에이프런만 먼저 받기로 하고.

다만 시간이 꽤 걸렸기 때문에 오늘은 스타킹 가게까지는 못갈 것 같다.

거긴 다음 기회로 미뤄야겠다.

오늘은 루티나의 네글리제용 캐미솔 드레스를 사서 돌아간다.

루티나는 황색으로 한 것 같다.

그것도 역시 여유다.

돌아가면 서둘러 목욕물을 채우자.

목욕. 그리고 침대로.

대수롭지 않은 인생은 대수롭지 않은 여유를 위해 존재한다.

「물고기, 에요.」

아차, 그 전에 저녁부턴가.

그것도 역시 여유겠지.

오늘은 미리아의 요청에 따라 생선 요리다.

대수롭지 않은 식재료에 매달리는 것 또한 인생이라고 해야겠지.

「주인님, 루크 씨의 전언이 와 있습니다. 벌 몬스터카드를 낙찰했다고 합니다. 5300나르네요.」

몬스터카드인가.

역시 그건 여유가 되지 못한다.

뭐, 가지러 가는 건 내일이다.

오늘은 그저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자.

저녁으로 여유, 목욕으로 여유, 그 후에도 여유를 만끽했다.

걱정하지 않아도 넘쳐나는 파워는 다하지 않는다.

게다가 색마까지 있다.

마를 날이 없다.

여유를 만끽하고, 밤이 지나 날이 밝으면 아침부터 전투다.

여전히 계속되는 여유롭지 못한 전투.

하지만 나쁘지 않다.

오늘밤의 여유를 위한 밑거름이 될 테니까.

오늘은 드디어 34계층에 발을 들인다.

한층 더 힘든 전투가 되겠지.

오늘 밤의 여유도, 모든 건 이걸 위해 대비한 것이었다.

「그럼 갈까.」

준비를 갖추고 크라탈 미궁 33계층으로 이동한다.

록산느의 안내로 보스방까지 나아갔다.

34계층에 가려면 보스방을 돌파해야만 한다.

「드라이브드래곤의 보스는 랜드드래곤이에요. 하늘은 날지 않지만, 드라이브드래곤보다 움직임이 빠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해요. 흙마법으로 공격해 오는 경우엔 위력이 크다고 해요. 드라이브드래곤처럼 모든 속성에 내성이 있고 약점 속성은 없어요.」

세리의 설명을 듣고 보스방에 들어간다.

랜드드래곤인 만큼 흙속성은 위력이 큰 건가.

보스방에서 싸울 땐 세리가 영창 중단 스킬이 달린 창으로 찌르기 때문에, 마법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는다.

움직임이 빨라도, 그 상대는 록산느니까.

보스는 한 마리이기 때문에 미리아의 석화도 효과적이다.

보스전에서 필요 이상으로 겁먹을 필요는 없겠지.

보스방 한가운데에 연기가 모이고, 마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늘은 날지 않는다는 말처럼 낮은 위치에 나타난다.

랜드드래곤이다.

굳게 자리한 네 발 마물.

바닥에 붙어서 엎드린 몸통.

옆으로 뻗은 네 개의 다리.

「아니, 도마뱀이잖아.」

드래곤이라기보단 완전히 도마뱀이다.

지룡이 아니라 도마뱀.

랜드드래곤이라기보단 코모도 드래곤이다.

확실히 크긴 하지만.

차라리 드라이브드래곤이 더 드래곤다워서 무서울 것 같다.

뭐, 지구에서 코모도 왕도마뱀을 보면 분명 무섭겠지.

그렇게 생각하면 나도 어지간히 익숙해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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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小説家になろう

원작 : 異世界迷宮で奴隷ハーレムを

번역 : 테미tm테루

여유라고 번역하긴 했지만 원문은 潤い, 즉 습기입니다.

삶을 촉촉하게 해주는 습기….. 정도의 의미로 사용한 것 같은데, 습기라고 번역하는 건 이상한 것 같아서 여유라고….

여유도 좀 어색한 것 같지만요 -_-

여유가 아니라 힐링으로 읽어도 될 것 같습니다